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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쪽방 등 '주거 빈곤층' 비현실적 정책에 고통..."임대주택은 꿈도 못꿔"
[현장+] 쪽방 등 '주거 빈곤층' 비현실적 정책에 고통..."임대주택은 꿈도 못꿔"
  • 박민희 기자
  • 승인 2018.12.06 17: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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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일고시원 화재 참사 그후
'비주택 주거실태 및 제도개선 방안 토론회' 현장 모습.(사진=박민희 기자)

[일요주간=박민희 기자] 지난달 7명의 사망자를 낸 종로 국일고시원 화재 참사 이후 고시원과 쪽방촌 등 주거취약계층의 열악한 주거실태에 대한 사화적 관심사가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빈곤층의 주거 안전 등에 대한 제도개선 및 정부가 현실성 있는 정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는 지난 4일 오전 2018홈리스추모제공동기획단, 주거권네트워크 세계인권선언 70주년 인권주간 조직위원회와 공동 주최로 ‘비주택 주거실태 및 제도개선 방안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토론회에는 실제 쪽방촌과 고시원에 거주 중인 주민들과 국일고시원 화재 사고 생존자 양모씨가 참석해 빈곤층이 겪게 되는 열악한 주거환경과 어려움에 대해 증언하며 개선방안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다.

적절한 주택의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열악한 거처를 의미하는 비주택의 경우 통상 판잣집이나 비닐하우스, 고시원, 여관이나 여인숙 등 숙박업소, 쪽방 등을 포함한다.

서울 용산구 고시원에 거주하고 있다는 권모씨는 고시원의 부실한 안전 점검 실태를 지적했다. 과거 쪽방 거주 당시 화재 사고를 겪어 불에 대한 공포심이 있다는 그는 “고시원 거주자들이 완강기의 사용법 조차 모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완강기가 한 자리에 5~10년간 그대로 그 자리에 있다. 소방점검이라고 나왔는데 소화기 유무는 확인조차 않는다”면서 “소방점검을 하면 완강기 작동이 제대로 되는지와 사용법을 제대로 알려주면 좋겠다“며 당국의 실질적인 소방안전 교육을 요구했다.

서울역 맞은편 동자동 쪽방촌에 거주하고 있는 양모씨는 ”정처없이 노숙을 하다가 쪽방촌으로 들어오게 됐다“고 말했다. 건강 악화로 다리를 절단하게 됐다는 양씨는 신체조건 상 거동이 어려워 화장실을 쓸 때는 외부로 나가지만 자정이 넘은 시간이나 눈이 많이 오는 날에는 외출이 불가능해 계속 참다보니 변비가 심해 약을 먹고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임대주택에 들어가고 싶어도 300~500만원에 달하는 보증금이 부담돼 기초생활수급자인 형편에 병원, 생활비 등을 제외하면 (돈을) 모을 수 있는 여건이 되지 않는 게 현실이다“고 토로했다.

국일고시원에 4년간 거주한 양씨는 ”고시원의 열악한 환경도 중요하지만 구청이나 동사무소의 안일한 대처를 얘기하고자 나왔다“며 참사 이후 그는 구청이나 동사무소로부터 제대로된 조치나 안내를 받지 못했다며 당국의 미흡한 대처를 꼬집었다.

양씨는 ”주민센터에 구호물품이 들어와도 제대로 통보해주지 않는다. 제대로된 지식과 상황도 모른 채 6개월만 임대주택에 살고 나가라고 한다”며 “의식주 해결도 안되고 이불, 식기, 세면도구 등 생활에 필요한 최소한의 것들도 없는데 어떻게 6개월간 살라는 거냐”고 호소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 인권위는 한국도시연구소를 통한 연구 용역 ‘비주택 주거실태 파악 및 제도개선 방안’ 보고서를 발표했다. 한국도시연구소는 지난 7월23일~8월31일 한 달여간 쪽방, 판잣집, 고시원 등 주거환경이 열악한 비주택 거주 203가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와 심층 면접조사, 지역조사를 실시했다.

84.2%가 1인가구, 냉난방 시설 미흡 '범죄 노출' 우려

실태조사 결과, 비주택 가구의 ‘1인 가구’ 비율은 84.2%에 달했으며 특히 쪽방이나 고시원에서 그 비율이 높았다. 이들은 주로 목돈 마련이 어려워 보증금이 없는 고시원이나 쪽방을 선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로 사고로 인한 장애, 이혼, 만성질환 등으로 근로 능력이 저하된 가구원이 많았고, 가구주가 경제활동을 하고 있는 비율은 35.0%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일하지 않는 주요 이유는 ‘고령, 질병, 장애(67.2%)’ 등의 이유 때문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 겨울철 추위로 겪는 어려움이 큰 것으로 나타났는데, ‘거처 내 난방시설이 없는 가구 비율’은 24.1%로, 또한 ‘실내 온도를 적절히 유지하지 못하는 가구 비율’은 57.5%를 차지했다.

또한 현재 거처에서 범죄 피해를 당한 경험이 있는 비율은 19.7%로, 무단침입이나 폭언과 다툼 등이 가장 많았다. 거주자들은 절도나 폭언, 이웃이나 관리인에 의한 스토킹 등 다양한 범죄에 노출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대주택 공급 필요성

거주민들은 현재 거처에서 겪는 어려움의 주요 원인으로 ‘거처의 열악한 시설(55.2%)’을 꼽았으며, 가장 필요한 주거복지 프로그램으로 ‘공공임대주택’을 택한 비율이 가장 높았다(34.0%). 공공임대주택 입주 의사가 있는 가구 비율은 61.6%로 집계됐지만, 이들은 ‘보증금’과 ‘자격기준 미달’등의 문제로 입주의 장벽을 크게 느끼고 있었다.

보증금 문제만 해결할 수 있다면 당장 임대주택에 들어가고싶다는 응답이 많았다. 또한 임대주택 신청 기준을 충족하는 것에 어려움을 느끼는 가구도 있었는데, 고시원에 거주 중인 박모씨(28세)는 “공공임대주택을 신청할 때 ‘서울에 얼마만큼 살았나’에 가점을 주는 경우가 있어 직장에 따라 집을 어쩔 수 없이 이사를 하는 것인데 불합리하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 소장은 “국가에 주거정책을 결정하는 많은 위원회들이 있지만 그곳에서 당사자의 참여는 전혀 보장돼 있지 않다”며 “가난한 사람의 입장은 대변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시청이나 읍, 면, 동 공무원들도 정부의 복잡한 정책에 대해 자세히 알고 있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당사자가 정책의사결정에 참여해야 하는 것이 국가인권위원회가 해야할 일이지만 우리나라는 그게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며 정책의 비현실성을 꼬집었다.

최 소장은 “(임대주택은) 가장 가난한 사람이 사는 공간인 만큼 강력한 규정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연령과 혼인 상태 등에 따른 수급 차별 문제도 지적했다.

그는 “우리 사회의 쪽방 문제는 국토통부만의 문제로 해결이 되지 않는다”며 “보건복지부와 소방당국 등의 도움 등 주거정책보다 더 큰 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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