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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①] 계란으로 바위 깬다…대기업과 싸우는 사람들
[기획①] 계란으로 바위 깬다…대기업과 싸우는 사람들
  • 정수남기자
  • 승인 2018.12.03 15: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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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기업노조, 현대차와 8년째 맞짱…정몽구회장 사주로 해고
한국음료노조, LG 꼼수에 맞서…코카콜라와 동등한 처우 요구
지난해 진보 정권이 들어서면서 상대적으로 비주류이던 국내 노동자의 삶이 다소 개선됐지만, 현대차와 LG는 노사 갈등으로 시끄럽다./사진=정수남 기자
지난해 진보 정권이 들어서면서 상대적으로 비주류이던 국내 노동자의 삶이 다소 개선됐지만, 현대차와 LG는 노사 갈등으로 시끄럽다./사진=정수남 기자

[일요주간=정수남 기자] 지난해 진보 정권이 들어서면서 상대적으로 비주류이던 국내 노동자의 삶이 다소 개선됐다. 최저임금 인상과 근무시간 단축, 대기업의 ‘갑질’ 등을 엄벌하면서 부터이다.

다만, 우리 사회 곳에는 여전히 대기업의 횡포가 남아 있어, 정부의 노력이 더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노동계에 따르면 현재 서울 곳곳에 위치한 재벌기업의 사옥 앞에는 해당 기업 노조원들이 생존권 확보를 요구하면서 농성을 펼치고 있다.

이중에서도 재계 2위인 서울 양재동 현대차 사옥 앞에서는 유성기업 해고노동자들이 3년째 천막 농성을 펼치고 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유성기업(회장 유시영)과 짜고 2011년 유성기업 직원들을 대거 해고했기 때문이다.

충남 아산시에 위치한 유성기업은 현대차의 1차 협력사로 아산공장과 영동공장에서 각각 피스톤링을 생산해 납품하고 있으며, 자회사인 동서공업과 와이엔텍에서 각각 피스톤과 실린더를 받아 완제품 실리더도 현대차에 공급하고 있다.

현대차 1차 협력사인 유성기업의 해고노동자들은 3년째 천막 농성을 펼치고 있다./사진=정수남 기자
현대차 1차 협력사인 유성기업의 해고노동자들은 3년째 천막 농성을 펼치고 있다./사진=정수남 기자

유성기업은 협력사이기는 하지만, 피스톤링 등 자동차 핵심부품을 공급하고 있어 현대차에는 없서서는 안되는 존재이다. 다만, 유성기업 노동조합은 2009년 임금과 단체협상을 통해 2011년부터 주간 연속 2교대제 시행키로 사측과 합의했다. 이에 따라 노조는 2011년 회사에 주간 2교대 시행을 요구했지만, 당시 원청사인 현대차가 불가 방침을 사측에 전달하면서 시행이 무산됐다.

노조는 사측에 2교대 시행을 강력하게 요구했지만, 회사는 25명을 무더기로 해고하는 등 맞대응했다.

당시 노조가 반발하자 사측은 직장을 폐쇄했다. 이어 5월 사업장이 다시 열었지만, 사측은 어용노조를 만들어 원노조원들의 출근 정지와 견책, 해고 등을 단행했다.

원노조는 소송을 제기했고, 20개월 후 승소해 복직했으나 이중 11명은 다시 해고됐다. 법원도 재판에서 어용노조를 불법 단체로 판시했다.

당시 대법원은 영동공장 91일, 아산공장 41일 간의 지위보전 판결을 내렸다. 직장폐쇄에 따른 보상으로 해고 직원당 1100만원에서 1200만원의 보상을 받았으며, 가처분 신청에서 승소하면서 해고 노조원들은 회사로부터 월 200만원의 지위보조금을 받고 있다.

/사진=정수남 기자
/사진=정수남 기자

이 같은 일련의 과정에 정몽구 회장의 사주가 있었다는 게 해고 노동자들의 주장이다.

노조 측은 “당시 노조 와해를 위해 현대차가 유성기업에 500억원을 지원했고, 부품 단가 두자릿수 인상 등을 제안했다는 소문이 나돌았다”며 “이들 소문은 재판 과정에서 모두 사실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유성기업 변호인으로부터 현대차 임원의 관련 이메일과 문건 등을 확인하는 등 현대차 개입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관련 문건도 2015년 추가 발견됐다고 노조 측은 강조했다.

이는 유성기업 노조가 주간 2교대를 시행할 경우 현대차 노조 역시 같은 요구를 할 것으로 우려한데 따른 것으로 업계는 분석했다.

