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광장] 단말마(斷末魔) 나라, 옥새(玉碎)라도 하란 건가?

남해진 논설주간 / 기사승인 : 2019-07-13 16:2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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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해진 논설주간 

[일요주간=남해진 논설주간] 말벌집을 건드렸으면 엎드리는 것이 아니라 신속히 그 곳에서 벗어나는 것이 차선책이자 정설이다. 정부가 일제의 위안부 문제, 강제징용배상 판결 문제로 찝쩍거리다가 일본과 총리 아베의 심기를 심히 건드렸다.

일본이 불화수소 등 우리 경제에 치명타를 입힐 우선 3품목 전략물자에 대해 수출을 규제하는 것으로 일침을 놓았다. 일본에 대해 해볼 테면 해보라는 식의 우리 정부 아니었던가. 그까짓쯤 이라고 얕보고 ‘설마’ 했던 한 방에 온통 호들갑이다.

지난 10일 다급히 30대 재벌 그룹 CEO를 청와대로 불렀다. 일본의 경제보복에 대한 구체적 대안과 해법을 찾지 못한 채, 문 대통령은 사태의 장기화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각 기업의 수입 다변화와 함께 기술개발과 자립을 당부했다.

무안의 전남도청에서 열린 12일의 ‘블루 이코노미 경제 비전 선포식’에서 문 대통령은 임진왜란(壬辰倭亂) 때 “전남 주민이 이순신 장군과 함께 불과 12척의 배로 나라를 지켜냈다.”고 언급했다. 건드려 놓은 말벌집의 말벌 공격에 대신 대처해달라는 언급인가.

54년 전 1965년 6월 23일, 박정희 대통령은 「대일 국교정상화회담 결과에 대한 대-국민담화문」을 통해 선견지명의 안목으로 작금의 ‘경제왜란(經濟倭亂)’에 대한 ‘징비(懲毖)의 말씀’을 남겼다.

“국제정세를 도외시하고 세계 대세에 역행하는 국가 판단이 우리에게 어떠한 불행을 가져오고야 말았는가는 바로 이조 말엽에 우리 민족이 치른 뼈저린 경험이 실증하고 있습니다.” (중략)

“어느 때보다도 일본과의 국교 정상화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습니다. (중략) 더욱이 공산주의와 싸워 이기기 위하여서는 우리와 손잡을 수 있고 벗이 될 수 있다면 누구하고라도 손을 잡아야 합니다.” (중략)
 

“지난 수십 년간, 아니 수백 년간 우리는 일본과 깊은 원한 속에 살아왔습니다. 그들은 우리의 독립을 말살하였고, 그들은 우리의 부모·형제를 살상했고, 그들은 우리의 재산을 착취했습니다. 과거만을 따진다면 그들에 대한 우리의 사무친 감정은 어느 모로 보나 불구대천이라 할 수 있습니다. (중략)

아무리 어제의 원수라 하더라도 우리의 오늘과 내일을 위해 필요하다면 그들과도 손을 잡아야 하는 것이 국리민복을 도모하는 현명한 대처가 아니겠습니까?” (중략)

“외교란 상대가 있는 것이고 또 일방적 강요를 뜻하는 것이 아니며, 그것은 이치와 조리를 따져 상호 간에 납득을 해야 비로소 타결되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제 한·일 간의 공동의 이익과 공동의 안전과 공동의 번영을 모색하는 새로운 시대에 접어들게 되었습니다.

양국은 비단 지리적으로 가깝다든가 역사적으로 깊은 관계에 있다는 것만이 아니라, 극동의 같은 자유국가로서 공동의 운명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일본의 경제 보복을 참의원 선거를 앞둔 아베 총리의 선거용으로 보았다면, 국제관계에 있어서 자국이익 우선과 약육강식의 외교 생리를 전혀 모르는 시각이다. 위안부 문제와 일제의 강제징용배상 판결 문제로 배알이 뒤틀린 일본은 한국을 ‘화이트 국가’에서 배제하고 주요 소재 수백 종의 전략물자를 규제하면서 필히 우리 경제를 옥죄어 올 것이다.

이런 분위기의 한·일 갈등 속 경제전쟁으로 비화하는 이 때에 10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주무 장관으로서 절체절명의 화급(火急)한 책무를 뒤로하고 6박 7일로 에티오피아·가나·남아프리카공화국 순방길에 나섰다. 시선이 고울 리 없다.

권위 있는 여러 외국 신용평가사가 올 한국 경제 성장률을 1.8%~2.0%로 하향 조정했으며, 한국경제연구원은 반도체 소재가 30% 부족하면 한국 GDP는 2.2% 하락하고, 일본과 맞대응 할 때 한국은 3.1%, 일본은 1.8% 하락한다고 했다.

문제인 정부의 총 공약 761건 중 적폐 청산 등 450건에 대한 이행률이 59%라 한다. ‘미래’가 아니라 ‘과거’에 집중해서 매달린 결과다. 문 정부 2년의 정책평가에서 ‘잘못하고 있다.’는 분야별 견해는 경제 62%, 대북 43%, 외교 38%, 교육 35%, 복지 33%의 순이다.

노인 일자리 등 허상에 가까운 취업자가 28만 늘었으나, 실업자는 113만으로 역대 최대인 6월 동향에 대해,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홍남기 부총리는 고용률·취업률이 역대 최고라며 성장률이 반등할 것이라 했다. 참으로 국민 눈높이와 너무나 먼 시각, 현실과 동떨어진 인식이다.

4일 서해 해군 2함대 사령부 탄약고 부근에 접근한 괴한 체포 실패와 사건 은폐 조작. 6일 최덕신 전 외무부 장관 차남 최인국(73) 씨 영구 거주 차 평양 도착. 5명의 병사가 휴대폰으로 2억 원대 도박. 12일, 강원도 고성 해안에 정박한 빈 낡은 목선 또 발견······. 기강이 무너지며 무장해제 되어가는 우리 군 의 현주소 단면들이다.

9일 WTO(세계무역기구)에 일본의 경제보복을 긴급안건으로 상정, 경제 보복 부당성의 국제적 공론화. 이의 해결을 위해 미국에 중재를 요청했으나 미국은 관망 중. 눈 부라리던 우리 정부의 별 실익 없는 맞대응이다.

반일 감정을 자극하는 것도,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을 부추기는 것도, 옳은 답이 아니다. 생뚱맞게 오랜 과거의 단어를 끄집어내어 ‘의병 일으킬’ 농담 사안도 아니다. 유치한 사고와 치졸한 행위에 불과하다.

‘경제전쟁’ 촉발 책임이 문 정부에 있다고 한 자유한국당의 지적은 지당하다. 해법은 ‘54년 전 담화문’에 고스란히 들어 있고 결자가 신속히 해지(結者解之)하면 된다.

‘평화’를 앞세운 한 여당 의원이 다음 달 18일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에 맞춰 북한 김여정 초청을 추진하고 있다 한다. ‘북(北) 바라기’에 얼뜬 자들은 차라리 최인국 씨의 뒤를 따르라.

이 정부 2년 여. 안보도, 외교도, 국방도, 경제도, 국론도 다 균열이 가고 넝마처럼 갈기갈기 찢어진 나라가 되었다. 국정과 외교의 ‘청개구리 행보’로 너덜거려진 ‘국격’이 되었다. 저질러 단말마(斷末魔) 된 나라, 온 국민이 옥쇄(玉碎)라도 하란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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