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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호 한방칼럼] 보약에 대한 잘 몰랐던 상식들
[김주호 한방칼럼] 보약에 대한 잘 몰랐던 상식들
  • 김주호 원장
  • 승인 2013.08.14 05: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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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약은 귀한 약인가?
당연한 얘기다. 우리 몸이 허약해진 부분을 보충하고 기능이 떨어진 대사를 촉진시켜 건강을 유지하도록 하거나 혹은 더욱 증진시켜 우리의 인생을 좀 더 풍요롭게 해 주는 고마운 역할을 하는 것이 보약이니 당연히 귀하다 아니 할 수 없다.

그렇다고 해서 가격이 비싼 약들만이 꼭 보약이라 할 수는 없다. 물론 보약의 대명사와도 같은 녹용이나 인삼 같은 약재들은 확실히 좋은 보약이기는 하다.

이는 전통의학의 경험에서도 그렇고 현대의 임상시험에서도 밝혀져 있다. 하지만 인삼과 녹용만 보약일 수는 없다. 동의보감이나 본초강목에도 수천 수만 가지의 약재들이 기재되어 있거늘 그 중에 인삼과 녹용만 보약이겠는가?

하다못해 길가에 밟히는 하찮은 들꽃 한 송이라도 내 몸의 체질과 증상에 맞으면 보약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예를 들면 은행 같은 경우 흔히 볼 수 있지만 폐의 기운을 보하고 상당한 강장작용도 가지고 있다. 우렁이 한 마리도 간의 기운을 보하는 놀라운 효능을 낼 수 있다.

그 뿐 아니다. 어린 오골계 한 마리에 찹쌀, 황기, 대추, 생강, 밤, 천궁 등 한약재를 넣고 푹 고아 먹으면 체력이 한결 증진되는 것을 느낄 수도 있고, 여기에 다른 한약재 말고 옻을 넣어 조심스럽게 복용하면 속이 냉하고 찬 것을 견디지 못하는 증상을 가시게 할 수도 있다.

보약은 사방천지에 널려있다. 가깝고 싼 먹을거리들 중에도 보약은 있다. 하지만 보약은 한 가지의 식품, 즉 약재를 말하기도 하지만, 여러 가지의 약재들의 배합, 즉 ‘처방’ 수준이 되려면 아무래도 약물에 대한 지식을 갖춘 전문가가 조제해야 하며 아무렇게나 보약이라 알려진 약재들을 섞어서 끓인다고 보약이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보약은 약효가 더디다고들 하는데 그 말이 맞는 것일까?

사실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보약과 가장 비슷한 현대과학의 산물이 비타민제나 포도당 같은 것들인데, 실제 인삼을 복용하는 것이 비타민이나 포도당을 복용하는 것에 비해 피로회복의 효과가 훨씬 빠르며 지속효능도 더욱 장기적이라는 실험 결과도 있으니, 한약의 약효가 반드시 더디다고만은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보약도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개인의 건강 상태에 따라서 그 효과가 빠르거나 더디게 나타날 수도 있으니, 예컨대 신체가 매우 허약하고 피로가 심한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약효가 빨리 나타나기도 하지만, 상태가 상대적으로 좋은 경우에는 효과가 더디게 나타나기도 하는 것이다.

메마른 논에 물을 대는 것과 물이 충분한 논에 물을 대는 것에 비유하면 맞을 것이다. 하지만 가뭄이 심하냐 덜하냐에 따라 같은 양의 물이 충분할 수도, 부족할 수도 있다. 몸의 쇠약이 심하다면 강력한 보약으로도 신체 기능을 회복시키는 데 부족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그러므로 보약이란 너무 허약해지기 전에 미리 복용해야 하는 것이며, 또한 믿음과 인내를 가지고 꾸준히 복용해야 하는 것이며, 각자 몸의 상태와 체질에 따라 각기 다르게 조절해서 복용해야 하는 것이기도 하다.

음식도 보약인가? 그것도 맞는 말이다.
동의보감에 보면 “땅에 비유하면 나무가 늙어도 새 가지를 만나면 다시 살아나고 사람이 늙어도 진기(眞氣)를 보태주면 다시 젊어질 수 있다”는 구절이 있다.

여기서 말하는 ‘진기’라는 것은 일종의 기초 체력을 말하는데, 그 기초 체력이란 것은 우리가 영양분을 섭취해 형성되는 후천적인 것이 있고, 타고 난 선천적인 것 이렇게 두 가지 요소로 이루어진 것이다. 선천적인 것이 부족한 것은 후천적인 노력으로 보충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은 전적으로 영양에 의존한다. 영양이란 다른 것이 아니라 단백질, 지방, 탄수화물 등의 기본 요소를 음식을 통해 섭취한다는 뜻이며, 그러한 음식의 섭취가 인간의 기본적 생명 활동으로 이어지는 기초이기 때문에 무엇을 먹고 섭취하느냐가 건강에 있어 가장 중요한 문제이며, 그래서 나온 말이 ‘의식동원(醫食同源: 의약과 음식은 뿌리가 같다)’인 것이다.