유성기업 노조 주병희 복지부장은 “당시 현대차는 주야간 2교대제를 시행했지만, 협력사가 주간 2교대제를 먼저 시행하는 게 상당히 거슬렸던 것 같다”며 “부품 조달 문제와 함께 자사와 다른 협력사로 파급을 우려했으며, 임금 부분에서도 부담을 느꼈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해고 노조원이던 한광호 씨가 2016년 초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 과정에서 해고 노조원이던 한광호 씨가 2016년 초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사진/정수남 기자
이 과정에서 해고 노조원이던 한광호 씨가 2016년 초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사진/정수남 기자

고(故) 한광호 씨는 사측과 모두 9건의 소송에 휘마렸으며, 당시 경찰과 검찰에서 수시로 출석을 요구하자 심리적 부담으로 죽음을 택한 것으로 토조 측은 분석했다.

유성기업이 노조원을 상대로 고소와 고발한 게 1인당 20∼30여건으로 모두 1000건이고, 벌금만 수백억원에 이른다. 유성기업 노조원 대부분이 전과 10범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현재 노조원 40%가 우울증 약을 복용하고 있으며, 나머지 노조원 역시 우울증 고위험군이라는 심리상태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중 자살을 시도한 동료만 20명에 이르고, 스스로 정신병동에 입원한 동료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대해 김필수 교수(대림대 자동차학과)는 “현대차그룹의 주요 사안은 여전이 정몽구 회장이 챙기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정 회장의 결단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현대차 한 관계자는 “유성기업 문제는 상당히 오래된 일”이라면서도 “협력사 일이기 때문에 현대차와는 연관이 없다”고 일축했다

주 부장은 “대부분 동료의 부인이 생활 전선에 나가 있으며, 빚을 내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죽지 못해 산다. 우리는 돈을 원하는 게 아니다. 인간다운 삶을 살고 싶다”고 덧붙였다.

재계 4위 LG그룹의 서울 여의도 쌍둥이 빌딩에서는 한국음료지회 노조원들이 60일째 천막 농성을 펼치고 있다.
재계 4위 LG그룹의 서울 여의도 쌍둥이 빌딩에서는 한국음료지회 노조원들이 60일째 천막 농성을 펼치고 있다./사진=정수남 기자

청와대 측에서는 이 사건과 관련해 담당 검사에 사건을 철저하게 규명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현대기아차의 협력사는 2만 곳에 달한다.

재계 4위 LG그룹의 서울 여의도 쌍둥이 빌딩도 시끄럽기는 매 한가지이다.

민주노총 전국화학석유식품산업노조 한국음료지회 노조원들이 60일째 천막 농성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주)한국음료(대표 이형석)는 코카콜라, 씨그램, 토레타, 조지아, 미닛메이드 등의 음료를 위탁 생산하는 회사로 2010년 4월 LG생활건강 계열사인 코카콜라음료(주)가 인수했다.

노조는 코카콜라음료의 임금과 복지에 견줄만한 ‘동일노동·동일임금’ 원칙을 요구하고 있다.

코카콜라는 2010년 인수 당시 직원들에게 코카콜라음료 임금과 복지의 80% 수준을 약속했지만, 이를 8년째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노조는 지적했다.

이에 따라 4월 한국음료 정규직원 47명 가운데 32명은 노동조합을 만들고, 사측과 협상을 진행했다. 조노는 사측과 이견이 좁혀지지 않자 총파업에 이어 천막 농성에 각각 돌입했다.

회사 측은 노조 출범이후 생산 공장에 CCTV(폐쇄회로화면)를 대거 설치하고, 노조원의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하고, 이를 녹화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사진=정수남 기자
/사진=정수남 기자

최영수 한국음료지회장은 “똑같은 제품을 생산하면서 값싼 노동력을 착취하는 회사의 태도는 문제가 있다”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 노조를 만들었고 회사의 약속 이행을 요구하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노조원들은 사측의 무노동 무임금 원칙으로 차를 팔거나 대출 등 빚을 내 어렵게 생계를 꾸리고 있다”며 “대화에 진전이 없을 경우 상급 기관과 함께 대규모 집회를 열겠다”고 덧붙였다.

한국음료 노조는 안양 코카콜라에서도 약속 이행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이와 관련, 한국음료 측은 노조 자체를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복지 향상과 임금 인상에도 부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전북 남원시에 자리한 한국음료는 현재 일부 직원과 협력사 직원들이 생산을 진행하고 있으며, 사측과는 접촉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이 회사는 지난해 모두 404억7525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직원들의 평균 임금은 3000∼5000만원 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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