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터치] 전염병 보다 무서운 ‘인포데믹(Infodemic)’ 현상

최충웅 언론학 박사 / 기사승인 : 2020-03-17 16:3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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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충웅 언론학 박사
[일요주간 = 최충웅 언론학 박사] 지금 세계는 코로노19(COVID-19)로 비상사태에 빠졌다. 지난해 12월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발병한 유행성 질환은 불과 4개월도 안된 시점인 17일 오전 7시(한국시간) 기준 전 세계 155개 국가 및 지역(섬 등 포함)에서 18만2352명의 확진자가 집계됐다. 누적 사망자 수는 총 7140명이다.

이렇게 급속도로 번지는 전염병에는 바이러스 보다 더 빠르고 무서운 가짜뉴스 ‘인포데믹(Infodemic)’이 반드시 따라 붙는다. 인포데믹은 ‘Information(정보)과 Epidemic(전염병)’의 합성어로 잘못된 정보 가짜뉴스나 악성루머가 미디어 SNS 유튜브와 같은 미디어를 통해 유행병만큼이나 빠른 속도로 퍼져나가는 현상으로 바로 ‘정보전염병’이다.

14세기 흑사병이 유럽을 강타할 당시에도 ‘이교도가 흑사병의 원인이다’는 인포데믹이 퍼지며 마녀사냥으로 증폭되기도 했다. ‘인포데믹(Infodemic)’은 사스(SARS)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었던 2003년 미국 전략분석기관 인텔리브릿지(intellibridge) 설립자 데이비드 로스코프(David J. Rothkopf)가 워싱턴포스트 기고문에 처음 사용하면서 알려져 이용되고 있다.

이번엔 “콧물이나 가래가 있으면 코로나19 감염이 아니다”. “참기름이나 표백제를 피부에 바르면 감염을 예방할 수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몸 밖에서 5일간 살 수 있고, 감염되면 바로 폐섬유화가 진행된다. 치료가 되더라도 폐 손상 심각하다” 등 코로나19와 관련해 떠도는 공포의 헛소문들이다. 현재까지 120여명이 가짜뉴스로 검거됐고, 심지어 정부와 언론을 사칭하는 가짜뉴스까지 나오고 있다. 이외도 수백 건이 넘는 가짜뉴스를 경찰이 수사 중이다.

소를 신성시 하는 인도에서는 소의 분뇨에 목욕하는 코로나19 예방법이 확산되고 유행 중이며, 이란에서는 알콜을 마시면 소독효과가 있다며 공업용 알콜을 마신 36명이 사망했다는 웃지 못 할 사실을 3월 14일 KBS ‘특파원 보고 세계는 지금’에서 보도됐다.

최근 수도권에서 50명이 넘는 집단감염의 대표적인 사례인 분당 A교회 경우, 지난 1일과 8일 예배 참석자들 입에 분무기로 소금물을 뿌린 것으로 드러났다. 소금물로 바이러스를 죽이거나 억제한다는 잘못된 정보로 인한 인포데믹 현상이었다. 지난 15일 확진 판정을 받은 목사 아내가 예배 참석자 135명의 입에 사용한 분무기가 소독을 거치지 않고 여러 신도들입에 뿌려지면서 사실상 직접적 접촉이 단체적으로 이뤄진 상황이라고 보도되고 있다.

빠른 속도로 잘못된 정보가 범람하면서 국민 불안감을 충동질하고 있다. 불안한 심리를 교묘하게 노려 소비자의 지갑을 털어가는 마케팅 수법도 등장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과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검증되지 않은 효과로 소비자를 유인한 코로나19 관련 부당광고 53건을 적발했다.

지난 2월 2일, 세계보건기구(WHO)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대형 인포데믹(infodemic, 정보전염병)”이라 지칭했다. WHO는 “과도한 정보가 쏟아지는데 틀린 정보와 맞는 정보가 마구 뒤섞여서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올바른 정보를 선별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 사태를 팬데믹(pandemic·세계적 대유행)으로 선언한 가운데, 불안감을 부추기는 허위정보가 넘쳐나는 이른바 인포데믹(infodemic·정보감염증) 현상이 코로나19 대응을 한층 어렵게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평소 마음의 여유가 있을 때는 정보의 진위와 신빙성을 따져볼 마음이라도 있지만, 불안한 상태에서 예방 효과가 있다하면 무차별적으로 받아들이기 십상이라는 것이다. 코로나19에 대한 불안감이 지나치게 증폭돼 집 밖에 못 나가고 갇혀있는 상황에 공포감을 촉진하는 가짜뉴스가 공황장애나 무기력증, 우울증 같은 심리적인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정보통신 기술의 발전은 인포데믹의 파급력이 한층 빠르고 더욱 막강해졌다. 정보 전파 속도가 너무 빨라 잘못을 바로 잡기가 어렵고, 필요 이상의 혼란과 불안감을 조성해 심각한 사회 문제로 이어질 수도 있다. 코로나19가 이전의 바이러스성 전염병과 구별되는 점은 잘못된 정보나 악성 루머가 SNS를 통해 매우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가짜뉴스는 실생활에 악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바로 경제 위기나 금융시장의 혼란으로 사회적 경제적 손실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매우 심각성이 대두된다.

인포데믹이 바이라스 보다 더 무서운 현상에서 정부는 코로나19의 정보창구를 일원화하고 국민은 출처를 세심하게 확인하는 등 정보에 대한 검증을 다져야 할 때이다.

지나친 안심도, 과도한 공포도 전염병 대응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유일한 대응 방법은 우선 신종 바이러스에 대해 최대한 정확한 정보를 확보하고, 이에 기반해 이성적으로 방역 체계를 구축하는 길이다. 이제는 '이겨낼 수 있다'는 희망의 백신을 서로 공유해야 할 때다.

[필자 주요약력]
(현) 경남대 석좌교수
YTN 매체비평 출연
(전) 경희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연예오락방송 특별 위원장
방송위원회(보도교양/연예오락)심의 위원장
언론중재위원회 위원
방송통신연구원 부원장
한국방송예술교육진흥원 원장
KBS 예능국장, TV제작국장, 총국장, 정책실장, 편성실장
중앙일보·동양방송(TBC) TV제작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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