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 칼럼] 급속히 재편되는 ‘무역질서’

노금종 발행인 / 기사승인 : 2022-05-16 15: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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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금종 발행인

[일요주간 = 노금종 발행인]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이달 20일 한국을 찾는다. 바이든 행정부의 방한 목적중의 하나는 신냉전체제를 준비하면서 탈글로벌 시대에 절실한 공급망 협력을 들고 나올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공급망을 의미하는 ‘공급사슬’(Supply Chain)은 물적인 흐름에 중점을 둔 용어다. 코로나19 이전 다수 기업들은 고정비용을 줄이고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중복 소싱’(redundancy in sourcing)을 최소화 하는 전략을 구사했다. 이런 전략은 기업들의 효율성을 높인 반면 공급망 변화 탄력성을 감소시켰으며, 2020년 감염병 확산에 따른 공급망 위기상황에서 신속히 대응할 수 없어 큰 어려움을 겪었다.


2021년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직후 행정명령으로 반도체·전기차 배터리·의약품·희토류 4개 핵심 전략산업의 ‘공급망 위험’에 대한 대책 마련을 지시한 후, 세계 경제의 가장 큰 화두 중 하나는 공급망 재편이었다. 이에 따라 백악관은 상무부, 국방부, 에너지부 등 관계 부처의 보고를 받아 미국 ‘공급망 100일 검토 보고서’를 종합 발표했다. 해당 보고서는 4대 핵심산업의 미국 공급망의 취약점을 밝히는 한편, 부처별 정책 권고를 포괄적으로 제시했다.


미국은 국제적 연대와 협력의 후속조치로 EU와는 2021년 9월 10개 분야 작업반을 망라한 ‘무역·기술협의회’를 공식 출범했고, 일본과도 정상회담을 계기로 ‘기술통상협의체’를 마련했다. 2021년 11월 17일, ‘캐서린 타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하기우다 고이치’ 일본 경제산업상은 도쿄에서 열린 회담에서 ‘미일 통상 협력 틀’(US-Japan Partnership on Trade) 설치를 전격 합의한 것이다.


생산기술 혁신과 설비 확대로 과잉 공급을 우려한 게 불과 얼마 전이다. 현재 세계 각국은 ‘포스트 코로나’ 혹은 ‘위드 코로나’ 시대를 준비하며 경제회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3년여에 걸쳐 억눌려온 다양한 소비욕구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글로벌 수급 불균형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폭발적 수요에 따른 반도체 공급 부족의 자동차·전자산업의 생산차질에 이어, 에너지·전력 부족에 따른 중국 생산시스템 마비는 이내 전 세계 중간재 공급망을 교란시키는 후폭풍을 불러왔다. 코로나19의 다양한 변종 바이러스 확산과 함께 ‘록다운’(Lockdown) 즉, 봉쇄가 반복되면서 공급망 회복이 지체되고 있고, 세계 물류체계에서 심각한 인력난이 공급망 악화를 연쇄 파생시키고 있다.


이젠, 미국은 지정학적 위험부담이 커져 국제거래 비용이 높아진다 해도 합리적인 기업전략은 생산 및 공급망의 ‘세계화’가 아니라 ‘지역화’에 초점을 맞추는 방향으로 급선회하고 있다. 이제 미국은 다국적기업들에게 본국으로 복귀하는 ‘리쇼어링(reshoring)’ 전략을 강제하고 있는 국면에 이르렀다.


우리 대한민국이 미·중 패권 전쟁의 희생양이 되지 않고, 공급망 재편을 유리한 국면으로 이끌기 위해선 선제적 대응이 중요하다. 밸류체인의 상위 영역에 있는 분야에서 기술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핵심이다. 소재와 부품, 장비 등 취약 산업을 키울 전략을 촘촘히 짜야 한다.


또한 글로벌 물류 의존도를 줄이는 근거리 아웃소싱 ‘니어쇼어링(nearshoring)’과 주요 부품의 직접 생산도 고려해야 한다. 이는 해외에 나가 있는 자국기업들을 본국으로 이전하는 ‘리쇼어링(reshoring)이 어렵다고 판단되면 인접 국가로부터 아웃소싱하는 개념이다. 최근 글로벌 기업의 탈중국 추세가 늘면서, 우리 한국도 ‘리쇼어링’ 대신 동남아 등지로 ‘니어쇼어링’ 하는 사례가 증가 추세다.


이에 우리 한국은 한층 더 선제적으로 글로벌 공급업체에 대한 정보를 다각도로 확보하고 특히 물류 공급업체 및 유통채널 등과의 포괄적인 협력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기업들은 무역정책 변화, 금융시장과 같은 외부 위험지표를 모니터링 하여 공급망 위험성을 앞서 파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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