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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정용진 야심작 호텔·소주사업 초라한 성적, 왜?
신세계 정용진 야심작 호텔·소주사업 초라한 성적, 왜?
  • 김지민 기자
  • 승인 2018.09.27 12: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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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년간 소주 '푸른밤' 누적판매량 800만병...제주소주 지난해 자본잠식 상태
지난해 6월 이마트로부터 100억원의 유상증자 받은 이후 올해 두 차례 증자 받아
부티크 호텔 '레스케이프', 인테리어 등 차별화에도 성수기 객실점유율 저조 고심
높은 가격 등으로 사업 초반 시장 안착 실패...가격 인하 등 파격적인 마케팅 실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사진=newsis)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사진=newsis)

[일요주간=김지민 기자] 스타필드, 삐에로쑈핑, 노브랜드, 피코크 등을 성공적으로 이끌며 유통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올해 야심차게 시작한 소주 사업과 호텔 사업이 예상과 달리 실적 부진 양상을 보이고 있다.

◆ ‘푸른밤’ 연간 판매량 800만병...경쟁사 최고는 18억병?

제주소주의 푸른밤. (사진=newsis)
제주소주의 푸른밤. (사진=newsis)

앞서 신세계는 2016년 12월 제주의 향토 주류업체 ‘제주소주’를 190억원에 인수했다. 이후 소주 생산 설비 확충 등 250억여원을 투자 후 지난해 9월 본격 출시했다. 브랜드명은 ‘푸른밤’이다.

푸른밤은 출시 직후 성매매 은어 논란에 휩싸였다. 푸른밤은 알코올 농도에 따라 ‘짧은밤(16.9%)’. ‘긴밤(20.1%)’으로 이름이 붙여졌는데, 해당 용어가 성매매를 연상시킨다는 주장이 일각에서 제기됐기 때문이다.

당시 시민단체 제주여성인권연대는 “푸른밤 소주에 붙여진 짧은밤과 긴밤이라는 용어는 성매매 현장에서 사용되는 은어”라면서 “소주를 성적대상화해 성매매를 연상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단체에 따르면 해당 용어는 성매매를 하는 남성들이나 성매매 업소에서 흔히 사용하는 은어로, 긴밤은 성매매 여성과 아침까지 시간을 보내는 것을, 짧은 밤은 한 차례 성관계를 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 같은 논란에도 푸른밤은 출시 4개월만에 300만병이 팔리는 등 성장세를 타는 듯 했으나 이후 판매 실적은 주춤하고 있다. 푸른밤 유통은 신세계백화점, 이마트, 이마트24 등 신세계그룹의 유통 채널과 제주지역의 일반음식점, 슈퍼마켓, 편의점, 이외 일부 일반 채널을 통해 이뤄진다.

지난 1년간 푸른밤은 누적판매량 800만병을 기록했다. 신세계 측은 이에 대해 “국내 소주시장에 신선한 변화를 이끌고 있다”며 자화자찬 했지만 기존 경쟁사와 비교하면 초라한 성적이다.

업계에 따르면 업계 1위 하이트진로의 ‘참이슬’의 연간 판매량은 18억병, 2위 롯데그룹의 ‘처음처럼’의 연간 판매량은 4억6000만병 정도로 추정된다. 또 한라산소주가 만드는 제주도의 지역소주 ‘한라산’의 연간 판매량은 5035만병이다.

무학이 만드는 부산의 지역소주 ‘좋은데이’는 지난해 5월 리뉴얼 후 한달만에 4000만병, 부산·경남 지역의 대표 주류기업 대선주조가 올해 1월 출시한 ‘대선’은 출시 2개월 만에 300만병이 팔렸다. 이들 모두 시장에서 푸른밤보다 좋은 성적을 거뒀다.

지난해 제주소주는 매출 11억원을 기록했으나 영업손실이 59억원, 순손실이 65억원에 달한다. 출시 첫해인 2016년 23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데 비해 크게 증가했다. 아울러 제주소주는 지난해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는데, 지난해 말 기준 제주소주의 자본은 205억원으로 자본금인 350억원보다 적었다.

이에 제주소주는 지난해 6월 이마트로부터 100억원의 유상증자를 받은 이후 올해도 두 차례 유상증자를 받았다. 이마트는 올 1월30일에 50억원을, 7월10일에 70억원의 증자를 실시했다.

그러나 이 같은 사업 부진이 계속되는 가운데 제주소주의 일반 채널 유통망이 증가한 것은 희소식이다. 런칭 초기 푸른밤은 신세계그룹의 유통채널을 통해 판매하는 비중이 90% 이상이었으나 지난 1년새 55%로 줄었으며, 8%에 불과하던 일반 채널 판매 비중도 45%를 초과했다.

