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 오너 폭언·욕설에 허위소송까지...비윤리기업 직격탄

이수근 기자 / 기사승인 : 2021-03-04 14:3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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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허위자료까지 동원해 기만적으로 특허를 등록한 후 특허소송 제기 행위로 경쟁질서의 근간 훼손
알비스D 특허출원 과정에서제품 발매전 특허를 출원하라는 회장의 지시에 따라 급하게 특허출원을 추진
윤영환 명예회장의 셋째 아들인 윤재승 회장, 2018년 임직원들에게 상습적으로 폭언과 욕설 논란에 사임

[일요주간 = 이수근 기자] 대웅제약이 국내 위장약 시장에서 경쟁사의 시장 진입 저지를 위해 허위로 특허침해 관련 소를 제기하고, 후속제품의 특허출원 과정에서 허위자료를 제출해 특허를 취득한 후 경쟁사를 상대로 특허침해소송을 제기하는 등 기만적 행위를 일삼다 적발돼 수십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고 검찰에 고발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조성욱, 이하 공정위)는 알비스·알비스D 제조·판매사인 대웅제약이 부당하게 특허권 침해 금지의 소를 제기해 제네릭 약품의 판매를 방해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22억 9700만원을 부과하고, 법인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결정했다고 4일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대웅제약은 경쟁 파비스제약이 자사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는 것을 인지하고도 특허침해금지소송을 제기한 것을 비롯해 허위자료로 알비스D의 특허출원을 획득한 후 안국약품에 대해 특허침해소송을 제기해 제네릭 약품 판매를 방해했다.

알바스(소화성 항궤양용제로도 불리우며, 위염‧위궤양‧십이지장궤양 등의 치료에 사용)는 대웅제약이 개발한 위장약으로 세 가지 약리유효성분인 비스무트, 라니티딘, 수크랄페이트로 구성된 복합제다.

2000년 6월 출시된 기본 제품 알비스와 2015년 2월 출시된 후속 개량 제품 알비스D(함량을 두 배로 높여 복용편의성 증진)가 있다.

대웅제약은 해당 제품군과 관련 원천특허 1개와 후속특허 2개를 등록했다. 하지만 대웅제약의 알비스 원천특허가 만료(2013년 1월)되자 경쟁사들도 제네릭을 본격적으로 개발해 시장에 진입했다.

이에 따라 대웅제약은 매출방어를 위해 후속제품인 알비스D를 2015년 2월 출시했고, 뒤이어 안국약품의 알비스D 제네릭도 발매됐다.

이처럼 제네릭 시장을 둘러싸고 경쟁이 심화되자 대웅제약은 경쟁사들을 효과적으로 방어하기 위해 알비스와 알비스D 후속특허를 이용해 경쟁사에게 특허침해소송을 제기하는 계획을 수립했다는 게 공정위 설명이다.

실제 특허침해 여부와 관계없이 일단 특허침해소송이 제기되면 병원, 도매상 등의 거래처가 향후 판매중단 우려가 있는 제네릭으로 거래를 전환하기가 어렵다는 점을 이용한 것이다.

대웅제약의 법 위반 내용을 보면 경쟁사가 알비스 제형특허(이중정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인지하고도 판매를 방해하기 위해 파비스제약을 상대로 특허침해금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다. 

 

<알비스 대응전략 및 알비스D 특허출원 경위 내부문건>

 

▲자료=공정거래위원회.

 

공정위에 따르면 대웅제약은 소 제기 전에 파비스제품을 직접 수거해 피막파열시간(이중정 안쪽에 위치한 핵정을 둘러싼 피막으로 약물간 상호작용 방지를 위해 중요한 요소)을 측정함으로써 이중정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는 점을 명확히 인지했다.

대웅제약의 실험에서 파비스제네릭의 피막파열시간은 10분 이내로 대웅의 특허권리범위(20~90분)을 침해하지 않다는 것을 확인했음에도 불구하고 연초 대형병원 입찰 시 소송 중인 제품은 향후 판매가 중단될 수 있다는 점을 홍보해 파비스 제품의 이미지에 타격을 주기 위해 가처분 소송을 강행했다.

업계에 따르면 대형병원은 주로 연초(2~4월)에 처방가능 약재 목록 등재작업 및 관련 입찰을 순차적으로 진행하며, 해당 결과가 대체로 1년간 지속된다.

대웅제약은 소송과정에서 침해를 입증하지 못해 패소가 예상되자 파비스제약의 시장진입을 최대한 늦추기 위해 관련성 없는 실험보고서를 제출하는 등 소송지연 전략을 구사하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대웅제약은 특허침해 입증을 제대로 하지 못해 패소로 소송이 종결(2015년 5월)됐다.

공정위는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대웅제약은 가처분 소송으로 파비스 제품이 판매 중단될 수 있음을 거래처에 적극적으로 알리는 등 소송과 영업을 연계해 파비스의 제품 판매를 방해했다”면서 “이로 인해 파비스제약에 제조위탁을 검토하던 일부 제약사가 대웅제약으로 거래처를 바꾸는 등 파비스제약의 영업이 위축·방해됐다고 밝혔다.

대웅제약은 허위자료 제출을 통해 기만적으로 특허를 취득한 후 안국약품의 제네릭 판매를 저지하기 위해 특허침해금지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대웅제약은 알비스D 특허출원(2015년 1월) 과정에서 생동성실험 데이터의 개수와 수치 등 핵심 데이터를 조작·제출해 특허를 등록(2016년1월)했다.


