제2회 성덕대학교 영유아교육 국제학술세미나

이재윤 / 기사승인 : 2017-02-22 10:30:34
  • -
  • +
  • 인쇄
If you're just telling us what to do, then it's not art!
▲ 성덕대학교 영유아 창의교육 국제학술세미나
[일요주간=이재윤 기자] 지난 10월 8일 성덕대학교(총장 윤지현)에서 제2회 영유아교육 국제학술세미나와 창의교육 워크숍이 열렸다. 뉴욕창의예술교육센터(NYAEC, 센터장 Jennifer Shin)와 성덕대학교 유아창의교육센터 주최로 열린 이번 행사는 뉴욕 콜럼비아대학교 말타 카브랄(Marta Cabral) 교수를 초빙해 예술 활동을 통한 영유아 창의교육의 의미와 중요성 등에 대한 학술적 연구와 토론, 그리고 실제 교육현장에서의 교수방법론 등을 직접 체험해보는 워크숍으로 진행됐다.

exploration, experience & understanding
2014년에 이어 올해 두 번째 국제학술세미나와 워크숍을 진행하고 있는 성덕대학교 윤지현 총장은 “창의성은 비단 교육계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 전반에서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이러한 창의성은 단기간의 교육이나 주입으로 이뤄낼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영유아 단계에서부터 지속적인 교육과 관심을 통해 자연스럽게 체득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하죠. 그런 의미에서 학술적으로나 실질적인 교수방법론에서 이미 그러한 시스템을 적용해 풍부한 경험을 갖고 있는 콜럼비아대학교와의 교류를 통해 우리의 영유아 창의교육이 질적, 양적 성장을 위해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세미나와 워크숍을 이어갈 계획”이라며 취지를 설명했다.

오전 10시부터 진행된 영유아교육 국제학술세미나에서는 먼저 콜럼비아대학교 말타 카브랄 교수가 발제자로 나섰다. 콜럼비아대학교 부설 유아교육센터인 리타골드센터 총괄 큐레이터를 겸직하고 있는 말타 교수는 센터에서 직접 아이들과 함께 예술 창의 교육을 하며 느낀 점들과 자료들을 중심으로 실제 현장에서의 교수방법에 대해 소개했다.

“아이가 재료를 탐구하고 경험을 통해 그 재료가 어떤 특성이 있는지, 어떤 가능성이 있는지, 아이 스스로 소통하고 이해하는 게 중요합니다. 우리는 그 과정 속에서 아이가 어떤 경험을 하는지, 무엇을 배우고 있는지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경험을 통해 재료를 어떻게 사용하는지 알게 해주는 것이 중요하지, 무엇을 할지 알려주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닙니다. 아이들의 예술적 경험은 스스로의 것이어야 발달이 됩니다. 그래서 아이들 스스로 어떠한 활동에 참여해야 하는지를 알아내고 스스로 하도록 해야 합니다.”

말타 교수는 “재료에 대한 자발적인 탐구와 경험을 통해 스스로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러기 위해선 많은 인내와 기다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교육자의 역할은 아이들이 스스로 탐구하고 경험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깨달을 수 있도록 기다려주는 것뿐이라고. 아이들은 그러한 과정을 통해 대상과 소통하는 법을 배우고, 어른의 눈으로 보기에는 그저 우스꽝스러운 것이지만 자신만의 작품을 통해 자존감을 느끼게 된다고 의미를 설명했다.

