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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윗선에서 크게 소통 물꼬’ 그게 대통이다
‘윗선에서 크게 소통 물꼬’ 그게 대통이다
  • 박종규칼럼니스트
  • 승인 2018.01.10 09: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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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특집]박종규 ‘소통과 대통’

● 소통 부재라는 빨간불

▲ 박종규 칼럼니스트
▲ 박종규 칼럼니스트

세계에서 가장 고요한 나라가 가장 큰 물살에 휩싸였다. 전 세계가 이 나라의 대통령과 국민 간의 권력 싸움 향배를 지켜보았다. 국민은 이양해 준 권력을 되돌려 받으려 하고 권력자는 이에 대항하는 샅바 싸움을 벌이고 있었다.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는 불통의 성, 그 그늘 안에서 싹이 터 세계에서 가장 고요하고 예의 바른 아침의 나라를 가장 많은 사람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자살률 세계 1위 국가, 가장 부도덕한 국가 권력의 나라로 만들어버렸다. 이는 목숨 바쳐 이 나라를 지켜낸 선조들에게 참으로 불경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주택경기를 살려 불황을 극복한다고 가계대출을 권장하는 정책을 펴니, 집값은 치솟아 가계부채가 도를 넘었고, 급기야 국가 경제가 가계부채로 인해 나락으로 떨어질 위험에 처했다. 수십조 원을 쏟아 붓은 4대강은 이젠 환경오염의 궁창이 되어 한경 파괴의 주범이 되었고, 먹는 물조차 걱정하게 되었는데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늘어만 가는 청년실업은 우리의 미래 세대를 자괴감 속에 빠트리고, 급기야 출산율 저하로 이어졌다. 가장 청렴도가 높아야 할 법, 경찰, 교육을 다루는 부처의 오염 정도가 극에 달하고 있다. 노동 현장은 고용주 편에 선 정부의 성과급에 묶여 연일 시위로 내몰린다.

수조 원을 미리 원가에 포함해 국민에게 부담시키고 보너스 잔치를 벌이는 한국전력 외에도 많은 공기업이 국민 혈세로 성과급 잔치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 자원 개발을 내세워 혈세가 천문학적으로 투입되어 국민 혈세가 날아갔어도 언론들은 이를 모른 채 외면하고 있다.

진도 6도 안 되는 지진에 온 나라가 흔들리고 대책 없는 원자력 발전소는 지진이 가는 길에 속절없이 놓여있는데, 국민을 지켜야 할 국민안전처는 세월호야 네 월호야 처방전을 못 내 안절부절못한다.

국민 생활의 피폐를 아랑곳없이 부자 감세 정책으로 저들만의 세상이 되어가고 있는, 극소수 1%를 위해 99%의 국민이 희생을 강요당하는 민주 없는 민주국가. 같은 동포가 수해로 굶어 죽어가는 데 우리 농민들 곳간에서는 풍년 쌀이 썩어가야 하는 정치적 현실의 괴리를 보고만 있어야 하는 농심!

가진 자들은 화폐 권력을 믿고 갑질을 일삼아도 유전 무죄 타령만 해야 하는 풀뿌리 백성들! 이 모든 것의 중심에는 애초에 소통 부재라는 빨간불이 점멸하고 있었다.

● 대통령은 ‘소통이나 불통’ 노우

소통은 피의 흐름과 같다. 특히 국가 주요기관 간의 소통은 대동맥의 흐름처럼 원활해야 하는데 대동맥에 동맥경화가 오면 국가가 중병에 걸리는 꼴이 된다. 물이 아래에서 위로 흐를 수는 없다. 한데 우리나라는 위로부터 소통이 안 된다고들 하니 아래 물은 불 보듯 하다.

박 정권 4년 내내 들린 소통, 소통, 소통 부재 소리에 풀뿌리 생각으로는 이 나라 대통령이 소통령인가? 싶었다. 위에 열거한 모든 악재가 소통 부재에서 생긴 것이라 여겨지기 때문이다. 세계 10위권의 부를 이룬 것은 가진 자들만의, 재벌들만의 공로가 절대 아니다.

그러나 가진 자들이 자기의 것을 지키려고만 하니 하부 조직의 균열은 불 보듯 했다. 공정분배는 윗선에서 해결해 주어야 순조로운데, 그 윗선이 가진 자들에 둘러싸여 다수의 국민 목소리를 외면하는 소통 부재! 그것이 일을 이렇게 키운 꼴이다.

작금의 한 정치인은 현 정부가 부자들에게 증오만 키우는 정책을 펴고 있다는 말을 했다. 그런 철부지 같은 정객이 거대 정당을 이끌고 있으니 국민의 소리를 대변한다는 국회를 어찌할 것인지 속만 끓는다.

청와대 경내에서 대통령께 보고하려면 500m를 이동하여야 한다고 했다. 자전거가 등장하기도 했단다. 그건 대통령을 구중궁궐에 가둔 것과 같다. 청와대의 구조적 재건축 논의가 활발하다. 구중궁궐보다도 깊고 광대하여 전제군주나 왕에게만 맞는, 현재 청와대의 구조가 소통 부재에 빠트린다는 지적이 있다.

투명하고 친근감 있고, 사람끼리 부대낄 수 있는 공간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다. 현 정부가 이를 인식하고 청와대를 집무공간에서 아예 배제하겠다는 발상은 시사점이 많아 보인다. 어차피 전제 군주처럼 군림하고자 했던 권력자가 지은 청와대였다.

