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사탐방-18] 사람 가까이, 일상을 공유하는 도량...화장사(華藏寺)

이재윤 / 기사승인 : 2019-08-30 09:5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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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주간 = 이재윤 기자] 매달 말사탐방을 할 때면 으레 고즈넉한 산사의 풍경을 떠올리며 길을 나선다. 구불구불 이어진 산길을 따라 우거진 숲과 그 속에서 지저귀는 생명들의 청아한 소리에 머리가 맑아지는 느낌을 받는다.


말사탐방은 여태까지와 달리 도심으로 떠났다. 지하철 1호선 화원역 3번 출구를 나와 화원읍 행정복지센터 뒤편 골목으로 들어서면 침장류 공장과 주택들이 이어져 있고, 잠시 후 높다란 화장사 일주문이 나타난다. 

 

▲ 대구 달성군 화원읍 천내리에 있는 화장사 내 '극락회상도'(출처=달성군·한국학중앙연구원)

칠성바위의 가피를 입다!


화장사는 달성군 화원읍 천내리에 있는 동화사의 말사이다. 화장사의 ‘화장(華藏)’은 연화장(蓮華藏)과 같은 의미로, 연꽃에서 태어난 세계, 연꽃 속에 담겨 있는 세계, 즉 부처님의 진신인 법신 비로자나불의 정토를 의미한다. 


일주문 밖 골목에 주차를 하고 내리니, 담장 너머로 스님 한 분이 인사를 건넨다. 화장사의 주지 소임을 맡은 지 1년 남짓 되었다는 선혜스님이었다. 요사채 뒤에서 일을 하던 중에 방문객을 맞은 것이다. 선혜스님은 일하던 손길을 멈추고 마른 손을 털며 반갑게 맞아주었다.

“화장사에 위기가 있었죠. 도시계획에 따라 우리 화장사 경내 중심에 도로가 놓일 뻔 했는데, 칠성바위 덕에 무산되었어요. 사찰을 창건할 때부터 깊은 인연을 갖고 있는 칠성바위가 선사시대 지석묘로 알려지면서 결국 도로공사 계획이 변경되었고, 화장사도 이렇게 자리를 지킬 수 있게 되었습니다. 비록 100년이 채 안 되는 짧은 역사를 지닌 사찰이지만, 부처님의 두터운 가피가 돌보고 있는 사찰입니다.”

화장사 경내에 있는 칠성바위가 청동기 시대 지석묘군으로 밝혀지며 화장사는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화장사 지석묘군은 경내에 3개가 남아 있고, 한 기는 화장사 담에 걸쳐 있으며, 나머지는 화장사 바깥에 놓여 있다. 2006년 4월 대구광역시 기념물 제13호로 지정되었다. 


개발 문제는 도심에 있는 사찰이다 보니 겪게 되는 일이기도 하지만, 선혜스님은 부처님의 가피가 아니겠냐며 손을 모았다. 도심에 있는 사찰이다 보니 이점도 있다. 선혜스님은 “여기가 그래도 역세권”이라며 웃었다. 지하철 1호선 화원역이 바로 앞이라 연로한 신도들도 찾아오기 좋다.

따뜻한 도량, 화장사


화장사는 1925년 보원거사(普願居士) 김영옥(金英玉)이 건립한 사찰이다. 주위 사람들에게 도인이라 일컬어질 정도로 신심이 컸던 그는 한문과 지리, 한의학에 능통했다고 한다. 독실한 불자였던 그는 수년 동안 참선을 하며 공부했고, 그러던 어느 날 꿈에 신령이 나타나 바위 7개가 있는 곳을 가리키며 그 중 제일 끝에 있는 바위 주위에 절을 지으라는 현몽을 한 후 이곳에 절을 짓게 되었다. 


현재 가람은 극락보전을 비롯해서 원통전(圓通殿), 삼성각(三聖閣), 일주문(一柱門), 그리고 요사 2개 동이 있다. 극락보전에는 아미타여래가 극락에서 설법하고 있는 장면인 극락회상도(極樂會上圖)가 뒷벽에 탱화로 걸려 있고, 수미단에는 중앙에 석가모니불과 좌우에 관세음보살, 대세지보살이 협시하고 있다. 건물에 비해 불상이 작은데, 이것은 원래의 본전이었던 용화전에 안치하였던 불상을 중창하면서 옮겨 왔기 때문이다.

화장사는 달성군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찾아오는 신도들이 있지만, 창건 후부터 지금까지 지역 주민들에게는 오랜 세월 일상 속에서 함께 해온 ‘우리 절’로서 익숙함이 크다.
선혜스님은 “제가 이곳에 주지 소임을 맡은 지 1년 정도 됐는데, 저보다 신도분들이 화장사에 대해 더 잘 안다”며 웃었다.


앞으로 시내에 있는 도량으로서 많은 분들이 편하게 화장사를 찾아 쉬었다 갈 수 있는 사찰, 신도들과 가까이 할 수 있는 사찰로 거듭나기 위해 경내에 작은 쉼터라도 만들고 싶다는 선혜스님은 “따뜻함이 느껴지는 도량”으로 만들고 싶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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