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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호의 프리즘] 정부 주도 '소득주도성장 정책' 과연 효과적이고 효율적인가?
[이영호의 프리즘] 정부 주도 '소득주도성장 정책' 과연 효과적이고 효율적인가?
  • 이영호 칼럼니스트
  • 승인 2018.09.06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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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호 칼럼니스트
이영호 칼럼니스트

[일요주간 = 이영호 칼럼니스트] 최근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에 대한 갑론을박이 매우 뜨겁다. 필자가 즐겨보는 시사프로그램에 나온 진보 진영 쪽 논객들의 말에 일리가 있다. 간단히 말해 가계소득이 늘면 소비가 늘고 이에 따라 경제가 성장한다는 논리이다. 이는 이전 정부에서 실행했던 정부지출과 기업투자를 늘려 가계소득이 늘어난다는 것과는 역발상이다.

하지만 경제학 원론수준의 이해를 가진 필자는 의문이 가는 부분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경제학원론에 나오는 GDP = C + I + G + EX – IM 이라는 공식은 경제학원론을 공부한 사람이면 누구나 알 것이다. 해당 공식에서 GDP는 총생산, C는 가계지출, I는 투자, G는 정부지출 EX는 수출 IM은 수입으로 정의된다. 해당 지수 중 가계지출, 투자, 정부지출, 수출이 전년보다 늘어나고 수입이 그대로 있거나 줄어들면 경제가 성장했다고 흔히 말한다.

이번 정부는 여기서 소득증대를 통해 가계지출을 높여 성장을 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반면 이전 정부는 투자와 정부 지출을 통한 성장이었다. 언뜻 보면 둘 다 경제학적으로 어긋나지는 않는다. 하지만 가계지출 확대를 통한 성장은 정부지출을 통한 성장보다 비효과적이다. 이는 승수효과 (Multiplier Effect)가 다르기 때문이다.

승수효과의 정의는 경제에 자본 10을 투입하면 경제적 효과는 투입된 10이 아니라 그보단 몇배 높다 것이다. 이는 정부가 10을 쓰면 이는 어떤 사람의 소득으로 가고, 소득이 늘어난 사람이 다시 지출을 함으로써 또 다른 사람의 소득으로 가기 때문에 전체 경제는 더 크게 성장한다는 것이다. 이를 케인즈의 승수효과 (Keynes’ Multiplier Effect) 라고 한다.

가계소득 증대를 통한 가계지출 확대는 논리적으로 어긋나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속에는 비 효과성이 숨어있다. 이는 저축이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가계소득이 10 늘어난 첫 번째 가계는 이를 다 소비하지 않고 이중 일부를 저축하고 8을 소비한다, 이를 통해 두 번째 가계는 8의 가계소득이 늘어나고 이중 일부인 6을 소비한다. 이는 다시 세 번째 가계의 소득으로 가게 된다.

결국 8+6+….. > 10이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보면 10이 투입되어 이보다 더 큰 효과를 발휘한다. 하지만 정부지출 10이 늘어난 경우를 보면 가계소득 증대 효과보다 더 크다. 정부가 10을 쓰면, 첫 번째 수해자는 8이 된다. 즉, 10+8+6…. >10이 된다. 당연히 10+8+6….. 이 8+6+…. 보다 크다.

진보진영에서 소득주도성장이 케인즈 이론과 부합된다는 주장을 하면 그에 대한 정확한 근거를 묻고 싶다. 케인즈는 분명 소득주도를 통한 가계지출 확대가 아닌 정부지출주도의 성장을 하라고 말하고 있다.

소득주도성장의 비효율성에 대해서도 짚고 넘어가고 싶다. 얼마 전 필자는 옥스퍼드 MBA에서 만난 중국 동문과 이야기를 할 기회가 있었다. 해당 동문은 중국정부 산하 금융기관에서 근무하고 있다. 동문과 이야기 중 한국경제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현재 한국정부는 최저임금이 가파르게 올리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그 동문은 부작용에 대해 언급했고, 나는 이에 대한 방안으로 정부가 지원금정책을 마련했다고 언급했다. 그 중국동문은 매우 놀란 표정이었다. 한국은 미국처럼 자유시장 경제를 무척이나 지향하는 나라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그 동문은 정부의 개입은 언제나 비효율적이라고 필자에게 이야기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아도, 민간끼리 거래를 하면 훨씬 효율적이다. 중간에 거대한 정부를 끼고 거래하는 것보다 민간끼리 서로의 니즈에 맞게 거래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상식이다. 하지만 이번정부는 소득주도성장의 명목으로 노동시장에 적극 개입하려고 한다. 노동시장의 비효율성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필자는 이번 정부를 보면 프랑스 빵 값 규제사례와 비슷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프랑스는 18세기에 시민이 값싼 빵을 달라는 요구에 맞춰 국가가 빵 값을 규제하였다. 빵 값이 규제되자, 밀 가공업자가 밀 공급량을 줄여 밀 값이 폭등하게 되었다. 다시 국가가 밀 값을 규제하자, 밀생산자가 밀생산량을 줄여 시장의 극심한 혼란을 초래하였다. 결국 국가가 개입하여 국가 빵집을 열었으나, 이미 시장은 망가져 프랑스 국민들은 저 품질의 빵을 먹게 되었다.

이번 정부는 경제의 많은 부분에 개입하려 한다. 마치 1970년대를 보는 것과 같다. 영국에서 공부한 개발경제학 중 대한민국 성공사례를 보면, 성공의 핵심요인으로 강력한 정부주도의 성장이다. 진보진영은 이명박·박근혜 정부시절 한국정치상황을 1970년대 독재시대로 돌려놓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번 정부를 보면 한국경제 패러다임을 마치 1970년대로 돌려놓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필자는 영국 맨체스터 대학교 경제학사 및 옥스퍼드 대학교 경영학 석사학위를 가지고 있다. LG전자 영국법인 재무팀, 한진중공업 재무팀, 현대건설 전략추진실, 딜로이트 컨설팅에서 컨설턴트로 근무하였다. 중앙일보 영국통신원과 동아비즈니스리뷰 MBA 컬럼리스트로 활동한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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