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논코리아 비즈니스솔루션, ‘고객 신분증 유출’ 하고도 쉬쉬

조무정 기자 / 기사승인 : 2020-01-10 12: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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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벤트 응모양식에 등록된 신분증과 개인정보 고스란히 노출시켜
피해자들에게 알리고 관계기관 신고 마쳤다며 사과문도 게재 안해
▲ 캐논코리아 비즈니스솔루션 강남 사옥 /  최세환 대표이사 (이미지=캐논BS)

 

[일요주간 = 조무정 기자] 캐논코리아의 제품을 산 사람들의 개인정보와 신분증이 자사 이벤트 페이지에 고스란히 노출된 개인정보 유출사건이 일어났다. 

 

작년 12월 11일 이벤트에 참여한 49명 고객의 이름, 전화번호는 물론 신분증 사본 등의 개인정보가 공개되었지만 되었지만 한달이 지난 지금까지 홈페이지에는 공식적인 사과나 관련자 징계 소식은 전해지지 않고 있다.

 

JTBC의 보도로 사건이 알려진 후, 캐논코리아 비즈니스 솔루션 측은 “전산상의 설정 오류로 약 28분간 정보가 공개됐다”며  “한국인터넷진흥원에도 자진 신고했다”고 밝혔다. 또한 방송통신위원회의 조사에도 성실히 임했다며 재발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문제는 드러난 피해보다 잠재적인 추후 피해가 더 우려되는 상황에서 책임자 명의의 사과문이나 관련자 징계 등의 후속조치가 어떻게 진행중인지 전혀 알려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임의대로 변경하거나 재설정이 사실상 불가능한 신분증 노출은 ‘개인정보관련 최악의 사고’일 수 밖에 없다. 

 

때문에 후속 조치가 필수적이지만 캐논 비즈니스솔루션 측은 느긋한 반응이다. 일요주간은 후속조치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듣고자 여러차례 며칠에 걸쳐 연락을 했지만, 공식 입장을 담은 이메일만 왔을 뿐 담당자와 통화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불과 28분동안 노출이어서 피해가 크지 않다고 보더라도 해당 페이지에 누가 어디서 얼마나 접속했는지 분석하고 피해 규모를 정리하기에는 충분한 시간이 지났다. 캐논코리아 비즈니스 솔루션측은 “정보가 노출된 고객에게 개별 안내를 진행중”이라고만 밝혔다. 

 

유출된 정보는 대포폰, 대포통장, 불법 대출 등은 물론 명의 도용같은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사은품 블루투스 스피커를 받으려고 이벤트에 응모한 고객들이 이 같은 잠재적인 불이익까지 걱정해야 하는 것인지 답답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캐논 비즈니스솔루션 홈페이지의 하단에는 정보보호 관리등급제도에서 인증을 받았다는 마크가 선명하게 표시되어 있다. 캐논 비즈니스솔루션의 홈페이지만 본다면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도 불구하고 아무 문제가 없다는 듯 오해할 여지가 있어 보인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는 정보보호 관리등급제도를 운영중이며 우수와 최우수 등급을 부여하는 기관이다. KISA 홈페이지에는 캐논코리아비즈니스 솔루션이 영업부문 IT운영관리로 지난해 9월 4일 인증서(ISMS)를 받았고 이는 3년간 유지된다고 나와 있다. 

 

사측이 신고한 기관이기도 한 KISA에 캐논 비즈니스솔루션처럼 신분증 사본을 포함한 개인정보 유출이 기업의 관리소홀로 발생한 경우 유지 조건에 변동이 있는지, 피해 정도를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 등을 문의했지만 “현재 조사중으로 결과가 나오면 위원회를 통해 심의한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들을 수 있었다. 

 

개인정보보호 관련된 사항은 정보통신망법 제 47조의 3에 의거, 방송통신위원회가 담당하고 있다. 불특정다수가 사용하는 인터넷 홈페이지에 개인정보가 노출될 경우 심각한 후유증이 발생할 수 있기에 방통위는 이용자 정책국에 개인정보침해조사과를 두고 있다. 방통위가 서둘러 조사를 마치고 어떤 결과가 나올지 기다려야 할 뿐이다. 

 

한편, 캐논코리아 비즈니스솔루션은 1985년 주식회사 롯데캐논으로 설립되어 일본 캐논과 기술도입계약을 체결하여 복사기와 토너를 생산하는 전문기업으로 35년간 운영되어 왔다. 그 결과 매출액 4996억원에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에 사옥이 있는 우량 기업으로 성장했다. 올 2월에는 한국능률협회로부터 2019년 한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 같은 규모있는 기업이 연말연시, 뉴스가 많은 틈을 타 늑장대응을 하고 있다는 것은 고객 정보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하겠다. 

 

데이터 3법이 통과되며 개인정보를 활용한 비즈니스가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되는 세간의 분위기에 찬 물을 끼얹는 것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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