세상에는 어쩌지 못 하는 일이 있다. 나무는 흙에 뿌리를 내리면 그 땅에서 어쩌지 못한다. 땅에 물이 고이거나 땅이 메마르거나 해도 그 땅을 떠날 수 없다. 스스로 내린 뿌리를 추슬러 나무를 지탱할 수밖에 도리가 없다.

흙도 제 땅이라 해서 나무가 뿌리내리는 것을 어쩌지 못한다. 애초에 뿌리 내릴 수 없는 땅임을 알렸거나 표시해야 한다. 인제 와서 그 나무 싫다고 내칠 방법은 없다. 부자와 빈자, 가진 자와 덜 가진 자, 사(使)와 노(勞)의 관계가 이러하다.

자잘한 분쟁은 늘 일게 마련이다. 땅이 비옥할 때 나무가 산다. 나무가 살아 잎을 내어야 그 낙엽으로 땅이 비옥해진다. 땅과 나무의 교접만이 살길인 셈이다. 그게 소통이다. 소통이 안 되는 윗선에서 크게 소통의 물꼬를 터주어야 한다. 그게 대통이다. 대통령은 소통이나 불통이어서는 아니 된다. 그래서 대통령이다.

● 한국 국제공인 대량학살국가

근대사에 유례없는 게이트가 터졌다. 전직 대통령으로 내려앉은 전직 권력자는 아직도 소통 부재의 덫 속에서 끼리끼리의 좁은 소통만 고집하고 있다. 국민이 지워준 권력을 국민이 다시 가져가도 국민 위에 군림하려는 불통의 모습에 대통령을 잘 못 뽑았던 국민들의 자괴감은 깊어만 갔다. 촛불은 밝은 혁명이 되어 어두운 곳들을 샅샅이 들춰내기 시작하였다. 그 선두에는 촛불이 세워 준 새로운 권력이 자리 잡았다.

광복 이후 제주에서는 4.3사건이 터졌다. 미 군정의 사주 하에 초기 정권은 제주 도민 3만여 명을 학살했다. 6.25의 전초전이 제주에서 발생한 것이나 다름 없었던 큰 사건이었다. 하지만 이를 제대로 아는 국민은 많지 않다.

기득권의 지배 권력이 계속 나라를 이끌어 가면서 제주의 대학살은 잊히는 듯했으나 민주화로 가는 길목에 제주 4.3사건이 다시 재조명되고 있다. 4.19와 5.18의 희생자, 세월호의 희생자들에 우리는 얼마나 애통해했는가. 그러나 5백도 3천도 아닌 3만이 넘는 제주 도민의 희생은 밝은 등잔 밑에서 쉬쉬해 왔다.

이는 동일본 대지진 쓰나미 희생자 수를 넘는 대량학살(Genocide)로 국제 분쟁에서도 금지하는 것을 우리 정부가 저질렀다. 제주 도민들은 지금도 한 마을에 자기 아버지를 죽인 원수가 살 부대끼며 함께 살면서도 이를 어쩔 수 없는 숙명으로 간주하고 살아간다고 한다.

제주 공항은 수백 명의 제주 도민 집단매장지였으며, 한 마을 360명이 몰살된 곳도 있다고 한다. 이데올로그가 무엇인지도 모르는 선량한 섬 주민들은 일제가 항복하자 본래 하나였던 나라가 두 개의 정부로 나뉘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다.

하나, 민족주의자들은 빨갱이로 몰렸고(일부 남로당원들이 있었다고는 한다) 아름다운 제주섬은 미군에 의해 붉은 섬(Red Island)으로 낙인찍히게 되었던 것이다. 정부군은 토벌대가 되어 제주 도민 학살에 나섰다. 그동안 이 사건은 언론에서도 가십 정도로만 취급해 왔다.

● 세월호! 적폐공화국 ‘썩은 몸통’

이제 촛불은 기득권층의 지배 논리를 서서히 불식시키고 있다. 4.19와 5.18, 6.29를 통해 혈전을 벌렸던 민주화 투쟁이 촛불에 와서 비로소 그 화려한 꽃을 피우게 되었다. 제대로 된 법통이 다시 자리 잡고, 교육 이념이 바른 역사관에 따라 바로 서며 가진 자들의 텃밭이었던 피고용인들에 대한 부의 공정분배가 부자 증세를 통해 실현되고 있다.

그동안 적폐는 곳곳에서 곰팡이처럼 자라고 있었다. 적폐가 자라던 어두운 곳마다 촛불이 밝혀지고 있다. 다만 아쉽게도 적폐 가까이에서 단맛에 길든 고위 행정직 공무원들은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안이한 태도로 남은 4년 뒤를 생각하며 국민의식을 따르지 못하는 모습을 곳곳에서 보여주고 있다. 적폐 청산의 그늘에 숨은 이들 공직자에게는 촛불도 보이지 않았던 모양이다.

하지만 보라! 세계 역사에 이처럼 거대한 민중혁명이 이처럼 질서 있고 이성적으로 완성된 예가 있었는지를. 2017년 3월 23일, 세월호는 떠올랐고 나 몰라라 했던 권력자는 스스로 판 늪으로 빠져들지 않았는가.

돌이켜보면 세월호는 이 나라 적폐 공화국의 썩은 몸통이요, 상징이었다. 세월호의 침몰은 적폐 공화국의 침몰이었다. 세월호의 진정한 진상규명은 이 나라의 병든 곳을 찾아내는 일에 불과하다. 세월호가 떠난 맹골수도에도 찬란한 햇빛이 다시 찾아들도록 모든 국민이 두 눈 부릅뜨고 적폐 청산으로 가는 진상규명의 칼끝을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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