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18-09-25 20:00 (화)
[우리땅 이야기] 오감만족, 여름의 도시 ‘부산’
[우리땅 이야기] 오감만족, 여름의 도시 ‘부산’
  • 이재윤 기자
  • 승인 2018.08.27 17: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일요주간=이재윤 기자] 해마다 여름이면 언론에 가장 많이 오르내리는 이름 부산의 해운대. 매년 60만 명 이상의 피서객들이 찾는 곳. 해운대는 한국 8경의 하나로 꼽히는 명승지이면서 자체 8경이 따로 있을 정도로 예로부터 사람들의 찬사를 받아왔던 곳이다.

해운대라는 지명만 하더라도 신라 말기의 학자 최치원이 난세를 비관한 끝에 속진을 떨쳐버리기로 작정하고 해인사로 들어가던 길에 이곳에 이르러 그 절경에 감탄한 나머지 동백섬 암반 위에 자신의 호를 따 해운대라 새긴 데서 비롯되었다고 할 만큼 오랜 세월 선인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아온 곳이다.

◆ 바캉스 1번지, 해운대

백사장 길이 1.8km, 너비 35~50m, 면적 7만200㎡의 해운대는 더 이상 설명을 보태는 것 자체가 사족이 될 정도로 여름철 피서지로는 단연 으뜸이다.

수심이 얕고 조수의 변화도 심하지 않아 해수욕장으로서는 최고의 조건을 갖추고 있으며 주변에는 각종 숙박, 오락시설이 잘 정비되어 있는 국내 1급 해수욕장이다. 게다가 주변에 국내 유수의 온천장까지 끼고 있어 단연 최고의 해수욕장으로 손색이 없다.

(왼)해운대 해수욕장, (오) 동백섬의 누리마루.
(왼)해운대 해수욕장, (오) 동백섬 누리마루.

이런 해운대를 더욱 특별하게 하는 것은 해운대 해수욕장 서쪽으로 이어진 동백섬이다. 예전에는 독립된 섬이었지만 오랜 세월에 걸친 퇴적작용으로 이제는 육지화된 섬. 앞서 해운대라는 지명의 유래가 된 최치원의 동상과 시비, 그리고 동쪽 해벽에 최치원이 쓴 ‘해운대’라는 글이 선명하게 남은 바위가 있다.

섬 전체를 붉게 물들이는 동백꽃의 아름다움이 고스란히 이름이 된 동백섬은 해운대 바닷가 쪽 암반과 절경만으로도 가히 천하제일이라 할 수 있다. 동백나무와 소나무가 울창한 섬 주위를 둘러보는 드라이브 코스와 산책 코스는 연인들에게는 동백꽃의 선연한 붉은 빛만큼이나 아름다운 사랑을 꽃피우게 한다.

자갈치 시장.
자갈치 시장.

◆ 오감이 즐거운 곳, 자갈치 시장

해운대와 함께 부산을 상징하는 곳은 바로 자갈치 시장이다. 부산 자갈치 시장은 우리나라 최대의 수산시장으로 숱한 이야기와 화제가 쌓인 곳이다. 한국전쟁 후 여인네들 중심의 어시장 형태로 자리를 잡으며 일명 ‘자갈치 아지매’라는 정겨운 이름이 생겼고, 부산 사람들의 치열한 삶의 현장으로 이제는 부산의 대명사가 된 곳이다.

억척스러운 경상도 아지매들의 투박한 사투리와 정겨운 입담이 오가는 시끌벅적한 자갈치 시장은 이방인들에게도 언제나 고향 같은 편안함을 안겨준다.

시장에서는 갓 잡아 올린 싱싱한 도미, 넙치, 방어, 전복, 멍게, 오징어, 낙지 등을 입맛에 따라 즉석에서 먹을 수 있고 말만 잘 하면 인심 좋은 자갈치 아지매들의 넉넉한 인심에 덤으로 배를 채울 수 있다.

자갈치 시장에서 먹는 회의 맛을 특별하게 하는 것은 사람들로 북적이는 시장통의 활력과 투박하게 쏟아내는 아지매들의 넉넉한 인심, 그리고 금방이라도 물 밖으로 뛰어오를 듯 퍼덕이는 싱싱한 활어들의 생명력이다.

을숙도.

