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18-09-24 21:36 (월)
[인터뷰] 장세철 회장의 배움과 도전, 그리고 나눔
[인터뷰] 장세철 회장의 배움과 도전, 그리고 나눔
  • 이재윤 기자
  • 승인 2018.04.27 11: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람과 세상을 품은 ‘고려의 꿈’, (주)고려건설 장세철 회장
장세철 고려건설 회장
장세철 고려건설 회장

[일요주간=이재윤 기자] “선비는 하늘이 무너져도 선비다움을 잃으면 안 된다. 선비가 없으면 세상도 없다.”

고려건설의 장세철 회장은 어린 시절 꾸벅꾸벅 조는 어린 손자를 앉혀 놓고 일장훈시를 하시던 외할아버지의 말씀을 떠올렸다. 방학 때마다 밀양 외가에 내려가면 엄한 할아버지의 훈육이 기다리고 있었다. 당시에는 밀려오는 졸음에 다리가 저려와 죽을 맛이었지만, 지금 와 돌이켜보면 외할아버지의 엄한 훈육이 지금의 자신을 만들어준 뿌리였다.

장 회장은 “선비는 자기가 사는 지역으로부터 나라까지, 더 나아가 세상을 다 품고도 남을 아량과 포부를 지녀야 한다고 배웠다. 그것이 내가 이 일을 통해 이루고 싶은 꿈이기도 하다”며 미소 지었다.

◆ 사회공헌, 기업 미래성장의 밑거름

10년 넘게 언론사에 몸담으며 기자로서 많은 취재와 인터뷰를 하다 보니 자연스레 수첩과 휴대폰에는 그 시간만큼의 인연들이 쌓인다. 주변에서 부러워할 만한 유명인사들부터 성공한 CEO, 문화예술인, 평범한 직장인, 주부, 학생 등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낡은 수첩들 속에서 어느날 불쑥 튀어나와 기억을 새록새록 되새기게 할 때면 문득 그 인연들이 지금 어떻게 지내고 있을지 궁금해 인터넷을 뒤적이게 된다.

장세철 회장이 그렇다. 10여 년 전 다니던 잡지사와 같은 층에 있던 인연으로 장 회장을 처음 알게 되었다. 늘 흐트러짐 없는 단정한 차림에 깍듯하면서도 부드러운 매너, 말 그대로 ‘젠틀맨’이었다. 덕분에 잡지사 후배 여기자들에게 “장 회장님 반만 해라”는 핀잔도 적잖이 들었다.

그로부터 10여 년이 지나 올해 초, 새해 연휴가 막 끝나고 사무실에 출근해 습관처럼 인터넷으로 뉴스를 검색하던 중 낯익은 이름이 눈에 띄었다.

“새해 대구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에 장세철 고려건설 회장 첫 가입”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 가입식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 가입식

아너소사이어티(Honor Socity)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사회지도층이 사회문제에 관심을 갖고 나눔운동에 참여,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실천할 수 있도록 만든 개인고액기부자들의 모임으로 1억 원 이상 기부 또는 약정할 경우 회원으로 가입할 수 있다.

기사를 읽으면서 반가운 마음과 함께 간략하게 소개된 장 회장의 지난 10여 년의 기록들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장 회장은 바쁜 일정 중에도 지역의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나눔 실천에 앞장서 왔다.

“경영자로서 기업의 성장과 함께 기업 수익의 일부는 반드시 사회에 환원시켜 기업과 사회가 상생, 발전하는 기틀을 만드는 것이 저의 목표입니다. 자식에게 대물림하는 것이 아니라 재단을 통해 ‘풀비체 장학회’, ‘풀비체 문화센터’, 풀비체 헬스케어센터‘ 등을 만들어 성장의 혜택이 우리 사회에 골고루 환원될 수 있는, 그래서 사회와 함께 동반성장하는 기업모델을 만들고 싶습니다. 그리고 우리 고려건설은 오랫동안 대구시민들에게 사랑을 받아왔습니다. 그 사랑과 믿음을 자양분으로 오늘의 고려건설이 있게 된 거죠. 이제 그 받은 사랑을 시민들과 고루 나누고자 합니다.”

