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스쿨미투 1년, 응답하라 대한민국..."한 사람의 용기가 평등하고 안전한 학교 만들어"

박민희 기자 / 기사승인 : 2019-01-04 17:5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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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지혜 청소년 페미니즘 모임 운영위원 인터뷰
지난 4일 오전 광화문 광장 앞에서 열린 ‘스쿨미투, UN에 가다’ 캠페인 발족 기자회견 모습.(사진=박민희 기자)

[일요주간=박민희 기자] “스쿨미투 고발 이후 1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다.”


청소년 페미니즘 모임 등으로 구성된 단체가 교내에서 벌어진 성폭력 등을 고발하는 운동인 ‘스쿨미투’와 관련해 이 같은 현실을 고발했다.


전국청소년행동연대 날다, 청년정치공동체 너머 등 30개 단체로 구성된 2.16 스쿨미투 전국집회 ‘스쿨미투, 대한민국 정부는 응답하라’ 공동주최단(이하 스쿨미투 공동주최단)은 지난 4일 오전 11시 서울 광화문광장 이순신동상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스쿨미투, 유엔에 가다’ 캠페인과 관련 배경을 설명하고, 학교와 교육부에 전국 스쿨미투 고발자들에 대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스쿨미투 공동주최단은 이날 “교육부는 여전히 단편적인 해결책만 제시하고 있으며, 속출하는 학내 성폭력 고발과 2차 가해를 방치하고 있다”며 스쿨미투를 알리게 된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아울러 지난해 12월 스쿨미투 고발 10개월만에 정부의 종합대책이 발표됐지만, 그동안 고발자는 2차 가해 및 신변 위협에 시달리고, 가해교사는 불기소 처분을 받는 등 교육부가 근본적 해결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정부가 발표한 학내 성폭력 전수조사와 학생인권법 제정 등은 스쿨미투 해결책을 담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다.


이들은 “정부에 성폭력 전수조사를 요구한다”며 “정부 차원에서 학내 성폭력 현황을 적극적으로 파악하고, 책임있게 대응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사립학교의 비민주적 운영과 폐쇄적인 학교문화가 학생이 직접 나서 부당한 일을 고발할 수 없게 만들었다“며 사립학교법 개정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교육부의 학내 성폭력 전수조사와 함께 사립학교법 개정을 통해 사립학교 교원의 징계수위를 국공립 교원과 같게 해야 한다는 것이 이들 주장이다.


양지혜 청소년 페미니즘 모임 운영위원은 이날 <일요주간>과의 인터뷰에서 “국가기관이나 학교를 신뢰할 수 없는 현실 속에서 (스쿨미투 ) 피해 사실을 알리기가 쉽지 않겠구나라는 것을 많이 느끼고 체감했다“며 “하지만 학교 내 분위기는 여전히 미투에 대해 관대하지 못하다. 가해자가 무혐의 처분을 받는 경우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학교가 과연 변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가지게 된다"고 현실적인 어려움을 토로했다.


한편 이들 단체는 오는 2월 초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UN아동권리위원회 사전심의에 참여해 스쿨미투 운동에 동참해온 청소년 당사자와 활동가, 변호사 3인과 스쿨미투를 알릴 계획이다. 또한 같은 달 16일 서울에서 전국적 규모의 스쿨미투 집회인 ‘스쿨미투, 대한민국 정부는 응답하라’가 개최될 예정이다.


(사진=박민희 기자)<br>
(사진=박민희 기자)

다음은 양지혜 청소년 페미니즘 모임 운영위원과의 일문일답.


-국내에서도 미투 운동이 거센다. UN에 가서 스쿨미투를 알리려 하는 이유는.


