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 인터뷰] 문화와 예술로 공감하는 세상만들기
[힐링 인터뷰] 문화와 예술로 공감하는 세상만들기
  • 이재윤 기자
  • 승인 2017.10.30 02: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한국장애인문화진흥회 장길산 회장
▲ 장길산 회장 뒤쪽 벽면에 걸린 그의 서각 작품. '人百己千', 남들이 백 가지 노력을 할 때 나는 천 가지 노력을 해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일요주간 = 이재윤 기자] 무더위가 한창 기승을 부리던 지난 8월, 경남 일먕시 산외면 기회송림에서 작은 음악회가 열렸다. 산외면 주민들을 비롯해 장애인, 다문화 가정, 노인, 그리고 일반 밀양시민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제1회 밀양 솔밭 음악회’는 초청가수들과 오케스트라단의 연주로 한여름밤 솔밭을 아름다운 화음과 선율로 수놓았다.
음악회를 주최한 (사)장애인문화예술진흥회(회장 장길산)는 지난 2012년 장애인 문화예술 활동에 대한 학술연구 사업과 문화예술 활동을 통한 장애인 치유 및 인재 개발 사업을 위해 설립된 비영리법인으로 그동안 장애인 문화예술 활동 증진을 위한 전시회 및 공모전 등을 개최하며 다양한 활동들을 이어왔다.

적극적인 공모사업으로 활로를 만들다!


(사)장애인문화진흥회는 오는 12월 초 밀양연극촌에서 ‘한국마사회 렛츠런재단과 함께 하는 음악과 농촌의 힐링스토리(이하 농촌 힐링스토리)’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렛츠런재단’은 연간 2,500억원의 사회공헌사업을 집행하고 있는 한국마사회가 사회공헌사업의 질적 도약을 위해 지난 2014년 3월 설립한 사회공헌재단이다. ‘렛츠런재단’은 ‘사회의 문제가 곧 기업의 문제’라는 인식 아래 청년실업, 청소년 문제, 사회양극화, 도농 격차 등 우리 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해 나가는 가치주도형 사회공헌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렛츠런재단에서는 여러 가지 공모사업들을 선정해 지원해오고 있는데, 이번에 저희들이 제안한 사업이 선정돼 무척 기쁩니다. 저희 단체의 경우 아직 자체적으로 이런 큰 규모의 사업을 진행할 만큼 재정 형편이 따라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마사회뿐만 아니라 여러 공공기관이나 대기업 출연 재단에서 지원하는 각종 공모 사업에 응모해 저희 단체가 추구하는 설립목적을 실행하기 위한 노력들을 해오고 있습니다.”

(사)장애인문화예술진흥회 장길산 회장은 지방에서 장애인 관련 단체를 운영하는 데 있어 후원이나 재원 마련에 여러 어려움들이 많다며 “이러한 공모 사업은 우리들에게는 큰 숨구멍”이라 의미를 부여했다.
실제로 설립 후 매년 개최해오고 있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참여하는 예술 공모전의 경우도 대부분 장길산 회장의 사재 출연과 대부분의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으로 진행해오고 있을 만큼, 아직은 장애인의 문화, 예술활동에 대한 일반의 관심과 지원이 저조한 실정이다.
그래서 이번에 선정된 한국마사회 렛츠런재단의 공모사업 지원은 장길산 회장을 비롯한 장애인문화예술진흥회에 큰 힘이 되었고, 앞으로 다양한 사업들을 계획하고 실천하는 데 확실한 동기부여가 되었다.

▲ 한국마사회의 사회공헌재단인 렛츠런재단에서 실시한 '2017년 농어촌 발전 지원 공모사업'에 선정돼 기념패를 받았다.

