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계형 자살 경제적파탄 타개책 부재시 극단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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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살의 근원을 투시하면 개인 간 인간관계 약화와 인간소외현상이 심하게 반영 투영된다. @Newsis | ||
자살의 문제는 고대시대부터 지속적으로 많은 사회학자나 지식인들의 고민의 대상이었으며, 종교 교리에 아예 자살하면 그 영혼이 구원을 받지 못한다고 명시할 정도로 자살에 대한 사회적 고민은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 자살은 최악의 타살에 다름없어
자살률이 높은 사회는 인간소외현상이 극히 심화된 사회라는 이야기가 있듯이 우리나라 역시도 높은 자살률로 인해 개인 간의 인간관계 약화와 인간소외현상이 심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세계적 수준의 자살률은 물론이거니와 자살의 심리적 감염확산으로 인해 이에 대해서 정부와 사회기관, 그리고 많은 사회구성원들이 참여하여 전방위적으로 자살을 막기 위한 노력과 방안의 마련을 공개적으로 해야 하는 상황에까지 몰린 실정이다.
최근에 사고로 결론 났지만 사회운동가인 성재기 남성연대 대표의 한강 투신사건을 계기로 중년남성의 자살에 대한 사회적 파장이 큰 상황이다.
당시 성재기 대표는 자신이 이끌고 있던 사회단체의 운영경비와 사회적 비난으로 많은 고뇌와 고민을 하던 상황이었으며, 이에 대한 자신의 강력한 표현으로서 한강 다리에서의 투신 퍼포먼스(?)를 대중에게 제시하였다.
하지만 이런 행위는 급류에 휘말린 상황으로 인해 비극으로 끝이 났으며, 생명에 대한 존중과 자살문제에 대한 다양한 해석을 낳았다.
성재기 대표의 사망사건은 자살의 범위와 자살이 아니지만 자살이 될 수 있는 상황에 대한 논란과 논쟁도 불러왔다. 하지만 제일 중요한 관점은 생명을 스스로 경시하는 상황이었다는 것만은 분명하다는 점이다.
남성의 자살 '여성 노인' 자살과는 엄연히 다른특성
차별화 '심리치료 자존감 회복' 프로그램 대책 강구
● 일순간 분노형 자살 ‘극단적 선택’
남성의 자살을 연구하는 사회학자와 심리학자들은 크게 다섯 가지의 유형으로 자살을 분류하고 있다.
첫째로, 분노형 자살이 있는데 순간의 화를 참지 못하고 자살을 하는 경우를 말한다.
부부싸움을 하던 중에 남편이 분노에 차서 휘발유를 사와 불을 질러 부인과 가족이 화마로 목숨을 잃는 사건들이 자주 발생하고 있는데 이는 가정 내에서 남편이 가지는 위치의 하락과 관련 있다고 볼 수 있다.
우리 사회는 양성평등에 대한 여러 가지 정책과 노력들이 집중적으로 이뤄져왔으며, 특히 가정 내에서 여성이 가지는 지위의 낮음을 해소하는데 많은 교육적 투자와 계몽활동이 진행되었다.
경제적으로 어려워지는 상황이 국내에 발생하면서 여성의 사회진출과 경제활동이 가속화 되었고, 여성의 사회적 지위상승이 가정 내로까지 확산되면서 이제는 부부간의 대화와 의사결정에서 남성과 여성이 동등함 입장이 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가부장적인 사고를 가진 일부 남편들이 존재하며, 이들이 부인으로부터 심각한 힐난과 비난을 받을 경우에 분을 이기지 못하고 자살을 선택하는 경우가 급증하고 있다.
여자가 감히 남편인 자신에게 심한 폭언과 자신의 의사에 반하는 의견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부분에 대해서 극심한 반발을 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해결책이나 부인을 제압할 수 있는 기능과 역량이 없다는 점을 인식하고 극단적인 선택으로서 자살을 택하게 되는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가족 간 갈등으로 인한 분신형 자살이 본인의 사망에서 끝이 나는 것이 아니고 부인과 가족의 사망으로까지 연결되는 경우가 흔하며, 사망에 이르지 않는다 하더라도 심각한 화상으로 인해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하게 되는 상황이 너무나 많다는 사실이다.
이에 대해서 전문가들은 대체적으로 부부간의 조화와 갈등의 해결을 위한 노력들을 이제는 남성들이 해야 하며, 자신의 주도권에 대해서 집착하기 보다는 부부간의 조화와 균형감을 가지고 지혜로운 대화를 통해 갈등과 대치적 상황을 풀어가야 한다는 솔루션을 제시한다.
