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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쌀값은 민심에 민감하다
[칼럼] 쌀값은 민심에 민감하다
  • 최충웅 언론학 박사
  • 승인 2018.10.16 14: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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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충웅의 시사터치]
최충웅 언론학 박사.
최충웅 언론학 박사.

[일요주간=최충웅 언론학 박사] 쌀값이 계속 올라 걱정들이 많다. 올 상반기에만 26.4% 올라 37년 만에 최고 상승폭을 기록하고 있다. 정부 창고에는 쌀이 남아돈다는데 쌀값은 오히려 15개월째 상승 중이라 이상한 유언비어까지 나돌고 있다. “북한에 쌀을 퍼주어 쌀값이 올랐다느니, 북한의 석탄과 우리 쌀을 바꿔치기 했다”는 괴담까지 흘러나온 것이다.

쌀값이 민심에는 민감하기 마련이다. 끼니 한 끼 해결이 힘겨운 팍팍한 서민에게는 쌀값이 생존에 가장 우선하는 대상이기 때문이다. 삼시세끼 쌀을 주식으로 하는 우리네 살림살이에도 민감하기는 마찬가지다. 그러니 정부에서는 쌀 수급에다 쌀값 조정에 심혈을 기울이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쌀농사에 매달리는 농민들 입장도 생각해야 한다.

정부입장은 어쩌면 ‘소금장수와 우산장수’ 자식을 둔 부모 입장이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민생의 민감한 쌀값이 적절한 안정세를 유지 못하고 갑자기 치솟아버리면 정책의 부실함이 없는지 우선 국민들은 의혹과 걱정이 앞 설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더구나 최근 1인 가구 증가와 쌀 소비 감소로 남아돌아야 할 쌀이 계속해서 가격이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쌀값 폭등은 지난해 흉년으로 수매량이 줄어 시중 공급량이 부족한 게 주요 원인이라고 한다. 정부가 2013년 이후 떨어진 쌀값을 회복하겠다며 비축 물량이 160만t에 이르는 데도 이를 제때 풀지 않고 되레 매입량을 늘려 값이 뛰었다는 것이다. 쌀값이 뛰는 와중에도 정부는 9월 중순 쌀 35만t을 공공비축미로 사들이기로 했다. 쌀값은 더 뛸 수밖에 없고 뛰는 폭이 오르는 집값보다 더하다는 지적이 나온 것이다. 정부는 지난해 72만t을 매입한 데 이어 쌀값이 오름세인 올해도 35만t을 다시 사들였다. 오름세가 예사롭지 않자 뒤늦게 22만t을 풀었지만 상승세를 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러한 정부의 공격적인 매수 정책도 쌀값 급등의 원인으로 꼽힌다. 정부의 수급조절이 어긋난 정책 실패 탓이 크다.

우리나라 쌀은 2000년 이후 19년째 공급이 수요를 웃도는 과잉 상태이다. 쌀 생산량은 1998년 510만t에서 지난해 397만t으로 22.2% 줄었다. 그러나 같은 기간 국민 1인당 쌀 소비 감소량이 37.7% 로 생산 감소량을 웃돌며 2000년 이후 매년 공급 과잉 상태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 쌀 생산량이 지난해 397만t보다 2.7~3.6% 감소한 383만~387만t이 될 것으로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본부가 전망했다. 올해 쌀 생산량 지난해보다 2.7~3.6% 줄어들 것이라고 하니 쌀값 상승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올해 1~5월까지 국산쌀 수출량은 6만915톤으로 지난해 한해 수출량(2850톤)에 비해 무려 20여배나 증가했다. 올해 들어 불과 5개월 사이에 쌀 수출이 지난해 12개월보다 20여 배나 많이 늘어났다. 게다가 우리나라는 올해 1월 식량원조협약 회원국에 가입을 완료함에 따라 세계식량계획(WFP)을 통해 우리 쌀 5만톤을 중동과 아프리카에 지원한 것이다. 농림축산식품부가 5월 10일 전북 군산항에서 중동과 아프리카에 원조용으로 지원하는 출항 기념식을 가졌다. 우리 쌀 5만 톤이 분쟁과 재해 그리고 기아로 고통 받는 중동(시리아, 예멘)과 아프리카(케냐, 에티오피아, 우간다)에 무상으로 전달된 것이다. 이에 따라 최근 쌀값 인상이 해외 쌀 원조가 한몫 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우리나라의 식량자급률은 OECD국가 중(20위권)에서 바닥권에 속한다. 금년현재 자급률(47%)은 50%에도 미치지 못한다. 그런데도 우리국민은 식량이 부족한 나라에서 살고 있다는 심각성을 전혀 느끼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는 평소에 쌀이 남아돈다는 인식이 팽배해있기 때문이다. 쌀만 부족하지 않으면 식량자급률은 그리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치부해 버리는 것이다. 식량에 대한 인식이 크게 잘못된 사례이다.

올해는 여름철 폭염과 폭우로 인한 채솟값 상승으로 농산물은 전년동월대비 12.0% 상승했다. 채소류는 전년동월대비 12.4%로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생산량 감소를 일으키는 기상상황 때문이라 해도 지방자치단체의 쌀 품질 고급화와 재배면적 축소 기조로 가격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이기도 하다.  

고달픈 농민들의 어려운 처지를 생각해서라도 쌀값이 적정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 그렇다고 떨어졌던 쌀값 5년치가 한꺼번에 올라 가뜩이나 팍팍한 서민 가계를 위협하는 현실도 문제인 것이다. 정부는 가계 사정에 큰 무리가 없도록 쌀 매입과 방출 등 수급조절 방안을 보다 치밀하게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기름값이 오르고 과일, 채소 가격도 치솟고 있는데 쌀값마저 뛰면 서민들의 주름살은 더 깊어질 수밖에 없다.  

[필자 주요약력]

(현) 경남대 석좌교수

     YTN 매체비평 출연

(전) 경희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방송통신심의위원회 특별 위원장

     방송위원회 심의 위원장

     언론중재위원회 위원

     KBS 예능국장, 총국장, 편성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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