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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소 적혈구처럼, 지명에 숨을 불어넣고”
“산소 적혈구처럼, 지명에 숨을 불어넣고”
  • 소정현 기자
  • 승인 2018.09.19 09: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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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기자형제! 신문 밖으로 떠나다’

[일요주간 = 소정현 기자] 여행은 아무 때나 갈 수 있지만 아무나 떠나지는 못한다. 거창하게 계획만 짜다가 중도에 깨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배낭을 채우고, 신발 끈을 동여맨 뒤, 현관문을 박차고 나갈 때 비로소 길은 열린다.

삶을 흔히 여행에 비유하곤 한다. 우여곡절 많은 인생사와 여행길이 꼭 닮아 있기 때문이다. 여행길에 우리는 울고 웃는다. 낯선 장소로 떠난다는 생각에 잠 못 이루며 설레기도 하며, 때로는 생각치도 못했던 난관에 봉착하기도 한다. 우연히 마주친 낯선 이를 말동무 삼아 함께 길을 걷기도 한다. 삶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살아있는 한, 우리는 모두 여행자다.

이 책의 저자인 기자형제는 자동차로 일주일도 걸리지 않을 전국일주를 굳이 오토바이로 감행했다. 여러 가지 고민 끝에 감행한 오토바이의 속도로 건널 수 있는 행간의 폭이 있을 것이며, 그 속도에 맞춰서 우리 국토의 마을과 마을을 구석구석 바라보았다.

이들은 잘 나가던 신문사의 편집국장과 부국장 직을 내던지고 국내 여행을 감행했다. 그리고 대한민국 구석구석 혈맥을 찾아 돌며 산소를 불어넣는 적혈구처럼, 우리나라 곳곳의 지명에 숨을 불어넣고, 애착의 눈길을 보내고, 유래를 찾아 이야기로 풀어냈다. 사소한 장삼이사들이 이 땅에 정을 붙이고 생사고락의 역사를 불어넣은 것이 마을마다의 지명이다. 이 땅의 잔손금에 돋보기를 들이대고 애정으로 행간을 채워나간 것이 이 책의 또 다른 묘미다.

형제는 방방곡곡을 누빈다. 충청도부터 경상도까지, 사기리부터 부수리까지. 우리나라에 이런 곳도 있었나 싶을 정도로 다양한 지명들이 펼쳐진다. 형제의 발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겠구나 싶을 정도다. 인생길과 꼭 닮아있는 그들의 입담을 듣고 있노라면 시간 가는 줄을 모른다.

여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형제의 마음은 어땠을까. 아마 이전보다는 홀가분하지 않았을까. 문득 여행을 떠나고 싶은 이들, 그동안 쌓아온 것을 잠시 내려두고 휴식을 취하고 싶은 분, 자연으로의 일탈을 꿈꾸는 분들에게 추천한다.

저자 나인문

중앙대 신문방송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하고, 유수 신문사에서 30여 년간 취재기자로 활동했다. 재직 당시 ‘까치 독사’라는 별칭이 붙을 만큼 사회의 부정과 부조리, 비리를 집요하게 파헤치는 필봉(筆鋒)으로 유명했다. 정치·경제·사회·문화부장을 거쳐 記者의 최고봉인 편집국장을 역임했다. 그동안 26개국을 여행한 해외파인데, 이번엔 대한민국 국토 종주를 통해 한반도 곳곳을 깊이 있게 알리고 싶어 방방곡곡을 누비게 된 여행가이자 진정한 저널리스트다.

저자 나재필

대학에서 신문방송학을 전공하고 영화 시나리오, 소설을 쓰다가 記者가 되어 25년 가까이 신문사에서 근무했다. 편집부장·편집부국장·논설위원을 역임했으며 10년간 칼럼을 집필했다. 편집기자협회 한국편집상, 사진기자협회 사진편집상, 편집기자협회 기자상 등 그랜드슬램을 이뤘다. 대전에서 서울까지 도보로 걷고, 하루에 50㎞쯤은 거뜬히 주파하는 뚜벅이형 여행가다. 詩人으로 등단한 휴머니스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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