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터치] 인구감소, 데드크로스(dead cross)는 재앙이다

최충웅 언론학 박사 / 기사승인 : 2021-01-06 16:2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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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충웅 언론학 박사
[일요주간 = 최충웅 언론학 박사] 그동안 우려했던 인구감소 절벽이 현실로 닥쳤다. 대한민국 인구가 최초로 2만 명이 감소했다. 행정안전부가 1월 3일 발표한 인구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주민등록 인구가 5182만9000여 명으로 1년 전보다 2만800여 명 감소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출생아는 27만5800명으로 1년 전보다 10.7% 감소한 반면 사망자는 3% 늘어난 30만7700명으로, 사망이 출생보다 3만여 명 많았다. 1962년 주민등록제도 도입,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출생보다 사망자가 많은 ‘데드 크로스(dead cross)’현상이 벌어졌다. 이제 드디어 대한민국은 인구 감소 시대로 들어섰다.

통계청은 4년 전, “2029년 인구 자연감소가 시작될 것”이라 전망했지만, 무려 9년이나 앞당겨졌다. 청년층 인구 감소로 국민 4명 중 1명이 60대 이상 고령층이다. 혼자 사는 청년·노인이 6.8%나 늘면서 1인 가구 수도 처음 900만 가구를 넘어섰다.

세계에서 인구가 자연 감소하는 대표적인 나라는 일본을 비롯해서 스페인·그리스 등 33개국 정도이다. 일본보다 고령화 진입이 다소 늦은 한국은 도리어 가장 빠른 속도로 저출산·고령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한국의 합계 출산율(0.84명)은 세계 최악이다. 인구 고령화 속도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다.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2025년 20%, 2036년 30%, 2051년엔 40%를 넘어설 전망이다.

인구 감소가 가져올 폐해는 불문가지(不問可知)다. 서구 선진국과 일본의 선례를 보면 출산율 하락과 고령화는 노동력 부족과 소비 감소, 이에 따른 기업의 생산 위축과 국가재정 악화로 이어져 곧 바로 국가적 재앙을 부르는 것이다. 인구 감소로 고령화 사회가 심화함에 따라 세수 부족 현상이 나타나며 사회 보장비 부담은 증가된다. 우리보다 9년 앞서 인구 감소가 시작된 일본은 경제성장률이 급격히 추락하고 디플레이션이 벌어지면서 ‘잃어버린 20년'이라는 침체기를 겪었다.

정부 출범 초기 문재인 대통령은 “지금이 인구 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골든 타임”이라며 각종 지원책을 쏟아냈지만, 날로 심해지는 청년 취업난, 아파트 폭등, 육아·사교육 부담에다 더구나 코로나19 사태는 청년들의 결혼연기 출산포기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현상이다.

일반적 기준으로 저출산의 근본 해법은 궁극적으로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쾌적한 주택의 공급에 있다. 그런데 실업률은 역대 최대치에 청년 체감실업률이 24.4%로 4명 중 한 명은 제대로 된 일자리가 없는 상황이다. 부동산 정책실패로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자 주무 국토부 장관은 “아파트가 빵이라면” 하고 망언만 쏟아냈다. 1인 가구 증가를 고려하지 않고 “주택 공급은 충분하다”는 말만 되풀이해온 정부의 부동산 정책 탓에 청년층의 주거 상황은 더 악화되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40년 뒤인 2060년에는 인구가 2500만명 이하로 줄어들어 생산 인력은 물론 학생숫자도, 병역 자원도 반토막 이하로 감소한다는 암울한 전망을 내놓았다. 40년 뒤 생산가능인구는 48.1%, 현역병 입영대상자는 38.7%, 학령인구(6∼21세)는 42.8% 수준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는 생산가능 인구 다섯 명이 노인 한 명을 부양하지만, 40년 뒤에는 생산가능 인구 한 명이 노인 한 명을 부양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은행은 저출산·고령화로 인해 2026∼2035년 경제성장률이 0.4% 수준으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인구감소와 생산가능 인구 감소는 곧 바로 내수감소로 이어져 경제성장 하락과 국가 재정과 국민연금 적자가 빠르게 가속화 된다. 반면에 급증하는 노령인구는 역삼각형 구조로 청년층 부담은 가중되고 국가부담으로 이어진다. 인구 감소와 그에 따른 저출산·고령화는 경제·사회적 역동성, 재정 역량을 위축시키면서 나라 전체가 위기에 빠져들어 ‘지역 소멸’부터 우려되기 마련이다.

일부 지방에서 ‘농촌 소멸론’이 대두되기도 했는데, 이러다 ‘대한민국 소멸론’이 불거질 형국이다. 데이빗 콜먼 옥스퍼드대 교수는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 소멸 국가 1호’가 대한민국이 될 것이라는 충격적인 발표를 한바있다. 유엔 미래포럼은 2300년경 대한민국이 지구에서 소멸할 것이라는 예측정보를 내기도 했다.

질병 예방과 의학 의술의 발전이 사망률을 낮추기에는 궁극적으로 한계가 있다 보니 인구의 자연 감소를 줄이기 위해서는 결국 출산율을 올리는 방법이 우선 유일한 해법으로 간주된다. 정부는 지난해 말 ‘4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으로 출생아 부모에게 24개월간 월 30만 원 영아수당 지급, 부모가 동시에 육아휴직을 쓰면 3개월간 최대 600만 원의 육아휴직급여 제공 등의 대책을 내놓긴 했으나, 이러한 시급한 저출산 정책을 대통령 선거가 있는 2022년으로 시행 시기를 늦춘다면 정치 일정에 맞춘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지난 15년간 역대 정부가 185조 원을 쏟아 부은 결과, 2019년 출산율은 0.92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저 수준이다. 일시적 현금 지원 확대가 어느 정도 효율성이 있을지 학습효과가 예시해 주고 있다.

인구감소 시대, 현 정부는 그동안 공무원 9만명을 늘리고 문 대통령의 공약대로 집권 5년간 공무원 총 17만4000명을 충원하겠다는 ‘공공부문 일자리 로드맵’이 여전히 진행 중이다. 정부가 앞으로 지급해야 할 공무원과 군인 등의 연금충당 부채는 2019년 기준으로 벌써 944조2000억원이다. 결국 공무원 인건비와 연금 등이 다음 세대에 엄청난 무거운 짐을 떠넘기게 되는 셈이다. 특히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공시족’이 연간 25만 명에 달하는 상황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공시족들이 경제활동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발생하는 생산과 소비의 순기회비용이 연간 17조143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인구절벽 시대에 공무원을 이렇게 늘려야 하는지 심각하게 재고돼야 할 문제이다.

인구 절벽은 나라를 위축시키고 국운이 기울게 된다. 그동안 정부의 저출산·고령화 대책은 구멍 난곳에 단발성 재정으로 메꾸는 방편으로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웠다. 정부는 취업률 제고를 위한 총체적인 경제 정책, 주거 안전과 결혼과 출산 육아 여건 등 삶의 질을 개선하는 사회 환경과 구조를 근본적으로 전면 재점검해야 한다.

[필자 주요약력]
경희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경남대 석좌교수
YTN 매체비평 출연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연예오락방송 특별 위원장
방송위원회(보도교양/연예오락)심의 위원장
언론중재위원회 위원
방송통신연구원 부원장
한국방송예술교육진흥원 원장
KBS 예능국장, TV제작국장, 총국장, 정책실장, 편성실장
중앙일보·동양방송(TBC) TV제작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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