“지역사회에 대한 나눔과 지속적인 사회공헌은 기업의 미래성장을 위한 밑거름이자 마케팅”이라는 그는 이러한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매년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장학금 전달, 저소득층 생계비 지원 등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펼쳐왔으며, 매년 집행되는 사회공헌 예산만도 7억여 원에 달한다고 한다.

장 회장의 멘토 이수성 전 총리(가운데 왼쪽)와 장세철 회장
장 회장의 멘토 이수성 전 총리(가운데 왼쪽)와 장세철 회장

◆ 사람에 답을 찾고, 혁신으로 길을 만들다!

현재 장 회장의 뿌리가 된 외할아버지의 훈육과 함께 그의 삶에는 빼놓을 수 없는 이름들이 있다. 그 ‘인연’은 그의 뿌리로부터 뻗어 나와 튼튼한 가지가 되고 풍성한 열매를 맺었다.

대학 졸업 후 취업 준비를 하던 중 필리핀을 다녀오는 여행길에서 잠깐 가방을 들어주었던 인연으로 시작된 삼양사 김진석 회장을 통해 사업의 실무를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었고, IMF를 겪으며 위기에 대처하는 법까지 알찬 경영 수업을 받았다.

김진석 회장과의 인연은 다시 이수성 전 총리와의 인연으로 이어졌다. 장 회장은 “김진석 회장님을 통해 기업경영을 배웠다면, 이수성 총리님을 통해 인간미를 배웠다”고 했다.

“이수성 총리님을 10년 넘게 수행했죠. 늘 따뜻한 사랑, 진심어린 배려,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겸손을 강조하셨고, 그것이 당신의 매력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어떤 일이라도 해박한 지식으로 주변 사람들을 놀라게 하고 대화의 내용을 풍부하게 해주시는 분이셨는데, 그런 풍부한 지성이 대중적 신뢰를 얻을 수 있었던 바탕이 되었죠. 그리고 겸양도 빼놓을 수 없는 미덕이었습니다.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나면 꼭 일하시는 분들에게 ‘잘 먹었다’고 인사를 하시는 분이었거든요. 그게 선거철이라든가, 기분이 좋을 때만 그렇게 하는 게 아니라 늘 그렇게 변함없이,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삶의 습관이었죠.”

장 회장의 삶에서 역시 빼놓을 수 없는 멘토는 우방의 故 이순목 회장이다. 이순목 회장을 통해 부동산과 주택 건설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요긴한 노하우와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그리고 2003년에 지난 1997년부터 알고 지내던 고려주택의 권상진 회장을 만나면서 본격적으로 주택사업에 뛰어들게 되었다. 특유의 성실함과 추진력을 눈여겨 본 권 회장은 장 회장에게 사업을 승계했고, 장 회장은 이순목 회장의 멘토링을 받으며 고려건설의 튼튼한 가지를 뻗어나갔다.

“80년대만 해도 아파트란 개념보다 맨션이 더 일반적이었죠. 그래서 대부분의 건설사들이 맨션사업에 전력을 다하고 있을 때, 우방의 이순목 회장님이 아파트 개념을 도입해 시장에 공급하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알기로는 우리나라에 아파트 개념을 도입해 사업을 추진한 시초가 이순목 회장님이고, 이후에 청구 등이 따라서 아파트 건설에 참여하게 된 거죠. 선구자적인 분이셨고, 그런 분으로부터 직접 멘토링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이 제게는 너무나 큰 행운이었죠.”

