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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땅 이야기] 호반의 도시 ‘춘천’에서 여름을 잊다
[우리땅 이야기] 호반의 도시 ‘춘천’에서 여름을 잊다
  • 이재윤 기자
  • 승인 2018.07.25 08: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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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주간=이재윤 기자] 섬을 찾아 떠난 길, 발길은 내륙으로 더 깊숙이 들어갔다. 경기도와 강원도의 경계를 이루는 북한강을 따라 75번 국도를 타고 하중도, 남이섬을 바라며 길을 잡았다.

70년대와 80년대는 젊음의 상징인 강변가요제가 열린 곳으로, 2000년대는 겨울연가로 대표되는 한류 드라마의 촬영지로 너무나도 유명한 남이섬.

젊은 날의 추억을 찾아 남이섬을 찾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드라마 속 주인공들처럼 아름다운 사랑을 꿈꾸는 젊은 연인들이 있고 멀리 바다 건너서 한류스타들의 자취를 따라 온 외국인들도 많다.

◆ 물 위에서 길을 만나다, 남이섬

남이섬에서 가장 큰 길이기도 한 중앙 잣나무길은 그 길이만 400m에 이른다. 하늘을 향해 곧게 뻗은 잣나무들은 마치 길 위에 발을 들여놓은 이들을 빨아들일 듯 깊은 터널을 만들고 있다. 수많은 사람들의 발길에 닳아 아스팔트처럼 매끈하게 다듬어진 길은 한 발짝씩 내디딜 때마다 뽀얀 먼지를 일으키며 발목을 부드럽게 감싸는 듯하다.

강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나무들 사이를 가볍게 쓸고 지나가고, 그 바람에 푸덕이는 새들의 날갯짓과 지저귀는 소리에 일순간 길 위에는 생명의 활기가 넘친다.

잣나무길을 걸으면서 만나게 되는 진풍경 중의 하나는 사람의 기척에 꿈쩍도 않는 청설모들의 모습이다. 잣을 모으는 청설모들의 천국인 듯, 주인이 손님을 맞듯 능청스럽게 길 위에 버티고 서서 바라보는 모습이 귀엽기도 하거니와 마치 이 길 위에서 녀석과 친구가 된 듯한 즐거움을 안겨준다.

가까이 다가가면 잽싸게 나무 위로 몸을 숨겼다가, 어느새 나무 뒤에서 삐죽 고개를 내밀고, 다시 길 위로 내려와 능청스럽게 딴 짓을 하는 모양을 보고 있노라면 웃음이 절로 난다.

중앙광장을 지나 오른편 장군터를 끼고 돌아서면 남이섬을 찾는 이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장소인 메타세콰이어길이 나온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쭉쭉 뻗어나간 메타세콰이어의 이국적인 아름다움과 햇살에 투명하게 빛나는 푸른 잎이 절로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드라마 겨울연가에서 주인공들이 자율학습을 빼먹고 그림자밟기 놀이를 하던 곳이기도 한 이 길은 특히 일본과 중국 등 외국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많다. 길옆에 세워진 두 주인공의 동상과 입구에 있는 대형 포스터 앞에는 사진을 찍기 위해 줄을 선 관광객들로 언제나 붐빈다.

사람들이 이 길에 열광하는 것은 길 자체의 아름다움이다. 중앙 잣나무길에 비하면 길이 50m 정도의 짧은 길이지만 길 끝으로 살짝 보이는 북한강의 푸른 물빛, 그리고 푸른 나뭇잎을 뚫고 비껴드는 은은한 햇살은 남이섬이 주는 최고의 선물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다.

그 사이를 손 잡고 거니는 연인들의 뒷모습은 그대로 한 폭의 수채화가 된다. 이곳에선 누구나 드라마 속 사랑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 것만 같다.

짧은 메타세콰이어길에서의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연인들은 길이 끝나는 지점에서 다시 이어지는 서쪽 강변 연인의 길을 찾는다. 잦나무길이나 메타세콰이어길처럼 곧게 뻗진 않않지만 터널처럼 이어진 얕은 숲길은 연인들에게는 더 없이 좋은 데이트 코스다. 한적한 숲길을 걷노라면 아미 이 섬에 둘만 남겨진 듯 고요한 정적을 느낄 수 있다. 깊은 정적 속에 연인들의 사랑은 더욱 깊어간다.

◆ 상상력과 추억을 한 곳에...애니메이션 박물관

호반의 도시답게 춘천은 버스를 타고 잠깐만 시내를 벗어나면 가슴 트이는 호수가 눈앞에 펼쳐진다. 이른 아침이면 호수 위로 피어오르는 안개 무리에 한껏 운치를 더하는 의암호를 따라 우거진 녹음 사이를 지나면 호수를 등진 채 애니메이션 박물관이 나타난다.