“예술을 통한 창의교육에서 교육자로서 우리에게 요구되는 것은 인내심을 갖고 아이들을 관찰하고 기다려주는 것입니다. 아이들 스스로 경험 속에서 발견하게 하고, 우리는 거기에 답해주는 것이죠. 저희 센터에 소피아란 아이가 있어요. 혼자서 파란색 물감을 손바닥으로 만져보다가 빨간색 물감을 또 만져봤어요. 그렇게 손바닥을 비비니까 보라색이 나오는 거예요. 처음엔 그 경험이 어떻게 일어나는지를 인식하지 못했지만, 반복적인 경험 속에서 소피아는 자연스럽게 빨간색과 파란색이 섞이면 보라색이 된다는 걸 이해했죠. 그런 경험을 통해 소피아는 더욱 다양한 방법으로 재료를 이해하게 되고, 소통하는 법을 배우게 됩니다.”
▲ 콜럼비아대학교 리타골드센터 총괄 큐레이터 말타 카브랄 교수

It's my work!
말타 교수는 교육자로서 ‘기다림’을 강조했다. 선생님이 직접 아이에게 두 물감을 섞으면 보라색이 된다는 걸 가르쳐줄 수 있지만, 그렇게 하면 아이는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이지 못한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말타 교수는 아이가 빈 텀블러에 찰흙을 넣어둔 것을 보고 한 선생님이 쓰레기인 줄 알고 치우려 하자 아이가 “It's my work!(내 작품이야)”이라며 막았던 일화를 소개하며, ‘ownership’의 개념을 강조했다.
어른들의 눈에는 조잡하게 보이지만 아이들은 자신만의 경험을 통해 만든 것에 대해 ‘작품’이라 생각하며 스스로 거기에 대한 소유욕과 책임감, 나아가 그 작품을 통해 자존감을 투영한다는 것이다.

“아이들과 함께 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중에 하나가 기다림입니다.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주는 것이 중요해요. 아이들이 스스로 탐구하고, 발견하고, 경험하고, 그렇게 만들어가는 것을 지켜보세요. 우리는 그들이 스스로 그런 기회를 갖도록 해줘야 합니다. 그렇게 스스로 이해하도록 도와주는 것이 우리들의 역할입니다.”

리타골드센터에서는 매년 아이들의 미술전시회가 열린다. 말타 교수는 총괄 큐레이터로서 아이들과 전시회를 함께 하고 있다. 아이들은 전시회에 출품할 작품들을 직접 선정하고, 작품에 대한 설명에서부터 방문객들의 투어 가이드까지 직접 참여한다.
말타 교수는 단순히 아이들의 작품을 전시하는 데서 한걸음 더 나아가 아이들에게 대화와 소통의 기회를 마련해주기 위해서라고 했다. 스스로 작품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가진 소통의 경험을 전시회를 통해 친구들, 가족들, 방문객들과의 소통으로 확장해가는 새로운 경험이다.

“사람들에게 절 소개할 때 ‘난 예술가다. 왜냐면 아주 많은 작품들을 만들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아이들과 함께 재료를 탐구하고, 무언가를 발견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고, 그렇게 무언가를 만드는 즐거움과 어려움을 함께 나누는 점에서 우리는 다 같은 예술가들입니다. 제가 사람들에게 나이와 상관없이 많은 예술가들과 함께 작업한다고 말하는 이유입니다.”

▲ 워크숍 참가자들이 직접 체험을 통해 예술을 통한 창의교육의 방법을 모색했다.
오전에 열린 국제학술세미나가 영유아 창의교육에 대한 학술적 토론의 장이었다면, 오후에 열린 창의교육 워크숍은 현장실습형 이벤트로 기획됐다. 실제 영유아 교육현장에서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선생님들과 유아교육, 보육학과 학생들이 참여해 말타 교수의 진행에 따라 직접 수업을 받는 아이들의 입장에서 워크숍을 진행했다.

워크숍에 참가한 학생들이 저마다 아이들의 마음으로 완성한 작품에 대해 설명을 하고 나면, 거기에 대해 말타 교수가 의미를 설명하는 방식으로 진행된 워크숍은 흥미로웠다. 참가한 학생들은 마치 아이들로 돌아간 것처럼 즐겁게 작업에 몰두했고, 그런 과정을 통해 아이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교육자로서 새로운 시각을 경험할 수 있었다.

[저작권자ⓒ 일요주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오늘의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