△스쿨미투라는 공식적 운동을 지난해 2월부터 한 해 동안 이어왔는데, 여전히 교육부에서는 실효적인 대책보다는 임시방편적인 면피용 대책만을 발표하고 있는 상황이다. 스쿨미투 고발이라는 것이 청소년들이 진행하다보니 체계적으로 대응하거나 지속되기가 너무워 한계를 많이 느꼈다. 우리 사회에서 힘있게 해결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국제사회에 이것을 알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이 들어서 준비하게 됐다.


-두 달간 전국을 돌며 스쿨미투 집회를 개최해 교육부 등 정부에 책임있는 해결을 촉구했는데, 그 후 달라진게 있다고 보나.


△(지난해) 12월21일에 교육부에서 종합대책을 발표했고, 저희 역시 대통령시행령을 통해서 사립학교 교원의 징계를 강화한다거나, 가해교사의 처분들을 피해자에게 공지해준다거나 하는 부분들은 굉장히 나아진 측면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것은 사실 고발 직후에 이루어졌어야 하는 대책이고, 아주 최소한의 직접적인 대응일 뿐이다. 저희가 요구했던 전수조사 혹은 페미니즘 교육 등은 여전히 언급조차 되지 않고있고 실정이다. (지난해) 10월 초에는 교육부에서 전수조사는 어렵다는 입장을 밝혀 굉장히 실망스럽다.


-사회 각 분야에서 미투 고발로 일부 피의자들은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다. 스쿨미투가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에 녹아들지 못했다고 한다면 그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우리가 만났던 많은 피해자들의 경우 경찰수사를 직접 받아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고발을 포기하거나, (경찰 조사를 받다가) 중도에 그만두는 일이 정말 많았다. 당사자들이 사회적으로 보호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적극적으로 경찰 조사에 임했을 때 신변에 위협을 느끼는 경우도 있었다. 이를테면 한 여고에서 성추행을 고발한 사건이 있었는데, 고발자 명단이 모두 학교 교장에게 넘어간다거나 하는 일들을 경험하면서 SNS 등을 통해 고발이 이루어질 수 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서면으로 실명을 밝히며 (사정당국에) 고발을 하지만, 경찰이 이에 대해 적극적으로 조사하기는커녕 방치하고 전수조사에 대한 책임도 이행하지 않고 있는 부분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일부 교내 성폭력 등이 언론에 보도되기도 했는데, 실제 현실은 어느 정도로 심각하다고 보나.


△집회를 다니면서 (스쿨미투 피해자들의) 고발 내용을 듣다보면 적잖은 학교에서 여성혐오나 성차별 발언이 일상적으로 행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돼다. 또한 국가기관이나 학교를 신뢰할 수 없는 현실 속에서 피해 사실을 알리기가 쉽지 않겠구나라는 것을 많이 느끼고 체감했다. 그럼에도 이미 전국에서 자신의 학교명을 내걸고 진행된 스쿨미투 고발이 70건이 넘었다. 하지만 학교 내 분위기는 여전히 미투에 대해 관대하지 못하다. 가해자가 무혐의 처분을 받는 경우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학교가 과연 변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가지게 된다.


-교육부가 달라질 것이라고 보나.


△이 최소한의 대책을 내놓는데 까지 열달이 걸린 교육부, 또한 청소년들이 기꺼이 거리로 나왔고, 자신의 요구에 대해 외쳤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응답하지 않는 교육부가 과연 달라질 것이냐에 대한 고민은 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사람의 용기있는 고발이 스쿨미투의 꺼지지 않는 동력이 되고, 학교와 정부 당국을 조금씩 변화로 이끌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계속해서 스쿨미투 관련 집회를 열 계획인가.


△지난 두 달 간 전국에서 집회를 열었고, 2월16일에 전국적인 스쿨미투 집회를 열 계획이다. 이것은 각 교육청이나 학교 당국을 넘어 대한민국 정부가 스쿨미투에 적극적으로 응답하고, 평등하고 안전한 학교를 만들어 줄 것을 요구하는 학생들의 요구이다. 앞으로도 서명운동 등을 계속해서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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