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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포용적 성장' 새 간판 역시 우선 시장을 고려해야
최저임금! '포용적 성장' 새 간판 역시 우선 시장을 고려해야
  • 최충웅 언론학 박사
  • 승인 2018.07.25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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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충웅의 시사터치]
최충웅 언론학 박사
최충웅 언론학 박사

[일요주간=최충웅 언론학 박사] 연일 이어지는 폭염에 이번 최저임금 논란은 엄청 뜨겁다.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이 '차라리 나를 잡아가라'며 들고 일어났다. 지난 13일 내년도 최저임금을 올해보다 10.9% 오른 8350원으로 결정했다. 2년 연속 두 자릿수로 올랐다. 이로써 2017년 6470원이던 최저임금은 2018년 16.3%, 2019년 10.9% 올라 2년간 29% 급등했다.

사용자 측은 경영상의 어려움을 호소하며 최저임금 동결과 업종별 차등 적용을 주장했다. 근로자 측은 1만790원으로 43.3% 올려야 한다는 협상안을 내놓았다. 이 과정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난항을 거듭하다 사용자 측이 불참하는 파행 속에 공익위원과 근로자위원들만으로 최종 결정이 났다.  

지난 2년간 최저임금은 문재인 대통령의 ‘2020년까지 1만원 달성’ 공약에 맞춰 추진돼 왔다. 이에 중소기업과 영세 자영업자들은 불복종 운동을 내세우고 있고, 노측은 상여금의 최저임금 산입과 물가 등 요인을 빼면 실질 인상률이 2.2%밖에 안 된다고 반발하고 있다.  

“최저임금 불복종” “폐업 불사”를 외치게 된 갈등의 근본 원인은 최저임금을 시장경제가 아니라 정치적으로 접근했기 때문이다. 최저임금은 정부가 정하지만 비용은 시장이 감당하는 문제다. 경제 성장률을 웃도는 임금 상승분은 고스란히 기업과 국가의 재정 부담이 된다. 경제 문제는 수요와 공급의 논리로 풀어야 한다. 공약을 지키려는 노력도 좋지만 현실을 살피는 것도 지도자의 책무다.

아르바이트 종업원보다 수입이 적은 많은 중소기업과 영세 자영업자들은 생존 위협 속에서 최저임금을 감당할 여력이 없다는 것이다. 결국 종업원을 둘 수 없으니 실업률은 증가되고 물가마저 상승하는 악순환이 거듭되기 마련이다. 우리 기업과 시장경제가 감당할 수 있는지를 근거로 최저임금이 정해져야 할 과제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이번 인상으로 임금이 오르는 근로자의 수를 500만 명으로 추산한다. 전체 노동자의 25%에 달하는 규모도 급격한 최저임금 상승의 비현실성을 반추하며, 우리 경제가 최저임금 상승분을 감내하기 힘겨운 배경으로 인식된다. 이런 난제들을 공익위원들에게 떠맡길게 아니라 제도적·구조적 대책을 정부가 나서야 할 문제다.  

카드 수수료, 임대료, 프랜차이즈 로열티 등 최저임금 상승의 부담은 오롯이 소상공인들의 몫이다. 소득 불균형 해소는커녕 ‘을과 을의 갈등’만 심화될 우려가 크다. 문 대통령은 최저임금 문제로 논란이 거세지자 급기야 청와대에 자영업자·소상공인 담당 비서관을 신설하겠다고 하는데, 청와대에 엄연히 일자리수석과 경제수석이 따로 있다. 별도 비서관을 둔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정부도 카드 수수료 인하 문제와 임대료 상승률 제한 등의 보완정책을 서둘러야 하며, 국회도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개정 등 민생법안 처리에 최우선 순위를 둬야 한다.

지금 세계 경제성장률은 3.9%로 호황(好況)이다. 우리는 2.9%에 머물고 있다. 우리는 역대 가장 낮은 고용률과 높은 실업률에 허덕이는데, 이웃 일본은 일할 사람이 부족해서 가게 문까지  닫는 인력난이 심각하다. 소득을 늘려서 성장되는 게 아니라, 성장을 통해 일자리가 생겨야 소득이 느는 것이다. 어떤 경제 정책도 시장을 역행 할 수 없다.  

최저임금도 업종과 지역별 차등화를 고려해야 한다. 주 52시간제도 업종마다 다를 수 있다. 365일 용광로를 닫을 수 없는 철강 제철소나 반도체, 편의점의 노동환경이 다르고, 서울과 지방의 경제수준도 물가도 다르다.  

문 대통령은 23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최저임금 인상의 여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영업자 문제 등 경제현안을 집중 거론했다. “우리가 걷고 있는 포용적 성장 정책은 신자유주의 성장정책에 대한 반성으로 주요 선진국들과 국제기구가 함께 동의하는 새로운 성장정책”이라고 밝혔다. 이어서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는 함께 병행해야지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했다. 포용적 성장(Inclusive Growth)은 2009년 세계은행이 처음 제시한 개념으로 소득 양극화 해소를 통한 지속 가능한 경제 성장을 강조하는 이론이다.

‘포용적 성장’의 이론적 논리의 요체는 가계, 기업 등 모든 경제 주체들이 시장경제의 틀 속에서 기회를 공평하게 부여받을 뿐 아니라 성장의 혜택이 공정한 룰에 따라 분배돼 삶의 질이 전반적으로 높아지는 성장을 말한다. 시장경제의 본령인 경쟁을 인정하면서 성장의 가치를 중시한다는 점에서 인위적 임금 인상을 통한 분배에 쏠려 있는 소득주도성장과 차이가 있다.

청와대는 소득주도성장이 포용적 성장의 일부로서 기존 경제정책 기조들을 포괄하는 개념이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경제전문가들은 소득주도성장이 저소득자의 소득을 높이는 전략이라면 포용적 성장은 소득 재분배와 복지·사회안전망 확충에 중점을 두는 개념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결정적인 차이는 포용적 성장은 정부가 시장에 적극 개입하지 않으면서 성장을 추구하고 그 대가를 함께 나누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반면 소득주도성장은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근로시간의 급속한 단축 등 정부가 처음부터 적극적으로 개입해 소득을 끌어올리고 소비를 늘려 성장을 이루겠다는 경제실험이라는 것이다.

그동안 정부가 추진해온 소득주도성장은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근로시간의 급속한 단축 등정부가 처음부터 적극적으로 개입해 소득을 끌어올리고 소비를 늘려 성장을 이루겠다는 경제실험이었다. 그러나 1년여의 소득주도성장의 정책 실험은 성과가 없이 고용참사를 낳고 자영업자의 저항을 불러왔기 때문에 포용적 성장으로 정책의 방향을 전환하려는 의도로 비춰진다.

청와대는 지난달 말 윤종원 당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사를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으로 임명한 이후 이 개념을 앞세우고 있다. 소득 주도 성장이 포용적 성장에 포함된 것이고 선진국에서도 널리 쓰이는 점을 애써 강조한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정책의 변화나 개혁의 여지가 오히려 도드라지지 않아 보인다. 정책의 전환점에서 새 간판을 내 건다면 소득 주도이건 포용적 성장이건 어떤 간판을 내걸든 우리 시장에 대한 이해와 기본 상황에 맞는 성장 전략을 내 걸어야 할 것이다.  

 

[필자 주요약력]

(현) 경남대 석좌교수

      YTN 매체비평 출연

(전) 경희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방송통신심의위원회 특별 위원장

      방송위원회 심의 위원장

      언론중재위원회 위원

      KBS 예능국장, 총국장, 편성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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