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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무너진 공권력! 범법자 흉기에 희생되고 폭언·폭행은 다반사
[칼럼] 무너진 공권력! 범법자 흉기에 희생되고 폭언·폭행은 다반사
  • 최충웅 언론학 박사
  • 승인 2018.07.16 15: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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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충웅의 시사터치]
최충웅 언론학 박사.

[일요주간=최충웅 언론학 박사] 경찰 공권력을 강화하자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봇물이 터졌다. 지난 8일 경북 영양서 대낮에 조현병(정신분열증) 환자가 휘두른 흉기에 경찰관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신고를 받고 출동한 2명의 경찰관은 권총과 테이저건을 갖고 있었지만 근무수칙에 따라 사용하지 못했다. 이에 공권력 강화를 위해 법 개정이 우선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경찰 내부망 게시판에는 법 개정만이 실질적으로 공권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글이 빗발쳤다. 경찰들은 공권력을 발휘해야 할 상황에서 경찰을 보호해줄 법이 없다보니 문제가 생기면 책임이 고스란히 경찰관에게 돌아오게 되므로 함부로 무기를 사용할 수 없는게 현실이라고 불만을 터트렸다.

얼마 전 119구급대원이었던 고(故) 강연희 소방경이 술 취한 응급후송자의 폭력에 사망한 사건 때도 제복공무원 공권력을 강화 해 달라는 호소문이 이어졌다.

파출소나 지구대에서 주취자들이 체포될 때 팔이 골절될 경우 해당 경찰관 개인에게 책임을 돌리고, 경찰관은 징계를 당하게 된다. 더구나 상대방이 민사소송을 하게 되면 경찰관은 이를 수습하기 위해 경제적으로 크게 피해를 당하기도 한다.

현장에서 범인이 흉기를 들었다고 해서 경찰관이 총이나 테이저건을 빼드는 순간 매뉴얼에 묶여 뒷감당이 어려워지고 경찰이 과잉대응 했다는 점에서 결국 경찰관 혼자 징계를 받게 된다. 국가가 경찰의 공권력에 힘을 실어주지 않는데 경찰관 개인이 적극적 진압이나 검거는 어렵다는게 일선 경찰들의 하소연이다.

상대가 흉기나 총기를 사용하더라도 경찰관은 매뉴얼에 따라 대응해야 한다. 어길 경우 공직생활에 치명적인 불이익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비 살상 제압용 테이저건 조차 사용하지 못하는 상황에 현장 경찰관들은 오늘도 몸으로 칼을 맞고 맨몸으로 주취자를 제압하고 있다. 최소한 테이저건은 사용하게끔 조치를 해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이러다보니 범인검거 단속과정에서 경찰관이 다치거나 숨지는 일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까지 5년간 전국에서 경찰관이 공무 중 다친 사례는 1만 345건에 달한다. 이 가운데 출동한 경찰관이 범인의 공격을 받아 다치는 경우가 해마다 전체 공상의 30%를 차지한다.  

시민 안전을 책임지는 경찰관에게 막무가내로 흉기를 휘두르거나 무차별적 폭언·폭행을 가하는 공권력 침해 사건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일선 경찰관들은 현장에서 일부 몰지각한 시민들에게 모욕이나 폭행을 당하는 사례가 부지기수이다. 경찰의 공권력 무시 행위를 조장하는 가장 큰 이유의 하나로 법원의 솜방망이 처벌을 꼽는다.

얼마 전 울산에서 현행범으로 체포되는 과정에서 경찰관이 떨어뜨린 테이저건을 집어 들어 경찰관을 향해 발사한 20대 남성에게 법원이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또 울산의 한 경찰서에서 경찰관을 폭행하고 집기를 파손한 50대 남성에게도 집행유예와 벌금형이 선고됐다.

이러한 솜방망이 처벌에 잡범마저도 경찰을 우습게 여긴다. 일반 시민들이 단잠에 빠져 있는 깊은 밤, 도심 곳곳의 경찰서는 취객들의 행패와 소란, 욕설과 폭행에 당하기도 다반사이다. 새벽녘의 경찰서는 주취자와의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 경찰청 범죄통계에 따르면 2017년 1만2,883명 공무집행 방해범 중 9,048명(70.2%)이 술에 취해 경찰 등에게 폭행을 가했다.

미국은 술에 취해 경찰의 공무집행을 고의로 방해하거나 경찰에게 욕이나 모욕적인 말을 하면 즉각 체포한다. 경찰에게는 피의자보다 한 단계 높은 물리력을 쓰는 것이 허용돼 상대가 주먹을 휘두르면 경찰봉을 사용할 수 있고, 칼을 들고 있으면 총을 사용할 수 있다. 범법자를 검거하다 부상을 입혀도 책임을 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 처벌 수위도 한국보다 훨씬 높다. 삼진아웃제도가 있는 캘리포니아주에서는 경찰 폭행 초범에게 징역 4년을 선고하지만 상습범일 경우 최고 종신형까지 내릴 수 있다.

미국 경찰은 물리력을 행사해 범인을 검거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총이나 흉기를 꺼낸 범인을 현장에서 사살하기도 한다. 단순 검거에 총기를 사용하는 것은 안되지만, 범인이 검거를 거부하거나 심각한 신체적 위협을 가할 때는 총기 사용이 가능하다. 경찰도 여느 시민들처럼 스스로 방어할 권리가 있다.

일본도 공무집행방해를 엄중하게 다룬다. 일본 경찰청에는 공부집행 방해사건 발생 시 경찰관이 가해자와의 합의를 거부하도록 하고 있다. 엄벌을 주기 위해서다. 영국은 체포에 저항하다 경찰관을 폭행하면 상해 정도에 따라 최고 종신형까지 받을 수 있으며, 독일은 경찰뿐 아니라 일반 공무원도 공무집행을 방해하는 사람을 일정시간 구금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다.

그동안 경찰관의 총기사용이 빈번히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는 사례가 있었다. 공권력 집행을 위해 총기사용규제를 완화하자는 경찰 측 입장과 인권보호를 우려하는 시민단체의 입장이 맞서왔다.  

‘공권력’의 사전적 의미는 ‘국가나 공공 단체가 국민에 대하여 명령하거나 강제하는 권력‘을 뜻한다. 국민에게 명령하고 강제한다는 것은 인권을 제한하는 행위임이 분명하다. 공권력 행사가 인권제한 행위라 해서 인권침해와 혼동해서는 안 된다. 경찰의 기본적 임무인 공공의 안녕과 질서 확립을 위협하는 행위를 방지하려면 공권력 행사가 불가피하다. 그러나 공권력 행사도 법의 테두리를 벗어날 수는 없다.  

공권력에 도전하는 사람에 대한 처벌수위를 높이는 것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사항이다. 경찰이 국민이 신뢰할 만한 공권력을 행사할 수 있도록 사회적 합의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경찰관 생명과 선량한 시민의 안전을 위해 상황에 맞는 적절한 공권력을 제때 사용할 수 있도록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 경찰관이 현장에서 공권력에 저항하는 부분에는 최소한의 무기나 테이저건을 사용할 수 있는 분위기가 정착되어 불법에 맞서 안전이 보장되는 사회가 이룩되어야 할 것이다.  

[필자 주요약력]

(현) 경남대 석좌교수

    YTN 매체비평 출연

(전) 경희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방송통신심의위원회 특별 위원장

    방송위원회 심의 위원장

    언론중재위원회 위원

    KBS 예능국장, 총국장, 편성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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