의식동원이란 말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 첫째는 음식이 곧 생명인 것처럼 약도 곧 생명이라는 뜻이고, 둘째는 약도 음식처럼 무리없이 인체 기능을 평형 조절해야 하며, 음식도 약처럼 해가 될 수 있음을 자각하여 주의를 게을리하지 말라는 뜻이다. 즉, 음식도 보약이며, 보약도 음식처럼 섭취해야 한다.

음식도 보약이라면, 어떻게 먹어야 보약이 될까?
음식에도 음양(陰陽)이 있고, 다섯 가지 맛, 즉 오미(五味)가 있고, 또한 다섯 색깔, 즉 오색(五色)이 있어서 이것을 이해하여야만 음식을 보약으로 제대로 먹을 수 있다.

식품의 음양을 예를 들어 아주 간략하게 설명하자면, 동물성 식품이 음이라면 식물성 식품은 양, 대추처럼 몸을 따뜻하게 하는 식품이 양이라면 수박처럼 차고 몸을 식히게 하고 물이 많은 과일이 음이다. 따라서 체질과 증상에 따라 다르게 먹어야 보약이 된다.

음식의 오미는 신맛, 쓴맛, 단맛, 매운맛, 짠맛인데, 이들 각각의 맛은 우리 몸의 오장육부와 관계가 있다. 신맛은 간과 관련 있어서 임신으로 간이 위축되면 신맛을 즐겨 찾게 된다.

짠맛은 신장과 관계가 있어 염분을 과다하게 섭취하면 신장에 부담을 주어 몸이 붓고 소변이 적어진다.

또한 맛끼리는 상생관계가 있어 신맛과 쓴맛, 쓴맛과 단맛, 단맛과 매운맛, 매운맛과 짠맛, 짠맛과 신맛이 순서대로 상생을 하게 되는데, 예컨대 짠맛이 신맛을 생하므로 김치도 짠맛과 신맛이 조화되어야 식욕을 돋우게 된다.

반대로 음식 간의 상극관계도 있는데, 예를 들어 땅콩이나 씨앗같은 견과류들과 감자, 고구마 같은 전분이 많은 음식을 함께 먹게 되면 상극작용이 일어나 몸에 좋지 않다.

신맛 과일과 단 과일도 상극 관계다. 돼지고기는 생강이나 아욱을 꺼리고, 쇠고기는 기장, 부추, 밤을 꺼리며, 우유는 날 생선이나 신맛이 나는 것을 꺼리고, 닭고기는 마늘, 찹쌀, 잉어를 꺼리며, 뱀장어는 은행을, 새우는 닭고기나 돼지고기를 꺼리고, 인삼은 무를 꺼린다는 것 등으로 이는 한약 복용시에 참고할 만하지만, 단 상극이라 알려진 모든 것들이 맞는 것은 아니라는 점은 참고로 알아두면 되겠다.

음식의 오색은 푸른색, 붉은색, 노란색, 흰색, 검은색을 말하며, 이 색깔들은 각각 간, 심장, 비장, 폐, 신장과 관련이 있어서, 붉은 색이 많이 도는 음식을 먹게 되면 심장을 보하고 혈액을 보강한다. 검은콩이나 오골계처럼 검은 색이 도는 식품은 신장을 튼튼하게 한다.

보약도 약이라면 부작용이 있을까?
당연히 있을 수 있다. 부작용은 그 사람의 체질이나 증상에 맞지 않는 약을 복용하거나 아니면 제대로 된 진찰 없이 오남용한 경우에 생긴다.

하지만 이런 상식적인 원인 말고도 심리적으로 믿지 못하거나 효능을 불신할 경우에도 역시 부작용은 나타날 수 있으므로 부작용이라 함은 천차만별이다.

보약을 복용하면 살이 찌지 않을까 염려하는 경우가 많은데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으며, 살이 찐 그 상태 자체가 기허(氣虛)로 인한 경우가 많으므로 보기제를 복용하면 오히려 살이 빠지면서 건강해지는 경우도 허다하다. 내 몸에 맞는 약재를 전문가에게 제대로 처방받도록 하자.

보약은 체질과 맞아야 하며, 또한 그를 처방하는 사람이 약재의 운용 방법에 통달해야 하므로, 함부로 전문 지식이 없는 개인이 신뢰도가 낮은 약재를 여기저기서 구입해서 조제하면 문제가 생길 수 밖에없다. 따라서, 반드시 한의사의 처방을 받아서 복용해야 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옛말에 ‘병이 사람을 죽이지 않아도 약이 사람을 죽일 수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양약이든 한약이든 제대로 된 복용법에 의해 복용하지 않는다면 그 후환은 이루 말할 수 없다. <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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