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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자신을 돌아보고 진로를 결정해야”
[칼럼] “자신을 돌아보고 진로를 결정해야”
  • 시인 양은진
  • 승인 2018.10.30 11: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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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된 학생 모범답안 - 잘하는 것 없어요?”
▲ 시인 양은진
▲ 시인 양은진

‘중학교 자유학년제’로 1년 확대 운영

‘좋아하는 것’ 낭만적이고 추상적 꿈?

 성찰! 본인도 모르는 사이 해결될 것!

● 준비된 학생으로 모범답안을 받는 것

요즘 중학교에는 정규수업 중 진로 수업시간이 있다. 맥락을 같이 하는 자유학기제도 작년 한 학기에서 올해부터는 자유학년제로 1년으로 확대되어 운영된다.

그 기간 동안 중간, 기말고사를 비롯한 지필 고사 없이 학교별로 여러 방법으로 자신의 적성을 알아보고, 다양한 직업군을 탐색하며 꿈이라 말하는 직업을 찾아본다. 적성에 관련된 활동을 발표하기도 하고, 명문대학을 방문하여 멘토가 될 만한 선배들의 이야기도 듣는다.

엄마들 모임에서도 가장 부러운 친구는, 공부나 운동을 잘하는 친구 못지않게 일찍 자신의 진로를 찾은 친구들이다.

예체능 쪽에서 두각을 보이는 아이들이 운동이나 예술로 진학을 염두해 두고 나아가는 것을 기본으로 하고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하는 친구들은 라디오 작가나 드라마 작가처럼 좀 더 구체적으로 직업을 정해서 그 방향으로 나아간다.

아들의 같은 반 친구는 유학진로를 꿈꾸고 있는데 그 부모는 딸이 가고 싶어하는 유학할 나라에 필요한 것들을 준비하고 있다고 하여 다른 엄마들의 부러움을 사기도 했다.

수능을 치룬 세대이지만 그럼에도 푸는 문제가 더 긴 지문에 더 많은 사고력을 요하는 방향으로 바뀌었을 뿐, 학교를 다니는 방식은 비슷했다. 일단 학교에서 제시하는 교과서와 학습지를 가지고 열심히 공부를 한다.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풀어보고 외우고 그렇게 오랜 시간 한 길만 걷다보면 그 사이 소소하게 사춘기도 넘기고 가정이나 친구관계에서 오는 개인사를 겪으며 한층 성숙해져갈 무렵 성적표가 눈앞에 놓여지고 그때서야 대학문을 앞에 두고 적성과 진로를 고민해서 빠른 시간 안에 선택이 이루어졌다. 빠르게 진로를 결정하는 친구들이 고등학교 1,2학년때였다.

그런 면에서 지금의 중고등학생들은 학습 수준도 부쩍 상향조절 됐을 뿐 더러 학생부 종합전형이라도 염두해 둔다면, 성적은 기본적으로 상위권으로 유지하면서 취미와 특성을 살린 동아리 활동이나 봉사 활동도 학습 못지않게 일관성 있게 챙겨야 한다.

부모 눈에 방 정리나 생활습관도 미숙한 마냥 어리게 보이는 그 녀석들이 미리 사회에 나갈 준비를 일찍부터 하고 사회인으로의 의무나 권리까지 알아서 진로를 결정하고 그것을 꿈으로 이야기 한다는 것이 실로 가능한 것인지 의심스럽기까지 하다.

물론 그 와중에 너의 꿈이 뭐니 라는 질문을 장래희망과 같은 말과 동의어로 취급하면서 오는 혼잡함까지 감내해야 한다. 좋아하는거 하고 싶은거에 사회구성원으로 생산적 역할을 해내야하는 것까지 고려해야 하므로 우리네 어릴 때처럼 별을 보며 천문학자를 꿈꾸고, 정의롭지 못한 사회를 바로잡아보겠다고 판사나 경찰을 꿈꾸던 그런 낭만적이고 추상적인 꿈이 아니다.

짧은 삶 안에서 인상적인 경험을 통해, 구체적인 선의가 발동하고 예를 들어 아픈 사람을 도와주고 싶고, 간호하며 고쳐주고 싶다면 의학을 공부해야겠다는 계기가 되는 것이고, 수술을 하는 의사에서 구체적으로 흉부외과 의사까지 단계적으로 적합한 시기에 희망직업을 구체화 해야만 학생종합전형에서는 준비된 학생으로 모범답안을 받는 것이다.

● 엄마 난 꿈이 없는 것 같아요.

학교에서 진로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다보니, 아직 꿈을 찾지 못한 아이들은 그런 이유로 방황하기도 한다. 어느 날 큰 아이가 진지하게 엄마에게 물었다. “엄마 난 꿈이 없는 것 같아요. 잘하는 것도 없고, 잘하고 싶은 것도 없어요...”

힘없이 말끝을 흐리는 그 아이는 남자아이들이 한때 좋아한다는 그 시기를 벗어나서도 곧잘 그림을 그리며 혼자서도 잘 노는 아이었다. 초등학교 때는 전국 단위 대회에서도 척척 수상을 하고 미술학원 선생님 말씀으로 색을 쓰는 감각이 있다는 말들을 듣고 자랐다.

그렇게 미술을 하고 싶지만 남편의 반대로 그 꿈을 접고 나니, 본인이 미술 이외에 뭘 좋아하는지, 뭘 잘하는지도 몰라서 고민이 된 것이다. 사춘기에 들어선 아들이 처음으로 내게 털어놓는 고민 그에게 힘이 되어주고 싶었다. 며칠을 고민한 후, 우리는 찬찬히 자기 자신을 들여다보며 뭘 좋아하는지 찾아보기로 했다.

먼저 하루 일과와 일주일간의 스케줄 그리고 한달 동안 우리가 무엇을 하고 어떤 일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지 무얼할 때 즐거운지 되살펴보기로 했다.

하교하면, 친구들 만나러 나가기 바빠서 엄마랑 마주앉아있는 시간이 한톨도 없었던 아들과 하교 후에는 1교시부터 5~6교시까지 무슨 수업을 했고 각 쉬는 시간에는 무얼하고 쉬었으며 급식은 무얼 가장 맛있게 먹었는지 우린 그런 이야기들로 상당히 오랜 시간 이야기 할 수 있었다.

녀석도 어지간히 고민이 되었는지 그 시간을 꼬박꼬박 지켜주더니 나중에는 즐기는 듯했다. 안타깝게도 그 시간들을 통해 그 아이의 미술과 창작에 대한 열정만 더 확인하던 차 신기하게도 남편이 마음을 돌리고, 취미로 한다는 전제 하에 일주일에 한 두번 미술학원을 다니는 것까지 허락해 주었다.

아직 결론이 난 것은 아니지만, 차분히 스스로의 일과를 돌아보는 것만으로도 정리가 된 느낌이었다 그리고 설명할 수 없는 이유로 실마리가 풀어지고 있었다. 어쩌면 그것이 11월이라 그랬는지 모른다.

연말이 되면 우리는 새해맞이를 하기 위해 일년을 정리하는 시간을 갖곤 하는데 그전에 한 달만 먼저 자신을 추스르며 차분히 돌아보면 어떨까? 자기를 알아보고 알아챈다는 것이 문제해결의 첫 매듭일지도 모른다.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고민하고 있는 문제가 해결될지도 모르는 마법의 달이 될테니.

■ 프로필

2012년 예술세계 등단

현) 안양 샘병원 치과의사

대한여자치과의사협 이사

10기 EBS 스토리기자

yeji3929@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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