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 작가 "주장보다 기록… 역사는 독자가 직접 판단해야 합니다"
신간 '두 총성의 기억, 두 광주의 눈물' 통해 다양한 사료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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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 총성의 기억, 두 광주의 눈물'의 저자이자 출판사 투나미스 대표인 류지훈 작가. (사진=이진성 기자) |
5·18 광주는 대한민국 현대사에서 가장 뜨겁고도 아픈 이름이다. 40여 년이 지난 지금도 광주를 둘러싼 논쟁은 끝나지 않았다. 그만큼 기억도, 해석도, 시선도 다양하다.
이런 시점에 한 젊은 출판인이 광주를 다시 이야기하는 책을 세상에 내놓았다. 『두 총성의 기억, 두 광주의 눈물』의 저자이자 출판사 투나미스 대표인 류지훈 작가다.
인터뷰 장소에 나타난 류 작가는 예상보다 훨씬 젊고 차분했다. 밝은 미소와 담담한 말투에서 먼저 느껴진 것은 정치적 열정보다는 출판인으로서의 성실함이었다. 1인 출판사를 운영하며 묵묵히 책을 만들어 온 그는 지금까지 80여 권의 해외 도서를 번역했고, 출판사를 설립한 이후에도 70여 종의 책을 펴낸 젊은 출판인이었다.
첫인상과 달리 가장 먼저 떠오른 질문은 단 하나였다.
‘왜 지금, 광주인가.’
이미 수많은 책과 영화, 다큐멘터리가 만들어진 주제를 왜 다시 꺼냈을까. 무엇을 새롭게 말하려는 것일까. 인터뷰는 바로 그 궁금증에서 시작됐다.
◇ “왜 지금 광주를 다시 말하는가”
류 작가는 몇 달 전 우연히 「광주사태 진상보고서」의 존재를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일반에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이 자료를 접한 순간 "많은 국민들이 직접 읽어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그는 이번 책에서 자신의 해석을 최대한 배제했다. 대신 정부합동조사단의 「광주사태 진상보고서」와 CIA 기밀해제 문서를 함께 실어 독자가 원문을 직접 읽고 판단하도록 구성했다.
“주장은 저자의 생각이 들어갈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기록을 먼저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 “주장보다 기록을 앞세운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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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 '두 총성의 기억, 두 광주의 눈물' |
이번 책의 가장 큰 특징도 여기에 있다. 특정한 결론을 앞세우기보다 당시 작성된 문서를 가능한 한 원문 그대로 담아 독자 스스로 판단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이다.
특히 류 작가는 인터뷰 내내 “광주를 둘러싼 논쟁보다 기록이 먼저”라는 점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책에는 정부합동조사단 보고서뿐 아니라 CIA가 작성한 광주 관련 기밀해제 문서, 당시 무기 피탈 현황, 지역별 조사 내용 등이 함께 수록돼 있다. 또한 일반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았던 사례들도 소개한다. 해남지역 군부대 피습을 막은 지휘관, 광주교도소를 지켜낸 교정공무원, 도청 폭파를 막기 위해 폭발물 뇌관을 제거했던 시민들의 이야기 등이 대표적이다.
◇ “역사 속에 묻혀 있던 사람들”
류 작가는 이러한 사례들이 역사 속에서 충분히 조명받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더 큰 희생을 막기 위해 행동했던 분들도 분명 존재했습니다. 이런 기록도 함께 기억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도청 지하실의 수류탄 뇌관을 제거하다 희생된 인물 이야기는 그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그런 행동이 없었다면 더 큰 폭발과 피해가 발생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도 이런 사례는 널리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저는 이 부분도 광주를 다시 읽는 데 중요한 기록이라고 봅니다.”
“역사는 기록 위에서 다시 읽어야 한다.”
인터뷰는 자연스럽게 광주 이후의 한국 사회로 이어졌다. 그는 광주가 단순히 1980년 5월의 사건으로 끝난 것이 아니라 학생운동, 반미운동, 정치권의 변화 등 현대사 전반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바라봤다. 그러면서 역사 문제는 무엇보다 사실관계를 확인하려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역사를 정치적 입장으로 먼저 보면 기록보다 해석이 앞서게 됩니다. 서로 다른 기록도 함께 살펴보고 국민이 스스로 판단할 수 있어야 합니다.”
가장 인상 깊었던 대목은 인터뷰 말미였다. 기자가 “국민 통합을 위해 무엇이 필요하느냐”고 묻자 류 작가는 잠시 생각에 잠긴 뒤 이렇게 답했다.
“화해는 불편한 기록을 덮는 데서 오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기록까지 함께 마주하고 대화할 수 있을 때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 “기록이 던지는 마지막 질문”
짧지 않은 인터뷰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 기자의 머릿속에는 처음 품었던 질문이 다시 떠올랐다.
‘왜 지금 광주인가.’
그 답은 결국 한 문장으로 정리됐다.
류지훈 작가는 광주를 끝난 역사가 아니라 지금도 기록을 통해 다시 읽어야 할 역사라고 바라보고 있었다. 그의 주장에 동의하든 동의하지 않든, 적어도 독자에게 원문 자료를 직접 제시하고 스스로 판단할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집필 의도만큼은 분명하게 읽을 수 있었다.
오늘날 우리 사회는 역사 문제를 둘러싼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그렇기에 서로의 입장을 먼저 단정하기보다 기록을 함께 읽고 대화하는 자세가 더욱 중요해지는 시대인지도 모른다.
『두 총성의 기억, 두 광주의 눈물』은 그 논의의 출발점이 될 수 있을지 독자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일요주간 / 이진영 기자 kor678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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