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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규, 대구은행장 이어 DGB금융 회장서도 물러나...'황제경영'의 몰락
박인규, 대구은행장 이어 DGB금융 회장서도 물러나...'황제경영'의 몰락
  • 이수근 기자
  • 승인 2018.03.30 11: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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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채용비리, 비자금 조성 의혹 등 관련 검찰 수사 압박에 사의 표명
박인규 대구은행장 겸 DGB금융지주 회장 (사진=newsis)
박인규 대구은행장 겸 DGB금융지주 회장 (사진=newsis)

[일요주간=이수근 기자] 박인규 대구은행장 겸 DGB금융지주 회장이 지난주 은행장 사임의사에 이어 지주 회장직까지 사퇴를 표명한 가운데 그 배경이 주목받고 있다.

박 회장은 지난 23일 주주총회에서 은행장 사임의사를 밝힌 데 이어 지난 29일 긴급 임원회의를 열어 지주 회장 자리에서도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앞서 박 회장은 은행장 사임의사를 밝히며 “지배구조 개선 및 새로운 도약과 은행의 안정을 위해 은행장 자리에서 물러나고, 그룹 회장직은 새 은행장이 선출되면 단계적으로 상반기 중에 거취를 표명 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박 회장은 29일 그룹 회장직 사퇴 입장을 밝히며 “일련의 사태에 대한 모든 책임을 통감한다”며 “주주 및 고객, 임직원 여러분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려 머리 숙여 사과 드린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부터 불거졌던 박 회장의 사퇴설이 현실화 됐다. DGB금융지주와 DGB대구은행은 내달 2일 임시 이사회를 개최해 후임 지주 회장과 은행장 선임 등 향후 일정을 구체적으로 논의할 계획이다.

박 회장의 사임 표명에 대해 일각에서는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지역사회 등의 강력한 사퇴 촉구에 이어 최근 은행 채용비리, 비자금 조성 의혹 등 관련 검찰 수사의 압박에 물러난 것이라는 분석이다.

박 회장은 지난 1979년 대구은행에 입사해 서울영업부장, 전략금융본부장, 영업지원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이후 2014년 3월 대구은행장 겸 DGB금융지주 회장에 취임, 지난해 3월 정기 주총에서 재선임됐다. 금융권에서는 은행장과 금융지주 회장을 겸직한 박 회장에 대해 ‘황제경영’이라는 수식어를 붙이기도 했다.

그러나 박 회장은 현재 검찰로부터 2014년 4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간부 16명 등과 함께 이른바 '상품권 깡' 방식으로 비자금 30억여원을 조성하고, 이 가운데 1억여원을 지역 정치인에게 정치자금으로 제공했다는 의혹 등을 추궁받고 있다. 상품권 깡이란 법인카드로 상품권을 구매한뒤 판매소에서 수수료를 제하고 현금화하는 방식이다. 박 회장은 이 같은 방식으로 32억 7000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검찰은 지난 26일 대구은행 제2본점 사회공헌실 등을 압수수색하고, 'DGB 금융그룹 부인회' 내에서 수상한 자금 흐름을 포착, 금전 거래와 관련한 자료 등을 확보했다. DGB 금융그룹 부인회는 1975년 만들어진 단체로, 박 회장을 비롯해 계열사 CEO와 지점장 배우자 등 320여명이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대구 시민단체가 지난해 12월 26일 대구시 북구 칠성동2가 대구은행 제2본점 앞에서 비자금 조성 등의 혐의를 받는 박인규 대구은행장의 해임을 촉구했다. (사진=newsis)
대구 시민단체가 지난해 12월 26일 대구시 북구 칠성동2가 대구은행 제2본점 앞에서 비자금 조성 등의 혐의를 받는 박인규 대구은행장의 해임을 촉구했다. (사진=newsis)

앞서 박 회장에 대한 사퇴 촉구는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뿐만 아니라 대구참여연대, 대구경실련 등의 지역 시민단체에서도 제기돼 왔다. 지역 시민단체 50곳은 ‘대구은행 박인규 행장 구속 및 부패청산 시민대책위원회’를 결성, 소액주주들의 권한을 위임받아 박 회장의 해임을 요구한 바 있다.

또 금융노조는 지난 26일 성명서를 통해 “박인규 회장은 수차례 경찰의 소환 조사까지 받고도 버텼지만 이제 금융권 채용비리 사태까지 터졌다”며 “창립 취지부터 관계형 금융의 원형으로서의 모범을 요구받는 지방은행의 발전을 위해서라도 그의 범죄 혐의는 절대 용납될 수가 없다”고 박 회장의 사퇴를 강력 촉구했다.

금융노조는 지난 23일 박 회장이 은행장 자리서 물러나며 ‘그룹 회장직은 단계적으로 거취를 표명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 “궤변”이라면서 “행장 선출을 사실상 좌지우지할 지주회장직을 범죄 혐의자가 맡고 있는 상태에서 어떤 지배구조 개선이 가능한지 알 수가 없다”며 회장직에서도 물러날 것을 강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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