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광장] ‘준-연동형비례대표제’, 이 역시 꼼수! 「선거구별 추첨제」가 진정한 민의와 개혁!

남해진 논설주간 / 기사승인 : 2019-03-23 11:4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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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해진 논설주간

[일요주간 = 남해진 논설주간] 단식투쟁에 들면서 2018년 12월 6일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선거제 개혁에 “자신을 바치겠다.”라고 했다. 15일, 문 대통령이 선거제 개혁 합의안에 지지 의사를 밝혔다는 임종석 비서실장의 전언을 듣고는 환한 표정으로 열흘 만에 단식을 풀었다.
한때 유력한 대권 주자였던 손 대표 아니었던가? 국가와 민족을 위한 대의명분의 봉헌(奉獻)도 소신공양(燒身供養)도 아닐진대 그러한 표현의 비장한 각오까지야. 그의 명성과 발자취에 비해 언행과 행보가 적잖이 옹색했다.

선거제 개혁의 일각(一角)인 연동형 비례대표제 관철과 방어를 두고 여야가 사투를 벌이고 있다. 현 국회의원 정수 300석을 유지하면서 지역구 253석과 비례대표 47석에서 각각 225석과 75석의 안(案)으로 더불어민주당과 야 3당(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은 지난 17일 공직선거법 개정안에 합의하였다.

한편, 자유한국당은 아예 비례대표를 없애고 270명 지역구 국회의원만으로 국회를 구성하자는 자체 안을 내놓았다. 이에 여야 4당이 강력히 반발하면서 선거법 패스트트랙을 추진하기로 하였다. 재적의원 298명 중 3/5인 178(178.8)명 이상의 찬성이 요구되고 야 3당 일부 의원들의 반발 등으로 그 통과가 그리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이 선거제도는 전국 정당 득표율 기준으로 연동률 100%를 적용하는 독일의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변형한 것으로, 50% 적용의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방식에 다시 전국을 6개 권역별로 나누어 배분하면서 석패율제를 적용하자는 내용이다. 용어 자체만으로도 일반 국민이 이해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난수표와 같이 복잡한 계산법의 선거제도이다.

이 제도의 도입 취지는 거대 양당 정치의 횡포와 폐해를 지양하고 선거에서 사표를 최소화하여 민의를 충실히 반영하면서 다양한 사회변화와 국제정세에 적응하고 대처할 수 있는 다당제 체제로 가자는 게 외견상 명분이다. 그러나 이해관계에 얽힌 여야 4당의 야합 이면의 노림수도 숨어있다.

현존하는 선거제도 중 가장 민의를 잘 반영한다는 평가를 받는 독일의 연동형 비례대표제이다. 그러나 우리 정치 토양에 대입되면 곧바로 각 정당과 정파의 이해관계에 얽히고설키면서, 명분과 조건에 의해 왜곡되고 변형되어 ‘꼼수’가 된다.

더 나은 선거법과 선거제도는 없는가. 보통·평등·직접·비밀선거의 4대 원칙에 의해 투표용지에 투표하는 것이 가장 보편적 선거 방법이다. 여기에는 후보들의 투표용지 게재를 선거구별 추첨으로 순환하여 배정하는 「순환순번제」가 있고, 「기호순번제」가 있다.

교육감 선거처럼 선거구별 추첨에 의하고 기호에 따르는 순환순번제에는 ‘순서효과’와 ‘기호효과’가 있다. 전국적으로 일괄하여 쓰는 정당별 기호나, 중선거구제를 채택하고 있는 지역의 구·군 의회 기초의원 선거 기호인 1-가, 1-나, 1-다 등과 같은 일련 기호에 의한 일렬투표에는 그 ‘후광효과’가 있다.

20여 년 전, 필자는 어느 선관위 주최 ‘정당정치 발전 연수회 주제 발표’에서 각 선거구별로 후보자가 직접 추첨하여 기호를 정하는 ‘기호 추첨제’ 실시가 그중 가장 적확하게 민의를 반영할 수 있는 최상의 제도라고 역설한 적이 있다. 돌이켜 살펴보면 그리 새로운 방법도 생소한 제도도 아니다.

기실 1948년 제헌 의원 선거부터 1960년 제5대 국회의원 선거까지 전국 선거구별로 추첨하여 기호를 정하는 ‘선거구별 기호 추첨제’가 시행되었다. 제3공화국 6대 국회의원 선거 이후 그 내용과 형태에 있어 변화는 있었으나 정당별 기호가 부여된 제도가 20대 국회의원 선거까지 지금껏 줄곧 유지되어 왔다.

완벽한 선거제도란 없다. 그러나 민의가 가장 잘 반영될 수 있는 투표와 선거라면, 앞서 언급한 차례의 이익에 의한 ‘순서효과’나 기호에 의한 ‘기호효과’, 일련성에 의한 일렬투표의 ‘후광효과’가 될 수 있는 한 배제되고 최소화·극소화된 선거일 것이다.

1960년 이전에 시행되었던 ‘선거구별 기호 추첨제’는 국회 의석수에 따라 정당별로 기호가 주어지는 현 제도보다 민의 반영에 있어 훨씬 앞선 제도이다. ‘순서·기호·후광효과’의 간접 효과에 의한 민의의 왜곡보다 후보자 개인의 자질과 능력에 의한 ‘직접 효과’가 훨씬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세계에서도 문맹률(文盲率)이 가장 낮은 고학력의 우리 국민이다. 벽보와 투표용지에 숫자 대신 막대기를 사용했던 70년 전 투표는 오래전에 사라졌다. 그 연장선에서 사용하는 후진적 아라비아 숫자 기호도 선거에 있어서 이제는 문맹의 잔재가 되었다.

비례대표 선출 방법을 두고 여야 4당과 자유한국당이 사활을 걸고 대치하고 있다. 당랑규선(螳螂窺蟬), 눈앞의 이익만을 생각하고 더 큰 것을 잃는 것은 아닌지. 정당·정파적 이해를 떠나 제대로 된 선거제 개혁의 의지가 있다면, 이제 기호도 버리자. 순수한 「선거구별 추첨제」 선거제로 선회하면 된다. ‘무조건’식 몰표 형태의 정당 투표 행태에서 벗어나 다당제로 가기 위한 첩경이기도 하다.

「선거구별 추첨제」 큰 틀의 선거제 개혁 아래 국회의원 300석 정원 안에서 지역구와 비례대표의 비율을 정하고, 정당의 전국 득표율이나, 권역별 득표율 중 하나를 택하여 단순한 계산법으로 비례대표를 배분하면 된다.

“진정 국민을 위한다.”라며 늘 입으로만 뇌까리는 위선을 진솔한 양심으로 바꾸고, 권력욕과 정파적 이해를 청산한다면, ‘선거제 개혁?’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옛 선례를 꺼내 새롭게 다듬어 쓰는 용단과 실천! 이것이 큰 걸음의 선거 개혁이다!

 

◈ 남해진 논설주간 프로필

* (현) 한국도심연구소 / 소장

* (현) 박정희 대통령 현창사업회 /회장

* (현) 정수진흥회 수석부회장

* (전) 김범일 대구시장 정책협력 보좌관

* (전) 자민련 부대변인, 대구시당 대변인

* (전) 한나라당 대구시당 수석부대변인

* (전) 바른미래당 대구시당 / 수석대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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