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18-06-21 18:23 (목)
'라돈 침대' 대진침대 뿐일까?...방사능 방출 모나자이트 66개 업체에 납품 파문
'라돈 침대' 대진침대 뿐일까?...방사능 방출 모나자이트 66개 업체에 납품 파문
  • 이수근 기자
  • 승인 2018.05.17 14: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환경센터 "소비자들 2008~2009년 구입한 제품에서도 방사능 검출" 주장
2010년 이전 생산된 침대 제품에 대해서도 긴급 전수조사 필요성 제기돼
환경보건시민센터가 16일 오후 서울 중구 환경재단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진침대가 생산한 방사능 라돈침대에 대한 정부의 긴급 사용중단 및 강제리콜 명령, 사용자/피해자 건강영향 역학조사 실시를 촉구하고 있다. (사진=newsis)
환경보건시민센터가 16일 오후 서울 중구 환경재단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진침대가 생산한 방사능 라돈침대에 대한 정부의 긴급 사용중단 및 강제리콜 명령, 사용자/피해자 건강영향 역학조사 실시를 촉구하고 있다. (사진=newsis)

[일요주간=이수근 기자] 대진침대가 지난 2010년부터 제조‧판매한 음이온 발생 침대에서 인체에 치명적인 방사능이 뿜어져 나온다는 사실이 드러난 이후 음이온이 나오는 국내 모든 침대를 대상으로 전수 조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된 가운데 원자력안전위원회(이하 원안위)가 조사 범위를 침대 제품 전반으로 확대키로 했다.

앞서 대진침대의 라돈 사태는 최근 한 소비자가 가정 내의 라돈 수치를 측정던 중 우연히 침대에서 기준치를 초과한 라돈이 검출된다는 사실을 알게됐고 이를 한 언론에서 이를 보도하면서 파문이 일파만파 커졌다.

라돈은 방사성 원소로, 냄새도 없고 색깔도 없이 공기 중에 떠다니는 기체 형태로 존재하지만 강한 방사선을 뿜어내 국제보건기구가 정한 1급 발암물질에 속한다.

침대에서 이 같은 방사선이 발생하는 이유는 대진침대의 매트리스 제조업체에서 음이온 파우더를 건강에 유익한 칠보석 가루로 알고 매트리스 제조 과정에 사용했기 때문이다. 논란이 커지자 대진침대는 지난 7일 공식 사과문을 발표하고 문제가 된 매트리스 모델에 한해 교환해 주는 등 자발적 리콜에 들어갔다.

이와 관련 원안위는 지난 10일과 15일 두 차례에 걸쳐 대진침대의 제품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앞서 10일에는 대진침대 매트리스 공급업체에서 속커버 2개 제품을 확보해 분석한 결과 연간 피폭방사선량은 0.5mSv라며 ‘기준치 이하’라고 밝혔으나, 15일 2차 조사 결과에서는 방사선량이 기준치를 초과해 인체에 치명적일 수 있다며 1차 때와는 정반대의 입장을 내놨다.

이날 원안위에 따르면 대진침대가 판매한 침대 매트리스 7종 모델이 생활주변방사선 안전관리법 안전기준에 부적합했으며, 이들 모델은 연간 피폭선량 1mSv를 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세부적인 모델명은 ▲그린헬스2(9.35mSV), ▲네오그린헬스(8.69mSv), ▲뉴웨스턴슬리퍼(7.60mSv), ▲모젤(4.45mSv), ▲네오그린슬리퍼(2.18mSv), ▲웨스턴슬리퍼(1.94mSv), ▲벨라루체(1.59mSv) 등이다. 측정 기준은 하루에 10시간 침대 매트리스 2cm의 높이에서 호흡한다고 가정했을 때다.

일부 모델이 연간 피폭선량의 최대 9.35배를 초과할 뿐 아니라 2010년 이후 대진침대가 생산한 침대 26종 중 2종을 제외한 24종에서 방사능물질이 함유된 모나자이트가 사용됐다는 점, 그간 생산량 8만8098개 중 약 70%에 달하는 6만1406개가 연간 피폭선량을 초과한다는 점에서 '제2의 가습기살균제' 사태로 비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 시민센터 환경보건시민센터(이하 환경센터)는 16일 “7종 침대들의 평균 피폭선량은 5.1mSV로 기준의 5배가 넘는다”면서 “나머지 17종도 추가 조사해봐야 알겠지만 침대의 속커버, 매트리스 스폰지 상하부 등에 같은 모나자이트를 사용한 것으로 보아 유사한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부 소비자들은 2008~2009년에 구입한 제품에서도 방사능이 검출된다고 불안해 하고 있다”면서 “2010년 이전 생산된 침대 제품에 대해서도 긴급 전수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환경센터는 이번 '라돈침대' 파문을 가습기살균제 사태와 비교하며 가습기살균제와 라돈침대 모두 안방에서 사용되는 생활용품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환경센터는 “2011년부터 시작된 가습기살균제 참사의 여파가 계속되고 있고, 2017년에는 살충제 계란 파동과 독성 생리대 문제, 2018년 5월에는 라돈침대 사건이 있다”면서 “기업들 뿐만 아니라 소비자 피해문제는 나몰라라 하며 건강피해 역학조사조차 제대로 하지 않는 정부, 실종된 소비자운동 등이 공통적인 문제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공정거래위원회는 가습기살균제 사례처럼 때를 놓치지 말고 이번 사건을 표시광고법 위반으로 직권조사하고, 감사원은 즉각 관련 부처에 대한 특별감사를 실시하라”고 요구했다.

한편 대진침대의 이번 사태가 매트리스에 포함된 음이온 파우더에서 비롯된만큼 원안위는 조사 범위를 해당 파우더 원료를 쓴 다른 제품에 대해서도 모두 조사키로 했다.

음이온 파우더의 원료는 천연 방사성 핵종인 우라늄과 토륨이 함유된 모나자이트인데 대진침대 매트리스 제조사가 지난 2013년부터 모 업체에서 사들인 모나자이트는 2960kg로 추정된다. 제조사는 이를 사들여 총 66개 업체에 납품한 것으로 드러나 원안위는 66개사 제품에 대해 전수조사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현재 원안위는 국내 모나자이트 유통 현황 조사를 추진 중이며 침대와 침구류 등 생활밀착형 제품에 활용된 사례가 확인되면 추가 조사할 방침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대진침대를 대상으로 집단소송이 이어지고 있다. 앞서 대진침대는 리콜을 실시했으나 상담전화 문의 폭주로 전화연결 불가, 교환물량 부족의 이유로 교환이 늦어지는 등 대응이 즉각적으로 이뤄지지 않아 소비자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진침대 라돈 사건 집단 소송’ 제하의 인터넷 카페에는 17일 기준 9999명이 가입해 있으며 현재까지 집계된 이 카페 방문자는 11만5525명이다. 이중 집단소송 참여 의사를 밝힌 이들은 1600명을 넘어섰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