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유전무죄 무전유죄 망령은 언제 사라지나...
[칼럼] 유전무죄 무전유죄 망령은 언제 사라지나...
  • 김도영 논설위원
  • 승인 2017.12.04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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有錢無罪 無錢有罪 妄靈은 언제 사라지나

 

김도영 논설위원
김도영 논설위원

[일요주간 = 김도영 논설위원] 우리나라 최대 로펌 김&장 소속 변호사 2명이 재벌 3세로부터 폭행을 당하고도 경찰 조사에서 처벌을 원치 않는다고 하였다. 만약 재벌 3세가 아니었다면 매 맞은 변호사들이 그냥 넘어갔을까? 이해하기 어려운 관용을 베풀어 시민과 변호사 업계가 분노하였다.

우리 사회에서 돈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 어떠한 잘못을 저질러도 괜찮으며 재벌이 법위에 군림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주는 사건이 아닌가 한다.

1987년 6월 항쟁으로 반독재 군부정권을 굴복시키고 전국이 민주화의 열기 속에서 88서울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르고 그 흥분이 채 가시기도 전에 1988년 10월 서울 서대문 부근 한 가정집에 탈주범 4명이 들어와 일가족을 인질로 잡고 10시간 동안 대치하다 결국 자살과 경찰이 쏜 총에 모두 생을 마감했다.

이들은 영등포교도소에서 공주교도소로 이송 중에 교도관들을 제압하고 탈출한 기결수들이었다. 탈주범들이 인질로 잡은 주민에게 밝힌 탈주 원인은 자기들이 지은 죗값에 대한 형량이 너무 과중하다는 것이었다.

이들 중 마지막까지 살아남았던 지강헌이 인질들에게 한 말은 ‘전경환 형량이 나보다 적은 것은 말도 안 된다’ ‘돈이 있으면 판검사도 살 수 있다’ ‘유전무죄 무전유죄’ ‘우리 법이 이렇다’고 항변했다. 한마디로 상대적 불평등에 분노한 것이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동생 전경환은 제5공화국 시절 거액의 사기와 횡령으로 당시 징역 7년을 선고받았으나 2년 복역 후 풀려났다. 1990년 이후 대한민국 10대 재벌 총수 중 7명이 사법 처리되어 모두 합쳐 23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았으나 형이 확정된 후 평균 9개월 만에 사면 받았다.

2016년에는 누구보다도 높은 수준의 윤리의식과 도덕성을 갖추어야 할 현직 부장판사가 기업인으로부터 억대 뒷돈을 받고 재판을 해준 혐의로 구속되었고, 이 사건 변론을 맡은 법관 출신 변호인은 재판 로비 명목으로 100억 원의 부당 수임료를 기업인으로부터 받아 구속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탈주범 지강헌의 말대로 ‘유전무죄 무전유죄’는 3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재벌이나 정치권 인사들의 사건에서 솜방망이 처벌을 흔히 볼 수 있어 모든 국민은 법 앞에서 평등하다는 헌법 제11조가 유명무실한 것이 아닌가 씁쓸할 뿐이다.

법률소비자 연대 조사에 따르면 국민 80%가 ‘유전무죄 무전유죄’에 동의하였다고 했다. 세간의 의혹을 확인 시켜 준 것이어서 사법부에 대한 불신은 커져만 간다.

공정한 법 집행 이뤄져야 사회정의가 바로 선다

우리 헌법은 만인 평등을 보장하고 있다. 그러나 단서 조항이 붙는다. 법 앞에서의 평등인 것이다. 헌법 10조를 보면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라 하여 누구든지 자유로운 영리추구와 재산의 소유가 가능하다는 자본주의 경제원칙을 따른다는 말로 경제적 불평등이 존재한다는 걸 의미한다. 경제적 불평등이 존재하니 법 앞에서만큼은 평등하다는 헌법을 사법부는 명심하고 따라야 하나 재벌 편향적 법 집행으로 사법부는 스스로 ‘법은 재벌 편’이라는 인식을 확산시켰고 사법부의 불신을 초래했으며 법치사회는 조롱거리가 되고 있다.

돈이면 다 된다는 근성을 버려라

법의 집행이 과거보다 평등하게 이뤄지고 있음을 주장하고 싶지만 요즘 재벌들의 갑질을 보면 오히려 황금만능주의가 더 팽배해지고 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재벌들은 윤리적으로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고 법 앞에서는 돈이면 다 된다는 근성을 버리려야 한다. 사법부는 ‘법은 재벌 편’이라는 인식을 바꾸기 위해서라도 평등한 법 집행을 해야 하며 사법부의 신뢰 회복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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