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18-08-17 18:04 (금)
[인터뷰] “세상과 나를 공유하고 싶다”...(주)진성물류 구자술 대표
[인터뷰] “세상과 나를 공유하고 싶다”...(주)진성물류 구자술 대표
  • 이재윤 기자
  • 승인 2018.07.24 14: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일요주간=이재윤 기자] 대구 동구 신암동에 있는 (주)진성물류 사무실에서 만난 구자술 대표는 반바지에 가벼운 셔츠 차림으로 기자를 맞았다. 마침 일요일이기도 했지만 결혼 10년 만에 어렵게 얻은 쌍둥이들과 놀러가기로 약속한 터라 인터뷰가 끝나는 대로 곧장 떠날 차림새다. 인터뷰를 하는 중에도 아빠를 보채는 아이들의 전화가 울렸다.

평소에 입바른 소리 잘하기로 소문났다는 구 대표도 아이들의 전화를 받는 모습은 영락없이 다정한 아빠의 모습이다.

구자술 진성물류 대표.
구자술 진성물류 대표.

◆ “책 속에 길이 있다”

진성물류는 국내 최대 택배업체인 CJ대한통운의 대구·경북 지역 물류센터를 모두 책임지고 있다. 도급과 간선, 집하를 동시에 처리할 수 있는 능력으로 택배업계에서 높은 신뢰도를 얻고 있다.

대기업 택배회사의 협력업체가 하는 주요 업무는 지역물류센터를 위탁 관리하는 ‘도급’과 차량을 관리하며 택배 물량을 전국으로 내보내는 ‘간선’ 두 가지다. 또 택배 물건을 소비자에게 보내는 집하대리점을 하기도 한다.

이 세 가지 업무를 동시에 하는 협력업체는 거의 없다. 대부분 한 가지 업무만 위탁 관리하는 수준인데, 진성물류는 도급과 간선 업무를 모두 맡고 있다.

그 결과 지금은 연간 매출 200억원 규모의 회사 대표로 주변의 신망과 부러움의 대상이 되었지만, 구자술 대표의 인생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중학교를 중퇴하고 온갖 험한 일들을 경험했죠. 일일이 말로 하기 어려운 것들이 한둘이 아니었죠. 그렇게 어린 시절에 남들보다 몇 배 많은 방황을 했고, 그런 경험들이 한편으로는 저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어준 것 같습니다.”

구 대표는 방황하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들려줬다. 모든 것이 막막하기만 하던 그 시절에도 그는 “언제나 진실 되게 살았고, 시련이 닥쳐도 피하지 않았다”고 한다.

“정말 고마운 친구가 있어요. 그 친구의 삶도 순탄치는 않았지만 얼마 전에 경정으로 진급했죠. 중학교를 중퇴하고 책과는 아예 담을 쌓고 살았던 저에게 친구가 도서관으로 끌고 갔어요. 농담이지만 그전까지만 해도 저는 책에 수면제만 있는 줄 알았지, 책 속에 길이 있다는 것을 몰랐습니다.(웃음) 결국 친구 덕에 검정고시로 학교를 마치고 야간대학도 졸업하게 되었죠.”

진성물류 내부.
진성물류 내부.

◆ “오너 스스로 변하라”

대학 졸업 후 번듯한 직장에 취직도 하고, 결혼도 하며 누구보다 열심히 살았다. 남들보다 허비한 시간들이 많았기에 무슨 일이든 주어진 일은 내 일처럼 열심히 했다.

그러다 아내 몰래 후배 보증을 선 것이 잘못되는 바람에 고스란히 후배의 빚을 떠안게 되었다. 그 빚을 갚기 위해 아내 몰래 택배 아르바이트를 뛰게 된 것이 그가 물류업계와 인연을 맺은 계기가 되었다.

“당시 제가 일한 곳은 현대물류의 협력업체였던 ‘다연’이라는 회사였는데 열심히 해서 소장까지 올랐죠. 택배 현장의 주요한 일들은 거기에서 다 해봤죠. 그때의 경험과 노하우가 지금 진성물류를 이끄는 밑거름이 됐고요. 그 회사가 부도가 나면서 결국 제가 인수해서 진성으로 회사 이름을 바꾸고 지금까지 오게 된 거죠. 물론 처음부터 꽃길이었던 건 아니었어요. 사업이 어려워져서 빚도 져보고 요즘 많이 얘기되는 갑질도 겪어봤죠. 그래도 묵묵히 제가 할 수 있는 것부터 하나하나 풀어가면서 진성물류는 믿을 수 있는 회사란 인식을 심어줬던 게 오늘날 이렇게 자리 잡을 수 있었던 힘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구 대표는 회사를 경영하는 데 있어 오너 스스로 경영자로서의 안목과 인식을 넓히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오너 스스로의 역량을 넓히는 것뿐만 아니라 구성원들의 잠재된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오너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

“신발 공장을 하는 사장이 아프리카 시장조사를 위해 직원을 보냈는데, 한 사람은 ‘여기는 신발을 신는 사람이 없으니 시장성이 없다’고 하고, 한 사람은 ‘아무도 신발을 신고 있지 않으니 시장성이 무한하다’고 하더래요. 보는 시각에 따라 똑같은 현실도 전혀 다르게 볼 수 있는 거죠. 또한 직원들은 저마다 가진 역량이 달라요. 역량이 70인 직원에게 100을 기대하는 건 결국 오너 스스로 실패하는 거죠. 직원들이 가진 역량에 맞는 자리와 역할을 맡기고, 직원들이 스스로의 역량을 더 키울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것이 오너가 할 일이죠.”

구 대표는 직원들에게 동종업계에서 최고의 대우로 자부심을 심어준다. 단, 그만큼 철저한 자기관리를 주문한다. 가령 직원들에게 “시간을 낭비하는 가장 불필요한 습관을 적어보라”고 하는 식이다. 그냥 말로만 하면 잊고 지나갈 일이지만 함께 기록으로 공유하면서 조금씩 바꿔나가는 방식이다.

구자술 대표(맨 왼쪽)와 밀양솔밭음악회 관계자들.
구자술 대표(맨 왼쪽)와 밀양솔밭음악회 관계자들.

◆ “나의 삶을 공유하고 싶다”

구 대표는 어린 시절 자신이 겪었던 방황, 그리고 그 긴 방황의 터널을 빠져나왔던 과정들을 지금 이 순간 그 시절 자신처럼 방황하고 힘들어하는 아이들과 공유하고 싶다고 한다. 언젠가 기회가 되면 기꺼이 그들과 희망, 꿈에 대해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고.

그리고 사단법인 한국장애인문화협회 제2(피닉스) 지원단장, 나눔과문화 운영위원, 장애인문화예술진흥회 자문위원 등 장애인을 위한 봉사활동에도 부지런히 시간을 내고 있다. 장애인 단체에 대한 후원뿐만 아니라 회사일로 바쁜 중에도 틈틈이 시간이 날 때면 장애인 시설이나 독거노인 집을 찾아가 청소 봉사도 열심히 하고 있다.

“사회로부터 소외된 분들에 대한 관심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아요. 저 역시 어린 시절 방황을 하고, 안정적인 일상을 가지기까지 소외된 삶을 살았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제가 지금의 삶을 이루게 되기까지 저 역시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았죠. 그래서 당연히 지금 제가 가진 것을 어려운 분들과 나누고, 저의 경험을 공유하는 것이 사회로 돌려주는 길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누군가는 새로운 꿈을 꾸고, 희망을 쌓아갈 수 있다면 그걸로 저는 행복할 것 같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