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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칼럼] ‘적색경보’ 푹푹찌는 ‘여름날 더위’
[건강 칼럼] ‘적색경보’ 푹푹찌는 ‘여름날 더위’
  • 정상연 한의사
  • 승인 2018.07.25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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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연 한의사
정상연 한의사

‘고령층 중심으로’ 매년 온열질환 사망자 속출

일사병을 방치시엔 열경련과 열사병으로 발전

온열질환을 예방하는 생활수칙 반드시 지켜야

지난 7월에 외손자를 실수로 차에 장시간 방치하여 사망에 이르게 한 할아버지의 사연이 전국민을 안타깝게 만들었다. 차 안에서 몇 시간을 버티는 것이 대수롭지 않게 느껴질지는 모르겠으나, 어린아이나 노약자에게는 한여름 더위를 만만하게 봐서는 안 된다.

더위는 사람을 헤칠 수 있는 강력한 외부의 기운인데, 열사(熱邪)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우리 몸은 평소 시상하부의 지휘 아래 열사(熱邪)를 방어하고 있지만, 한여름 더위가 지나칠 경우는 어쩔 수 없이 몸에 탈이 나기 쉽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2013년~2017년 총 6500명의 온열(溫熱)질환자가 발생했다. 특히 고령환자가 많은 것으로 타나났는데, 전체 환자 중 50세 이상이 54%(3669명)였으며 총 사망자 54명 중 75.9%(41명)가 고령층이었다. 따라서 몸이 약한 어르신들은 날이 더워질수록 온열질환에 대한 지식을 익히고 적절한 생활양식을 갖추어야 한다.

한여름 더위로 체온이 40도까지 올라가는 등 몸에 열이 가득차면 외부로 우리 몸은 피부의 말초 혈관이 확장시켜 체내 혈액의 상당량을 신체외곽으로 흘려보낸다. 그래야 몸 속에 싸인 열을 바깥으로 발산하기가 쉬워지기 때문이다.

또한 피부 한선(汗腺)을 통해 과량의 땀이 배출되는데, 이러한 현상도 물의 증발열을 통해 몸의 열을 식히려는 자체적인 방어작용이다. 문제는 더위가 지나칠 경우에는 인체가 열을 내리려는 시스템이 부작용을 일으켜 일사병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우선 혈액의 대부분이 외부로 향하면서 뇌에 허혈이 올 수 있다. 어릴 적 한여름 운동장 조회를 서다 쓰러지는 학생의 대부분이 이러한 경우로 쇼크가 오는 것이다. 뇌를 포함한 인체 혈액순환의 장애는 구토증, 두통, 의식장애 등을 유발한다.

한편 땀이 지나치게 많이 배출되면 몸의 전해질 균형에도 이상이 온다. 우리가 땀을 맛보면 짠맛이 나는데 그것이 바로 몸의 전해질이 빠져나갔다는 증거이다. 우리 몸의 수액은 전해질을 통해서 세포 내외로 이동하기 때문에 일사병에 걸리면 체액의 이동이 방해받는다. 이러한 경우 환자는 구토와 현기증으로 커다란 고통을 호소한다.

전해질의 불균형이 심할 경우에는 ‘열경련’이라는 근육의 수축이 제어가 되지 않는 상황까지 발생한다. 열경련은 어느 근육에나 일어나지만 많이 사용하는 근육, 즉 팔 다리의 사지근육, 복근, 배근, 수지의 굴근에 많이 일어난다. 치료가 완료되었다 해도 다시 열사(熱邪)를 접하면 쉽게 재발한다.

일사병을 넘어서 몸이 더위를 먹으면 열사병이 생긴다. 열사병은 몸이 더위를 감당하다가 그 기능에 과부하가 걸려 고장이 나버린 것이다. 따라서 몸을 식히려는 몸의 방어기전이 작동하지 않아, 더욱 위험한 상태라 말할 수 있다.

뜨거운 차안에 오랜 시간 있는 경우, 용광로와 같이 고열의 작업장에서 일하는 경우, 매우 더운 날씨에 장거리 마라톤 등을 하는 경우 등 매우 강력한 열사(熱邪)에 몸이 손상 받아 일어난다.

열사병은 일사병에서 보이는 증상을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고, 체온도 41도를 넘어선다. 몸이 건조하여 붉게 보이고 호흡이 얕고 느려진다. 또한 정신 이상으로 헛소리를 하고 의식을 잃게 된다. 조금만 처치가 늦어져도 사망률이 70%에 달하는 매우 위급한 상황이다.

요즘같이 폭염으로 한반도가 들끓고 있을 때에는 일사병을 포함한 온열질환에 걸리지 않는 생활규칙을 잘 따라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열사(熱邪)를 피하는 것이다.

폭염 주의보나 경보 발령이 나면 오후 12시 ~ 5시 사이에는 야외 활동을 피해야 한다. 부득이하게 외출을 해야 한다면 챙이 긴 모자를 쓰거나 양산을 들고 나가자. 그리고 틈틈이 그늘에서 휴식을 취해야 한다.

또 물을 자주 섭취해 체내 수분을 적절히 유지해야 한다. 혈액을 구성하는 대부분은 물이며, 혈액이 부족해서 생기는 허혈성 쇼크를 예방하려면 물을 많이 마셔줘야할 것이다. 물론 맹물보다는 이온음료나 소금물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전해질을 보충해주기 위해서다. 단, 커피나 에너지드링크 등은 이뇨작용을 촉진하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보약을 묽게 달여서 상복하는 것이 좋다. 일사병과 열사병을 예방하기 위해 처방되는 보약은 몸이 열을 효과적으로 발산하도록 돕고, 그 과정에서 지친 몸을 달래준다. 특히 노약자의 경우 반드시 여름철 보약을 미리 처방받아 복용해야 한다.

만일 일사병이나 열사병이 발병하면 가벼이 여기지 말고 제대로 처치를 해야 한다. 우선 통풍이 잘 되는 그늘에서 발을 심장높이보다 높게 하여 휴식을 취해야 한다. 또한 찬 물이나 얼음을 통해 직접적으로 체온을 낮춰주는 것도 필요하다.

환자의 의식에 문제가 없다면 이온음료나 소금을 탄 물을 섭취하도록 하자. 그리고 근육의 경련을 대비하여 구석구석 몸을 마사지해주어야 한다.

만일 환자의 의식이 저하되고, 체온이 쉽게 내려가지 않으면 병원에 방문해야 한다. 한의원에서 십선혈 사혈 혹은 배수혈 사혈 등을 통해 열을 내려야 하고 응급센터에서 추가적으로 수액을 맞거나 강심제를 처방받는 것이 좋다.

과거의 조상들은 늘 자연과 함께 지냈기 때문에 더위에 적응하는 능력이 현대인보다 월등하게 높다. 따라서 예전에 더위를 별 거 아니라고 생각했던 관습에서 벗어나 신중하게 더위에 대처하는 지혜가 필요한 오늘이다. 올 여름 노약자를 포함한 우리 모두가 본인의 건강을 소중히 지키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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