장애인, 비장애인이 서로 공유하는 마당


“저희가 이제까지 많은 사업들을 진행해오면서 단순히 장애인들만 참여하는 행사보다는 비장애인들이 함께 하는 행사로 만들어왔습니다. 공모전의 경우에도 그렇고, 이번에 진행하고 있는 힐링스토리 사업도 마찬가집니다. 장애인뿐만 아니라 비장애인, 다문화가정, 노인, 농촌 등 상대적으로 문화와 예술 향유의 기회에서 소외된 이들이 모두 함께 하는 데 더욱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서로의 문화예술적 끼를 공유하면서 비장애인들이 장애인들의 문화예술적 감성이 얼마나 대단한지, 그리고 그 결핍이 얼마나 큰지 몸소 깨달을 수 있고, 도농 간에 이러한 기회를 통해 서로 문화적 갈증을 해소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데 큰 의미를 두고 있습니다.”

장길산 회장은 장애인과 비장애인, 도시와 농촌, 노인과 청년이 서로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계기를 만들고, 이를 통해 문화적 소외와 결핍을 해소하는 장을 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큰 의미라고 강조했다.
장길산 회장은 오는 12월 초에 예정된 힐링스토리에 초대가수로 가수 설운도와 소리꾼 장사익을 섭외 중이라고 귀띔했다. 연말이면 각종 행사에 불려 다니느라 가장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는 이들도 장애인문화예술진흥회의 행사 취지에 공감해 적은 출연료에도 기꺼이 동참을 약속했고, 현재 일정 조율만 남겨두고 있다고 한다.

“저희 단체에서는 밀양연극촌과도 MOU를 체결해 연극에 관심이 많은 장애인들이 그곳에서 지도를 받고, 나아가 장애인, 비장애인이 어울려 함께 무대 위에서 연극 공연을 펼칠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달 중순에는 영천에 있는 성덕대학교와도 MOU를 체결할 예정입니다. 성덕대학교는 국내 최초로 재활승마학과를 개설해 재활승마 분야를 선도하고 있는 대학입니다. 성덕대학교와 MOU를 통해 우리 장애인들도 승마를 통해 운동과 재활을 병행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싶습니다. 현재 밀양시, 산림청, 마사회 등과 관련 사업 추진을 위해 조금씩 준비 중에 있는데, 앞으로 성덕대학교와의 협력을 통해 더욱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장길산 회장은 장애인과 승마라고 하면 자연스럽게 ‘재활’과 ‘치료’에 방점을 찍은 것도 잘못된 선입견이라고 지적했다. 장애인도 비장애인과 마찬가지로 승마를 체험하는 것이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 되어야 하고, 그러한 체험을 통해 향후 재활과 치료에 대한 효과, 지원 등에 대해 논의하는 것이 바람직한 순서라는 것이다.
장길산 회장의 지적에 어쩌면 우리 모두가 미처 느끼지 못하는 사이, 장애인에 대한 수많은 선입견에 쌓여 있는 건 아닌지 새삼 되새겨 보게 되었다.

人百己千


장애인문화예술진흥회 사무실 곳곳에는 다양한 서각 작품들이 걸려 있다. 이 작품들은 모두 장길산 회장의 작품들이다. 장길산 회장은 대구시 초대작가로 그 작품성을 인정받는 서각 작가이기도 하다. 올해나 내년쯤 대한민국 미술대전 초대작가로 이름을 올릴 것으로 기대되는, 서각 분야에서 인정받고 있는 작가이기도 하다.
인터뷰를 위해 소파에 앉은 뒤쪽 벽면에도 그의 작품이 걸려 있는데, 거기에는 ‘人百己千’이란 글귀가 새겨져 있다. ‘다른 사람이 백 가지 노력을 하면 나는 천 가지 노력을 해야 이룰 수 있다’는 의미의 경구다.
지역의 척박한 문화 여건 속에서, 더구나 장애인, 다문화가족, 노인, 농촌 등 문화적 소외 계층에 대한 문화예술 활동 지원과 사업들을 묵묵히 수행해오고 있는 그와 (사)장애인문화예술진흥회가 걸어론 길 위에 ‘人百己千’의 의미가 오롯이 새겨져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