1997년부터 진행해온 춘천 애니타운 페스티벌을 바탕으로 2003년 10월 지하 1층, 지상 2층, 연면적 2,980㎡ 규모로 문을 연 애니메이션 박물관은 아이들에게는 상상력을, 어른들에게는 추억을 선물하는 공간으로, 가족 단위 관람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애니메이션 박물관은 애니메이션의 탄생과 기원에서부터 원리와 종류, 세계 애니메이션의 흐름 등을 한 눈으로 볼 수 있는 전시공간 구성과 함께 3D 애니메이션 상영관, 소리 체험실 및 나도 애니메이터 코너 등의 체험시설을 갖추고 있고, 또한 애니메이션 전용 상영관인 아니마떼끄, 카페테리아 틴토이 및 뮤지엄 샵 등 부대 편의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는 약 1만점의 애니메이션 관련 소장품을 보유하고 있는데, 1800년대 환등기와 슬라이드, 1960년대 가스영사기, 최초의 장편 애니메이션 ‘홍길동(1967)’을 찍은 카메라, ‘호피와 차돌바위(1967)’와 ‘금박쥐(1968)’, ‘전자인간 337’, ‘로보트 태권V’ 시리즈 등 80여 점의 프린트 필름, ‘로보트 태권V’와 ‘황금날개’의 친필원고, 최초의 인형 애니메이션 ‘흥부와 놀부(1967)’ 비디오 및 시나리오, 각종 포스터와 캐릭터 인형 등 애니메이션의 원리와 발달사, 국내 애니메이션 자료를 비롯해 세계 애니메이션에 관한 많은 자료들을 소장하고 있다.

그리고 2층 전시관으로 올라가면 ‘애니메이션의 세계에서 길을 잃는다’는 컨셉으로 춘천관과 북한관을 특별관으로 두고 미국, 일본, 유럽, 기타 지역관을 미로식으로 구성해 자유롭게 이동하며 각국의 애니메이션 특성과 발전사, 유명 캐릭터들을 만날 수 있도록 꾸며져 있다.

이곳에는 핀스크린 애니메이션 제작 체험을 할 수 있으며, 스머프의 세계에서 입체 퍼즐놀이를 할 수 있다. 소리체험관에서는 애니메이션의 제작 후 진행되는 음향효과를 만들어보고, 만들어진 음향들을 믹싱하는 체험을 할 수 있다.

◆ 춘천시민들의 휴양림, 강원도립화목원

강원도립화목원은 춘천 시민들에게는 도심 가까운 곳에 위치한 휴양림과도 같은 곳이다. 자연을 아름답고 소중한 자원으로 가꾸고 보존하자는 취지로 1995년 5월 문을 연 화목원은 약 8만㎡ 면적에 총 471종 4만9,493본의 식물들이 식재되어 있다.

주요 시설로는 강원도산림박물관, 향토꽃나무전시관, 임산물판매장, 안내실, 팔각정, 농기구 창고 등으로 이루어진 건축물 외에 약 5만㎡의 수목원, 만경원, 잔디원, 분수광장, 연못 및 돌다리 등이 있다.

2002년 10월 31일 개관한 산림박물관은 5개의 전시실과 극장시설을 갖추었고 총 873종 4,330점의 식물이 전시되어 있다. 수목원에는 471종 4만 9,493본의 식물이 식재되어 있는데, 대표 식물은 개느삼, 히어리, 마가목, 박쥐나물, 겹황매화 등의 목본류와 금강초롱꽃, 노랑무늬붓꽃, 누루귀, 금낭화, 복수초 등의 초화류이다.

향토꽃나무전시관은 자동화 시스템을 갖춘 유리온실과 강원도 자생화관, 상록관, 증식보급관으로 구성되어 있고, 12m 높이의 전망대가 설치되어 있다. 매년 봄과 가을에 철쭉분재, 자생화, 야생동물 등의 사진전시회를 연다.

◆ 춘천의 맛, 닭갈비와 막국수

춘천에 가서 빼놓지 말고 반드시 들러야 할 골목이 있다. 바로 춘천의 맛과 멋을 상징하는 명동거리, 춘천의 가장 큰 중심가로 옷, 신발, 가방, 액세서리, 패스트푸드점, 극장, 나이트클럽 등 다양한 가게들이 거리를 가득 메우고 있고 더불어 사람도 거리를 가득 메우는 곳이기도 하다.

명동을 꼭 들르는 이유 중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명동 뒷골목에 있는 닭갈비 골목 때문이다. 춘천 닭갈비 골목의 역사는 50여년을 훌쩍 넘어간다.

1960년대까지만 해도 서민들을 위한 작은 식당의 메뉴 중 하나에 불과했던 닭갈비는 1980년부터 유명해지기 시작했다. 저렴한 가격에 후짐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인 닭갈비는 먼저 군인, 대학생들에게 인기를 끌었고 1990년대에 들어와 외식문화가 보급되기 시작하면서 닭갈비는 추억의 음식으로, 저렴하고 푸짐한 외식 메뉴로 자리매김하게 되었고 나아가 춘천의 명물이 되었다.

닭갈비와 함께 춘천의 여름철 별미인 막국수의 시원하고 싸아한 맛은 오늘도 수많은 사람들을 이 골목으로 이끌고 있는 춘천의 별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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