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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스승의 날' 차라리 없애 달라는 선생님들
[칼럼] '스승의 날' 차라리 없애 달라는 선생님들
  • 최충웅 언론학 박사
  • 승인 2018.05.16 16: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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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충웅
최충웅 경남대 석좌교수, 언론학 박사.

“스승의 은혜는 하늘같아서/우러러 볼수록 높아만 지네/참되거라 바르거라 가르쳐주신/스승의 마음은 어버이시다/아 고마워라 스승의 사랑/ 아 보답하리 스승의 은혜”5월 15일이면 의례 불려지던‘스승의 날’노래가 이제 점점 잊혀져가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스승의 날’을 폐지해달라는 글이 올랐다. 이 글을 올린 사람은 바로 현직 교사들이다. 5월 14일 현재 동의한 인원이 1만을 넘어섰다고 한다. 스승과 제자간의 깊은 사랑과 정을 나누며 스승의 은혜를 기리는 기념일을 오히려 교사들이 없애달라니 이게 어찌된 일인가. 참으로 슬픈 일이다.

학생들은 진정 감사의 뜻으로 종이 카네이션 한 송이조차 선생님께 달아드릴 수가 없다. 다만 학급 대표가 전체 학생들이 보는 앞에서 공개적으로 달아 드리는 것 만 가능하다. 감사의 마음을 담아 선생님께 음료수 한 캔만 드려도 위법이다. 2016년 9월28일 부정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법) 시행 이후 삭막해 진‘스승의 날’모습이다.

국민권익위원회의 가이드라인에는 학내에서 카네이션 등 꽃을 제공하는 주체는‘학생대표’만 가능하다. 학부모나 학생이 개인적으로 꽃을 주는 것은 금지된다. 꽃을 제외한 선물은 금액과 상관없이 허용되지 않는다.

해당 법은 유치원 원장과 교사, 초·중·고교 교사와 대학교 교수라면 누구나 적용받는다. 법 시행이후 교육당국은 혹시나 교사가 스승의 날 선물을 받아 문제가 발생할까봐 일선 학교로 관련 지침을 보내고 있다.

학생대표가 달아드리는 카네이션 마저 학교 예산으로 학급당 일정 소액을 배정하고 이 돈으로 학급 회장이 꽃을 사게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결과적으로 선생님께 꽃아 드리는 꽃은 학교에서 준비해서 학생의 손에 쥐여 주고 전달하게 되니 교사들은 엎드려 절 받는 모양세다.

왜? 선생님들 스스로 스승의 날을 없애자고 나섰을까. 이날이 되면 마치 교사들은 검열 당하는 날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란다. 마치 감시를 하듯 지켜보는 시선이 따갑다고 한다. 교육당국이 공문으로 내려 보낸 지침이 교사들을 불신한다는 배경으로 교사들의 자부심과 마음을 상하게 한다는 것이다.  

이러다보니 각 급 학교에서는 아예 스승의 날을 재량 휴업일로 지정 휴교 하는 학교도 늘어나고 있다. 또는 스승의 날에 맞춰 수학여행이나 수련회를 가는 학교도 늘고 있다. 서울 어느 초등학교는 지난해까지 운영하던 스승의 날 행사를 모두 없앴다고 한다. 그동안 교사 종례 때 작은 기념식이나 표창을 주고받고 교사 회식을 갖던 자체 행사도 일절 취소했다고 한다.  

부정청탁금지법의 취지나 목적은 국민 모두가 이해는 하고 있으며 그늘지지 않은 깨끗한 교육 현장을 바라는 마음이기도 하다. 그러나 어린이들이 선생님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깨닫고 진정한 감사의 뜻을 전하는 체험과 교육의 기회마저 외면당한다는 점이 안타깝기만 하다. 꽃 한 송이조차 법에 따라 금지되는 삭막함을 배운다는 것이 못내 가슴을 아프게 한다.  

교사들은 카네이션을 못 받아서 서운한게 아니라 꽃을 받은 아이와 받지 않은 아이들을 차별할 거라는 전제 자체가 불쾌하다는 것이다. 언 듯 차라리 스승의 날을 없애자는 말에 고개가 끄덕여 지는 대목이다.

교사들 입장에서는 누구에게 존경받기를 위해서가 아닌, 참교육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교사들의 진정성을 위해 스승의 날을 없애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일부 교사들은 차라리 ‘교사의 날’로 바꾸자는 목소리도 나온다.

‘스승의 날’과‘교사의 날’은 개념과 의미에서 큰 차이가 난다.‘교사의 날’은 각급학교 현직 교사들의 날로서 교사 자신들의 행사적 의미가 강하다. 이른바‘경찰의 날’‘근로자의 날’처럼 소속된 카데고리에 국한되는 개념이다.

그러나 ‘스승의 날’은 각급 교사들 자체에 제한된 것이 아니라 스승과 제자간의 덕목이 크게 자리하고 있다는 점에서 전혀 다른 깊은 의미를 지닌다. 굳이 학교 울타리 안이 아닌 가르치고 배움이라는 크나큰 공간의 다차원적인 개념을 지닌다.

누구나 신분에 관계없이 개인적으로 서예를 배운다거나 각종 여러 분야에서 스승과 제자관계가 형성되기에 그래서 스승의 날은 교사의 날과는 개념의 차이가 있다. 한번 스승은 영원한 스승이라는 의미가 부여된다.

교사가 학생에게 폭행을 당하고 교권이 추락되고 공교육이 땅에 떨어진 상황에서 스승의 날이 존속함으로서 옛 부터 이어져 온 아름다운 전통인 사은의 문화가 더욱 뿌리를 깊게 내려야 한다.

일부학교는 스승의 날에‘우리 선생님 캐릭터 그리기대회’‘사제공감 체육대회’‘등산대회’‘음악회’등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사제지간에 신뢰와 사랑이 두터워지는 뜻깊은 행사가 펼쳐지기도 했다. 어느 학교에선 레드카펫을 준비해서 교사들이 밟고 강당에 입장하기도 했다.

이렇게 학교에서도 스승의 날을 뜻깊게 기리는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통해 사제지간 사랑의 돈독함의 취지를 얼마든지 살려나가는 전통을 세워야 한다. 그냥 마음 편하게 재량 휴업일로 처리 해 버리는 소극적인 생각은 고려 해 볼 일이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스승의 날을 앞두고 전국 교원 363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스승의 날 교사가 제자에게 가장 듣고 싶은 말은 ‘감사합니다’와 ‘사랑해요’였다. 이뿐 아니라‘금품’으로 취급되지 않는 감사의 마음이 담긴‘손편지’도 스승의 날을 훈훈하게 하는 선물이 될 것이다.

교육 당국은“스승의 날이 고통스럽다. 폐지해 달라”는 일선 교사들의 깊은 심정을 헤아려‘스승의 날’의 진정한 뜻이 바로서고 교권이 확립되어 대한민국 미래가 교육에 있음을 간과하지 않기를 고대한다.

[필자 주요약력]

(현) 경남대 석좌교수

    YTN 매체비평 출연

(전) 경희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방송통신심의위원회 특별 위원장

    방송위원회 심의 위원장

    언론중재위원회 위원

    KBS 예능국장, 총국장, 편성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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