● ‘명예형 자살’ 심층 투시해야
둘째로, 남성의 자살 가운데에서 명예형 자살이 있는데 이는 앞서 언급한 성재기 대표의 사건이 전형적인 예라고 볼 수 있다.
본인이 가지고 있는 사명감이나 책임, 역할 등과 관련하여 그 주장이 관철되지 않거나 집단 또는 대중으로부터의 관심에서 멀어질 경우에 쉽게 선택하게 되는 자살 원인의 유형이다.
남성들은 여성보다도 자존감이 강하고 명예에 목숨을 걸 정도로 이 요소에 대해서 강한 집착을 가진다. 더욱이 이러한 명예가 실추되거나, 명예실추 뒤에 오는 권위가 상실되는 경우에 본인의 존재감이 완전히 사그라졌다고 단정 내리게 되며, 그 결과로서 존재를 지워버리는 자살을 선택하게 된다.
가장 아둔하면서도 멍청한 자살이라고 불리는 명예형 남성자살은 실제로 우리 사회 안에서 많이 나타나는 자살원인유형 가운데 하나이다. 경제적으로 어려워지고 경쟁이 심화 되면서, 자신이 운영하던 회사가 부도가 나거나 어려워지는 경우에 대표가 자살을 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통상적으로 제 3자 입장에서 본다면 남성들이 경제적으로 어려워졌기 때문에 자살을 선택한다고 볼 수 있겠지만 실제로는 대표로서 본인이 할 수 있는 부분들이 없어지고 수장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다하지 못했다는 자책감으로 인해서 자살을 선택하게 된다.
과거 1990년대 후반에 발생한 IMF 경제위기 때에 많은 기업의 임원과 대표들이 자살을 선택하였는데 이 역시도 경제적인 어려움의 도래 보다는 명예의 실추에 대해서 본인 스스로 창피함을 이겨내지 못하고 자살을 선택하였다고 해석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 조직의 안타까운 ‘이타적 자살’
셋째로, 이타적 자살이 있는데 큰 대의나 집단을 위해서 본인의 목숨을 끊는 선택을 하는 것을 의미한다.
박근혜 신정부가 수립되면서 기존의 사회적 부조리와 이로 인해 파생된 불합리한 관행과 범죄적 관행에 대해서 대대적인 개혁과 처벌이라는 수술용 메스를 들었는데, 그 과정에서 자살을 선택하는 남성들이 늘어나고 있다.
부정비리의 발생은 본인 스스로 하는 경우도 있겠으나 구조적으로 많은 부패한 내부자들의 커넥션을 통해서 진행되는 관행적 부정비리 역시도 많은 상황이다.
부정비리와 관련된 많은 사람들을 경찰이나 검찰이 조사하는 과정에서 결정적인 하수인 역할을 하던 중년 남성들이 자신이 모든 책임을 진다는 유서를 쓰고 자살을 선택하는 경우에 심리적으로 자기 이외의 다른 관련된 조직원들을 위해서 자살로써 모든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를 가졌다고 볼 수 있다.
이는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며 이웃한 일본에서는 그릇된 사무라이 문화로 인해 부정비리에 연루된 사람 중 가장 하급자가 자살을 선택하여 사태를 일단락 시키거나 최고 책임자가 자살하여 부하직원들을 보호하려는 경우가 많은 실정이다.
이타적 자살은 원래 긍정적 조직보호를 위한 목적에서 자살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나 지금은 완전히 상황이 180도 역전되어 부정비리와 부패의 고리를 숨기기 위한 목적에서 자살을 선택하는 그릇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 장기경제침체 ‘생활고형 자살’
넷째로 생활고형 자살이 있는데, 1990년대 후반 이후로 경제적인 장기침체상황이 남성들의 자살을 불러오고 있다.
맞벌이가 사회적으로 대세인 것은 맞지만 여성들이 사회에 진출하여 왕성한 경제활동을 하고 충분한 돈을 버는 데에는 아직도 많은 한계점과 한계상황들이 존재한다. 때문에 남성들이 주도적으로 경제활동을 하여 생계비를 버는 경우가 상당수이며, 자신이 제대로 돈을 벌지 못한다는 자책감으로 인해 투신자살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은 상황이다.
특히, 한강변에서 투신하는 남성들의 경우에 사후 경찰이 조사를 해보면 그 원인으로서 경제적 곤궁함이나 어려움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앞으로 경기침체가 호전되지 않을 경우에 더 많은 남성들이 자살을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예상된다.
따라서 경제적 파산선고를 받았거나 힘이 드는 상황에 처한 남성들이 비용을 들이지 않고 정부의 지원을 받아 심리치료나 자존감 회복을 위한 심리부양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심리복지적 지원방안이 심각하게 고려되어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하며, 아울러 생계비에 대한 일정 기간 지원프로그램이나 저리의 융자 프로그램을 더 강화함으로써 돈 때문에 아까운 목숨을 버리는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만 한다.
