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 칼럼] 일본 신임총리 ‘스가’에 거는 기대

노금종 발행인 / 기사승인 : 2020-09-22 14:2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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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금종 발행인

[일요주간 = 노금종 발행인] 일본 하원 격인 중의원은 지난 9월 16일 본회의에서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71) 자민당 총재를 제99대 총리로 선출했다. 일본에서 행정수반인 총리가 바뀌는 것은 제2차 아베 정권이 출범한 2012년 12월 이후 7년 8개월여 만이다.


앞선 9월 14일 스가 신임 총재는 국회의원 394표 가운데 288표, 지방 당원 표 141개 가운데 89표를 확보하며 70.6%의 압도적인 득표율을 기록, 자민당 차기 총재로 당선됐다. 스가 장관과 함께 후보로 나선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자민당 정조회장은 89표,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자민당 간사장은 68표를 얻는 데 그쳤다. 


9월 16일, 스가 신임 총리는 국회 지명선거를 마친 뒤 연정 파트너인 ‘야마구치 나쓰오’(山口那津男) 공명당 대표와 여당 당수 회담을 열고 관방장관을 통해 새 내각의 각료 명단을 발표했다. 첫 내각 인사에서 내각 구성원 중 일본 우익의 구심점인 ‘일본회의’ 소속은 16명으로 전체 구성원(21명)의 76.2%, 자민당 소속(20명)의 80%다. 즉, 우익 본색을 분명히 한 셈이다.


일본 언론들은 스가 장관이 근 30년만의 ‘무(無)파벌, 비(非)세습’ 총리가 될 것이라는 점에 의미를 부여했다. 파벌도 없고 부모로부터 정치적 유산을 물려받지도 않았다는 뜻이다. ‘기시 노부스케’(岸信介) 전 총리를 외조부로 둔 아베 총리와 대조적이다. 


2006년 자유민주당 총재 선거에서 아베 신조를 적극 지원하였고, 이후 아베 신조가 총재 선거에서 승리해 총리로 취임했다. 특히 2012년 12월 출범한 제2차 아베 내각의 관방장관으로 기용돼 아베 총리와 함께 ‘일본 최장수 총리-관방장관’ 환상의 콤비를 이뤘다. 이처럼 오랜 기간 아베 정권에서 정부 대변인 격인 관방장관의 역할을 수행하였기에 스가 총리가 큰 틀에서 아베 정권을 계승하게 될 것은 자연스런 예측이다.


늘 2인자에 머물다 1인자로 올라선 스가 총재가 풀어야 할 과제도 상당하다. 이번 ‘스가의 승리’는 파벌의 힘을 부정하기 힘들다. 자민당 내 7개 파벌 중 5곳이 지지를 밝히면서 총재에 이어 총리까지 일찌감치 확정지었기 때문이다. 당내 기반이 약한 스가 총재가 파벌들과 어떻게 균형을 맞출 수 있을지가 스가 정권의 과제가 될 것이다.


당초 그는 아베 총리의 남은 임기 1년을 이어받아 차기 총선 때까지 자민당의 관리자 역할을 하는 데 그칠 것이라는 시각이 많았다. 그러나 스가 총재가 양원 총회에서 압도적 지지로 선출됨에 따라, 징검다리 총리를 넘어서기 위해 이르면 연내 중의원을 해산하고 조기 총선을 치를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스가는 상당히 냉정하고 차분한 성격의 현실적 보수주의자로 알려진다. 스가는 장기적인 국익 관점에서 볼 때 한·일관계의 ‘강대강’ 구도가 ‘한·미·일’ 관계에 미친 부정적 영향을 저감하려는 노력과 함께 한일관계의 안정화 내지는 개선의 필요성을 숙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일 현안에 대한 접근은 경협등 실질협력과 과거사 투트랙이 같이 갈 수밖에 없다.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 조치를 비롯한 경제문제와 미·중 무역갈등이나 북핵 등 안보문제 등의 불확실성을 감안하면 한·일 양국이 신뢰 관계를 회복하는 것이 국익 극대화의 길임을 부정할 수 없다. 


양국 간 일촉즉발 시험대인 역사문제는 강경일변도가 아니라 인내심 있는 계속적 대화를 통해 풀어가야 한다. 상호 치밀하게 논의하되, 상호 이익의 접점화를 극대화 하는 전략이 한층 요망된다. ‘이념형 외교’에 치우쳤던 전임 아베 총리와 차별화 되는 ‘실사구시’형 외교를 스가 신임 총리에게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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