◆ 철새들의 낙원, 을숙도

겨울새 수만 마리가 떼를 지어 헤엄쳐 다니다 물보라를 일으키며 하늘로 솟아오르는 눈부신 군무를 보려면 낙동강 하구 을숙도와 부근의 크고 작은 무인도들이 제격이다. ‘새(乙)가 많이 살고 물이 맑은(淑) 섬’이라는 뜻의 을숙도는 천연기념물 제179호로 지정돼 보호받고 있다.

팔백리 낙동강이 실어온 모래로만 이뤄진 을숙도 중심에는 물길이 미로처럼 얽혀 있다. 이 물길을 따라 사람 키를 넘는 갈대가 숲을 이룬다. 섬 북단에는 좁은 수로를 사이에 두고 일웅도가 있고, 남단에는 크고 작은 모래톱이 형성돼 있다.

국내 제1의 갈대밭은 한때 영화촬영의 단골무대가 될 정도로 분위기와 운치가 있다. 이문열의 연작소설 ‘젊은 날의 초상’ 제2부인 하구의 무대이기도 하다. 작품에서처럼 모래를 채취하거나 밭을 일구며 사는 주민들의 농막이 갈대숲 속에 띄엄띄엄 있었으나 지금은 사라지고 없다.

1987년 4월 하구둑이 낙동강을 동서로 가로질러 육지와 연결되면서 을숙도는 옛 모습을 많이 잃었다. 게다가 부근에 주택단지와 공업단지가 들어서고 문화회관과 축구장 등 공공시설들이 속속 들어서면서 죽은 섬이 되어가고 있다.

새들을 제대로 만나려면 명지포구에서 배를 타는 게 좋다. 바다로 나가면 대마등, 장자도, 진우도를 비롯해 무인도들이 파도에 실려 다가온다. 특히 모래로만 이뤄진 작은 섬들은 밀물과 썰물에 따라 모습을 드러냈다 감췄다 하는 낙동강 하구의 이어도들이다.

이제 그 옛 모습들은 많이 잃어버렸지만 해질 무렵 서서히 어둠 속으로 사라지는 을숙도의 신비로움은 개발의 상처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가슴을 두드리는 마력이 있다.

상해문.
상해문.

◆ 부산에서 만난 중국, 상해거리

상해거리의 역사는 120여년을 거슬러 올라간다. 부산 동구 초량동 부산역 맞은편 화교학교를 중심으로 중국영사관이 있던 자리를 구한말에는 청관이라 했다.

중앙동의 용두산 주위에는 왜관이 있었고 초량동에는 청나라 조계지가 설치되어 왜관에 대칭되는 말로 청관이라 일컬은 것이다. 당시 이곳에는 청국 사람들의 점표를 겸한 주택가가 형성됐는데 그 점포가 있는 거리를 청관거리라 했다.

부산 동구청은 1999년 1월 한중 양국 간 우호증진과 관광객 유치를 위해 청관거리 일대를 상해거리라 명명했다. 그리고 동구청은 거리명명을 기념해 2002년 거리 입구에 폭 12m, 높이 11m의 상해문을 건립했다. 교류 기념으로 중국에서 제작해 세운 상해거리의 상징인 상해문은 용 문양과 십이간지, 그리고 상해시를 상징하는 꽃 난초가 새겨져 있어 그 의미를 더한다.

이곳의 이국적이고 독특한 분위기는 영화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영화 ‘올드보이’에서 주인공이 15년 간 먹은 유일한 음식인 군만두를 찾아다니는 장면 등이 이곳에서 촬영된 것이다.

상해거리 中.
상해거리 中.

동구청은 이어 2004년 이후 매년 10월에 양국 간 우호를 자기고 이 일대의 경기활성화를 위해 상해거리축제를 열고 있다.

3일 간 열리는 축제는 길놀이를 시작으로 개막해 부산역 광장에 마련된 특설무대를 중심으로 각종 중국전통문화공연이 열린다. 용춤과 사자춤, 중국기예단의 공연, 우슈시범 등 중국전통문화공연과 중국요리전시회, 시식회는 가장 인기 있는 프로그램 중 하나다.

자장면 빨리먹기 대회, 상하이 트위스트 대회도 눈길을 끈다. 축제기간 내내 상해거리 곳곳에서는 인력거 탑승, 중국전통의상 전시 및 전통차 시음회가 열린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