경제적인 곤궁함은 일순간에 해결될 수 없으며, 장기간에 걸친 연구와 자기 스스로의 변신, 뼈를 깎는 고통을 감내하는 수준의 노력이 있어야만 극복이 가능한 일이다. 가장 아까운 죽음이 돈이 없어서 자살하는 것이라는 많은 정신전문가들의 조언을 정부와 관련 기관들이 귀담아 들어야 할 시점이라고 사료된다.
● 목표 좌절 ‘절망형 자살’
다섯째로 절망형 자살이 있는데 자신이 목표한 바가 달성되지 못한다는 좌절감이 엄습하면서 돌발적으로 자살을 선택하는 경우를 말한다.
사회적으로 먹고 사는 문제가 화두가 되면서 그나마 안정적인 직장으로서 공무원을 선택하는 대학졸업생들이 많은데 1-2년간의 공부만으로는 합격할 수 없을 정도로 어려운 상황이다.
때문에 장기간에 걸친 노력과 공부를 통해서 공무원의 입직에 성공하게 되는데, 실제 시험공부를 장기간 하는 과정에서 좌절감이나 공황감이 옴으로 인해서 자살하는 경우가 빈발하고 있다.
또한 군생활 과정에서 환경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총기자살을 하는 젊은 남성들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는 부분에서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절망형 자살은 남성들의 독립성 형성, 문제에 대한 기다림과 연구를 통한 해결책 마련의 태도 조성이 제일 중요한 예방적 요소라고 볼 수 있다. 학교교육에서 젊은 남성들에게 군에 대한 심리적 준비를 시켜야 함은 물론 직업선택에서 특정 직업군만을 선택하도록 강요하는 사회 문화를 시급히 개선할 필요성이 있다.
이는 자신이 원하는 목표에 도달하지 못하는 경우에 실패자라는 외부적 낙인과 자신 스스로의 내부적 낙인이 발생하게 되어 목숨을 끊게 되는 안타까운 상황을 미연에 차단하기 위한 조치일 것이다.
사회적으로 남성의 지위 상실은 이미 다른 선진국에서는 중요한 사회문제의 하나로 인식될 정도로 보편화된 문제이다. 특히 1, 2차 산업을 중심으로 하던 제조물 중심의 산업구조에서 서비스와 하이테크 산업의 3, 4차 산업으로 산업구조가 전환되면서 남성들의 경제활동 중심성이 크게 흔들리며, 오히려 섬세함과 세밀함을 가지고 있는 여성들의 경제활동이 강화되는 양상을 보인다.
이 과정에서 남성들의 역할상실은 물론 가정 내에서의 존재감 상실 등과 같은 부작용이 초래되며, 그 종국적인 결과로서 자살이라는 문제가 발생한다.
기러기 아빠로 불리는 독거 중년 남성들의 자살이 급증하고 있는 부분도 역시 위의 상황이 연장된 내용으로 볼 수 있다. 자녀를 위해서 열심히 돈을 벌어 외국으로 송금하지만 본인 스스로의 행복과 자기 만족은 존재하지 않는다.
또한 자녀들이 교육을 다 마친 이후에 그동안 희생한 아버지에 대해서 전혀 심리적인 보상과 지지를 해주지 않음으로 인해 극단적 선택으로서 자살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는 모습은 우리 사회에서 위축된 존재로서의 아버지라는 개념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해준다.
따라서 남성이라고 해서 자위(自慰)와 타위(他慰)가 필요하지 않다는 선입견을 이제는 버려야 할 때이며 남성도 주변으로부터 위로를 받고 위안과 심리적인 지지를 받아야 하는 것이 중요함을 명심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남성의 자살은 여성의 자살이나 노인의 자살과 분명한 선이 있다. 이는 사회적으로 왕성한 활동을 하는 계층이나 명예나 사회적 성공욕구와 같은 남성 특유의 심리적, 정서적인 문화가 자살을 확산시키고 시도하게 만드는 원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남성들이 많이 자살을 한다는 것은 그만큼 나약한 심리상태를 가진 남성들이 많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우리 사회의 건전성을 해치는 중대한 마이너스적 요소가 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남성이 외부적으로 강한 척 하더라도 언제든지 자신의 목숨을 끊을 수 있는 위험적 변수가 있다는 점을 인식하여 수면 위로 이 문제를 띄움과 동시에 해결방안을 사회구성원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찾아내는 지혜를 모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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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염건령 한국범죄학연구소 선임연구위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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