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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칼럼] 면역 때문에 살고 면역 때문에 죽는다
[한방칼럼] 면역 때문에 살고 면역 때문에 죽는다
  • 한동하 한의사
  • 승인 2018.03.16 14: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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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하의 면역이 답이다]

[일요주간=한동하 한의사] 생명체는 지구상에 살아가는 동안 생존을 위한 다양한 방어체계를 구축한다. 특히 인간과 같은 동물은 더욱 복잡한 체계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인 방어체계는 바로 ‘면역’이다. 면역 때문에 살 수도 있고 면역 때문에 죽기도 한다.

지금으로부터 최초의 면역반응을 기록한 역사는 약 5천 년 전의 기록이다. 기원전 3100년 이집트 피라미드 벽화에는 이집트 최초의 왕인 메네스(Menes)의 그림이 그려져 있다. 한 손에는 파리채 같은 것을 들고 있고, 코에는 침이 꽂혀 있고, 코 앞에는 앞에는 말벌이 그려져 있다. 왼쪽에는 여인들이 통곡을 하고 있다. 이 벽화는 메네스가 말벌에 쏘여서 죽었다는 역사적인 기록이다. 바로 인류 최초의 면역반응에 관한 기록으로 메네스는 말벌에 쏘여서 즉시형 과민반응인 아나필락시스 쇽으로 사망한 것이다.

인류 역사에서 면역의 부흥은 17세기에 이르러 이루어졌다. 바로 백신의 발명이다. 영국의 에드워드 제너는 천연두로부터 백신(종두법)을 발명했다. 1802년에 그려진 그림을 보면 자신의 하녀에게 수두에 걸린 소에서 채취한 혈청을 주입하는 장면이 나온다. 주위의 모든 사람들을 통해서 당시 최초의 천연두 백신에 대한 두려움을 표현했다.

약간의 시간차는 있지만 국내에서도 종두법이 소개되기도 하고 실제로 시행되었다. 1798년에 정약용에 의하여 편술된 마과회통은 마진(홍역)에 관한 의서이다. 당시 서양에서 백신 개발될 즈음으로 아마도 서양의 의술을 중국을 통해서 전해 들었던 내용을 기록했을 것이다.

국내에서는 1879년 당시 의생(한의사)였던 지석영은 일본으로부터 습득한 종두법을 최초로 실시했다. 지석영은 조선 의생 연합회 회장을 역임했는데, 의생 연합회는 지금의 한의사 협회의 전신이다. 한국 의학사에서 서양의학이 들어오기 전에는 의생. 즉 한의사가 예방접종을 했다는 역사적 사실이 있다.

이러한 역사적 사실을 통해 감염성 질환으로부터 인간의 생명을 지키는데 지대한 공을 세웠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바로 해당 질병에 대한 면역력을 키웠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인류가 살아가면서 심각한 감염성 질환으로 인해 전 세계적인 인구가 줄게 된 역사적 사건들도 모두 면역과 관련이 있다. 중세 유럽에서는 페스트로 인해서 유럽인구의 1/3이 사망했다. 한 동안 국내에서도 심각한 공포를 일으켰던 사스나 신종플루, 메르스와 같은 감염성 질환도 모두 면역질환이다. 하다못해 흔하게 걸리는 감기도 모두 면역질환이다.  

면역(免疫)이란 단어는 역병(전염병)으로부터 면제된다는 의미다. 일제강점기에 서양의학이 유입되면서 생겨난 단어로 볼 수 있다. 영어로는 immune(immunity)이라고 한다. 이 단어는 원래 라틴어의 ‘immunitas’에서 유래했다. 당시 귀족들이 세금을 면제받거나 군대를 가지 않아도 됨을 의미했다. 의무로부터 자유를 뜻한 것으로 이제는 질병으로부터 자유를 의미한다.

한의서에도 면역이란 단어는 없고 조선까지는 ‘정기(正氣)’라는 단어가 사용되었다. 정기는 정상적인 기운이란 의미로 면역과 동일한 개념이다. 정기존내 사불가간(正氣存內 邪不可干)이란 문장으로 사용되었는데, 정기가 강하면 병을 일으키는 원인이 아무리 강해도 질병이 생기지 않는다는 말이다. 질병의 원인도 중요하지만 몸의 면역력을 키우는 것이 보다 중요함을 피력한 것이다.

질병을 일으키는 원인과 면역력은 창과 방패의 관계에 있다. 마치 시소처럼 균형관계에 있다가 몸의 면역력이 떨어지거나 문제가 생기면 면역관련 질환이 발생한다. 면역력을 키운다는 것은 항상성을 유지하는 것이고, 적응력을 높이는 것이고, 항병력을 기르는 것이고 또한 자연치유력을 갖는 것이다. 즉, 면역은 생로병사의 과정 동안 외부환경에 적응하면서 건강을 지키는 기본이 된다. 건물로 따지면 기초공사를 튼튼히 하는 것이면서 동시에 건물이 쓰러지지 않도록 기둥을 바로 세우는 일이다.

인간은 면역 때문에 살고 면역 때문에 죽는다. 자신의 면역력을 적절하게 관리해서 질병에 대항하는 힘을 키우는 것이야 말로 그 어떤 건강관리법에 우선한다고 볼 수 있다. 인간이 질병없이 건강하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면역이 답이다.

 

한동하 한의사.
한동하 한의사.

[한동하(韓東河) 프로필]

<약력>

●경희대학교 한의과 대학 졸업

●한의학박사(한방내과학)

●한방내과 전문의

●대한생물요법학회 회장

●경희대학교한의과대학 외래교수

●한동하한의원 원장

●(전) 가천대학교 한의과대학 외래교수

●(전) 대한한의사협회 의무(사회참여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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