당시 대웅제약은 알비스D의 식약처 품목허가를 위해 생동성실험(기존 품목허가 약품과 신규 품목허가를 받으려는 약품의 효능이 동일한지 여부로 검증하는 실험)을 총 3차례 진행(1・2차 실패, 3차 성공)했으며, 성공한 3차 실험으로 품목허가(2014년 11월 28일)를 받아 제품발매(2015년 2월 1일)를 준비하던 중 제품 발매전 특허를 출원하라는 회장의 지시에 따라 급하게 특허출원을 추진(2014년12월)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특허내용을 뒷받침할 만한 생동성실험 데이터가 부족해 담당 직원들이 심한 압박감을 토로하는 등 기존 데이터만으로는 원하는 특허를 받기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공정위가 조사 과정에서 압수한 대웅제약 직원들 간에 주고 받은 이메일 내용을 보면 ‘(2015년) 1월에 출원안하면 죽을듯 TT’(담당직원 이메일 2015년 1월 26일), ‘데이터도 없는데 누가 회장님께 특허보호 가능하다고 했는지 문의’(담당팀장 2015년 1월 24일) 등 당시 급박했던 상황이 고스란히 기록돼 있다.

결국 제품 발매일이 다가오자 출원 당일(2015년 1월 30일) 생동성실험(인체를 대상으로 한 실험) 데이터를 3건에서 5건(성공데이터 1건→3건)으로 늘리고 세부수치(어떤 입자크기에서 수행된 실험인지 등)도 조작해 특허 출원을 강행했다.

 

<특허출원 과정에서 데이터 조작내용>

 

▲입자크기 28㎛, 68㎛에서 성공한 것처럼 데이터를 2개 추가하고, 2개의 실패한 데이터(생동 1, 2차)를 다른 입자크기에서 실험한 것처럼 조작(48→95㎛, 50→4㎛).(자료=공정거래위원회)


이후 대웅제약은 허위데이터 제출을 통해 기만적으로 특허를 받았음에도 안국약품의 제네릭이 출시되자 판매방해를 위해 특허침해금지소송(2016년 2월~2017년 10월)을 제기했다.

소송과정에서 안국약품이 생동성시험 데이터 조작 이슈를 본격 제기(2017년 8월)함에 따라 대웅제약은 소송상 화해를 유도해 소송이 종결됐다.

대웅제약은 소송사실을 병원, 도매상등의 거래처 영업에 연계해 소송이 진행된 21개월간 안국약품의 제품판매를 방해했다.

이에 대해 공정위는 “특허권자의 부당한 특허침해소송은 공정한 경쟁질서를 훼손할 뿐만 아니라 새로운 사업자의 시장진입을 어렵게 해 소비자의 저렴한 의약품 선택권을 저해하는 위법한 행위다”며 “특히 승소 가능성이 없음에도 오로지 경쟁사 영업방해를 목적으로 위장소송(Sham litigation)를 제기하는 행위는 미국 등 외국 경쟁당국도 적극적으로 규율하고 있는 전형적인 특허권 남용행위다”고 밝혔다.

이어 “허위자료까지 동원해 기만적으로 특허를 등록한 후 특허소송을 제기하는 행위는 경쟁질서의 근간을 훼손하는 불공정한 행위다”고 지적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조치는 부당한 특허소송 제기를 통해 경쟁사의 거래를 방해한 행위를 최초로 제재한 사례로 라는 점에서 그 의의가 있다”며 “향후 제약시장에서 공정한 경쟁질서를 훼손하고 소비자의 저렴한 의약품선택을 방해하는 특허권 남용행위에 대해 감시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고 밝혔다.

 

▲ 윤재승 전 대웅제약 회장.(사진=newsis)

한편 해당 특허침해소송이 진행되던 시기 대웅제약은 윤재승 회장 체재였다. 윤영환 명예회장의 셋째 아들인 윤 회장은 2018년 직원들에게 상습적으로 폭언과 욕설을 일삼아 논란이 되자 그해 8월 28일 사임했다.

 

윤 전 회장의 발목을 잡은 것은 임직원들에게 '정신병자 XX, 병XXX' 등 폭언과 욕설 등 거친 언행이 담긴 한 녹음 파일이 언론을 통해 공개된 직후 구설수에 올랐고 결국 경영에서 물러나게 된다. 

 

당시 윤 회장은 입장문을 통해 "다시 한번 저로 인해 상처 받으신 분들과 회사 발전을 위해 고생하고 있는 임직원들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 드린다"고 밝혔다.

이 사과를 끝으로 윤 회장은 대웅 대표이사 및 등기임원(이사), 대웅제약의 등기임원(이사) 직위를 모두 사임했다.
 

그런데 최근 윤 전 회장의 복귀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고 있어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비즈한국>에 따르면 윤 전 회장이 사임하며 대웅제약은 전승호, 윤재춘 전문경영인 체재로 유지되고 있으나 실적이 급격히 하락했고, 이달이면 임기가 끝나는 이들의 연임이 불투명해지면서 ‘오너의 책임 경영’을 내세워 윤 전 회장의 복귀 가능성이 높아졌다.

 

윤 전 회장이 표면적으로 경영권을 내려놓은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윤 전 회장은 대웅과 대웅제약의 회장 자리에서 물러났지만 대웅바이오와 대웅재단 등에서 여전히 임원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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