장 회장은 “우방은 우리 대구의 자존심이었습니다. ‘사람을 위한 최고의 집을 지어야 한다’고 강조하셨던 이 회장님의 경영철학이 고스란히 스며있는 우방의 기업정신을 반드시 되찾아 대구, 경북의 주택건설 자존심도 회복해야 합니다”며 “저와 고려가 맨 앞에 서겠다”고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장세철 고려건설 회장
장세철 고려건설 회장

◆ 원칙의 토대 위에 쌓은 고려의 신화

장 회장은 자신을 이끌어준 멘토들에게서 답을 찾았고, 혁신으로 새로운 길을 만들었다. 건설업이 치열한 경쟁과 급변하는 대내외 환경의 변화에 움츠러들 때, 그는 과감히 R&D 분야에 대한 투자를 단행했고,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결합시키는 융복합 전략으로 건설 분야에 혁신을 가져왔다.

그는 “고려건설이 다른 경쟁업체보다 안정적인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비결은 작은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변화를 위한 과감한 투자와 끊임없는 혁신을 추구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고려건설은 1996년 창립한 20여년 전통의 건설회사다. 공학도 출신인 장 회장은 일찍부터 규모의 경쟁에서 벗어나 품질시공으로 자사 주택 브랜드인 ‘풀비체’를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려놓았다.

늘 새로운 기술과 끊임없는 혁신을 통해 지역 브랜드의 한계를 넘어 시대를 앞서가는 새로운 주거모델을 제시해 온 고려건설은 IT 융복합 시대에 맞춰 지난 2016년 9월 지역업계 최초로 KT와 IoT(사물인터넷) 적용 MOU를 체결해 감성조명, 얼굴인식 도어락, 스마트 인포 등 주거공간뿐만 아니라 주차장, 엘리베이터, 시설관리, 통합관제 등 홈 IoT 기반 구축의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그리고 포항, 경주 등의 지진관련 지역 최초 내진설계 도입에 관한 연구와 계획으로 세계 신지식 경영인에 선정되었던 장 회장은 지난 12월 서울대학교 GLP가 선정하는 올해 한국경영대상 수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또한 2017년 대한민국을 빛낸 한국인상 건설부문 대상 등 5개 부문 대상 수상자로 선정되는 등 국내 전문경영인, 혁신경영자로 인정받고 있다.

“기업을 하면서 고비가 없진 않았지만 오히려 그 위기가 기회라는 것, 그래서 어떤 위기가 와도 포기하지 않고 도전해 극복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죠. 그 과정에서 더욱 단단해진 것 같습니다. 우리 고려건설에는 확고한 원칙이 있습니다. 그것은 잘 지으면 된다는 겁니다. 다만 내 기준이 아니라 소비자의 기준이 더 중요하죠. 소비자의 입장에서 내가 살 집처럼 지으면 그것이 바로 정답이고, 우리 고려건설의 변치 않는 원칙입니다.”

“배움을 통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연구개발과 혁신을 통해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지 못하면 이 시장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장 회장은 “고려건설의 모토는 배움과 도전, 그리고 나눔”이라고 강조했다. 이 모토는 위기를 극복해 오면서 그의 안에 더욱 단단하게 자리 잡았다.

배움과 도전, 그리고 나눔의 모토와 함께 장 회장의 가슴에 강하게 자리 잡은 것이 하나 더 있다. 그것은 책임감이다.

“이순목 회장님의 우방을 비롯해 청구, 보성 등 대구에서 시작해 전국을 호령하던 건설사들이 하나둘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것을 보면서 ‘고려’마저 무너져서는 안 된다는 책임감, 그것이 하나의 신념이 되었습니다. 좋은 기업은 옥토와 같습니다. 그 옥토에서 인재가 자라고 지역이 성장합니다. ‘고려건설’ 하나가 흥하면 수백 개의 협력업체가 살아납니다. 아직 우방이나 청구에 비할 바는 못 되지만, 지역을 선도하는 맏형으로서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늘 마음 한켠에 깃들어 있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