또 런칭한지 갓 1년이 지났으나 벌써부터 해외 수출 실적을 내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제주소주는 현재 몽골에 푸른밤을 수출하고 있으며 판매망 확대를 위해 노력 중이다. 이에 업계는 이후 푸른밤이 어떤 방향으로 실적 개선을 일궈낼지 주목하고 있다.

◆ 레스케이프, 성수기에도 객실 점유율 20~30%?

레스케이프의 '아틀리에 스위트' 룸. (사진=newsis)
레스케이프의 '아틀리에 스위트' 룸. (사진=newsis)

이와 더불어 정 부회장이 정성들여 준비한 ‘레스케이프’ 호텔이 일명 ‘오픈발’과 시즌 성수기에도 객실 점유율이 20~30%에 그치는 등 실적을 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레스케이프 호텔은 신세계그룹 계열의 신세계조선호텔에서 해외 브랜드를 떼고 독자적으로 개발한 부티크 호텔이다. 부티크 호텔이란 규모는 작지만 독특하고 개성있는 인테리어와 디자인 등으로 기존 대형 호텔들과 차별화를 이룬 호텔을 말한다.

신세계조선호텔은 지난 7월19일 서울 남대문시장 옆 도심 한가운데서 이 같은 부티크 호텔 레스케이프를 개장했다. 그러나 7월 폭염의 영향 등으로 호텔 업계가 호황기를 맞은 것과 달리 레스케이프는 성수기 객실점유율이 30%대에 그쳤던 것으로 알려져 이를 두고 뒷말이 무성하게 나오고 있다.

최근 숙박 예약 서비스 야놀자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 호텔 예약 매출액은 전년 대비 3.14배 증가했다. 기록적인 폭염으로 호텔과 바캉스를 합친 일명 ‘호캉스’를 누리며 휴식을 취하려는 고객들이 늘어난 덕이다.

또 비슷한 시기에 문을 연 노보텔 앰배서더 동대문의 경우 객실 점유율이 70~80%에 달하는 등 호황을 만끽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레스케이프의 실적 저조 원인으로 잘못된 마케팅 전략을 꼽고 있다.

실제 레스케이프는 도심 한가운데 위치한 작은 호텔의 단가치고 너무 높은 가격을 받아 왔다. 가장 작은 27.2㎡(8.3평)의 디럭스 룸 ‘미니’의 하루 숙박료는 36만8000원(부가세 별도)이었다.

전체 객실 204개 중 64개를 차지하는 주력 객실 ‘아뜰리에’는 48만원에 달했다. 이 같은 소식을 접한 일부 누리꾼들은 이 가격이면 사실상 다른 선택지들이 많다며 ‘메리트’가 없다고 혹평을 가하기도 했다.

또 총지배인(상무)으로 유명 맛집 블로거 출신을 쓴 것도 호텔 경영과 맞지 않다는 지적이 따른다. 최근 신세계조선호텔은 레스케이프 부지배인으로 웨스틴조선호텔 출신의 호텔전문 경영인을 부지배인으로 발령냈다.

가격 또한 인하했다. 지난달 30만원 대에 머물던 미니 룸이 현재는 평일 기준 26만4000원(부가세 별도)으로 내려왔다. 이에 대해 업계는 사업 초반 시장 안착에 실패하자 가격 인하 등의 파격적인 마케팅을 실시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한편 레스케이프는 최근 자위기구 배치 논란에 휩싸이며 악재가 겹쳤다. 업계에 따르면 일본의 성인용품 전문업체 텐가코리아는 지난 7월 말부터 레스케이프 호텔에 자위기구를 공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레스케이프는 이를 ‘러브 키트’ 이름의 박스 형태로 객실마다 유료 어메니티(서비스용품)으로 제공했다. 박스 안에는 남성용과 여성용 제품을 각각 한 개씩 비치했으며 남성용은 텐가의 에그시리즈, 여성용은 이로하 시리즈다.

자위기구가 호텔 등 이른바 고급 숙박시설에 들어간 것은 극히 드문 경우로 꼽힌다. 일본, 유럽 등 해외에는 자위기구가 비치된 호텔이 일부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국내에는 이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 거의 없다.

이와 관련 레스케이프 측은 고객들에게 특색있는 서비스로 다가가고자 다양한 리테일 상품 개발을 강조하는 호텔업계의 추세 속에 위트있는 소품과 리테일 상품으로 차별화된 이미지를 전하고자 하는 새로운 전략의 일환이었다고 해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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