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실적부진에도 오너일가 주머니 ‘두둑’

강현정 기자 / 기사승인 : 2024-01-04 15:4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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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등기임원 책임경영 뒷전…정용진 부회장 보수 17억 8000만 원
이마트 실적‧주가부진…오너일가 권리만 챙기고 경영악화 ‘모르쇠’

▲ 정용진 신세계그룹 총괄부회장 <사진=뉴시스>

 

[일요주간 = 강현정 기자] 국내 대형마트 1위의 시장지위를 누렸던 이마트가 지난 몇 년간 부진한 수익성 탓에 유례 없는 경영난을 겪고 있다. 인수합병(M&A) 등으로 재무부담이 확대됐고, 여기에 온라인과 비유통(건설) 부문의 실적 부담으로 이익창출력도 약화됐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이마트는 경영진의 대대적인 교체와 ‘문책성 인사’등 조직개편을 단행한 모습이다. 그러나 정작 가장 책임을 져야할 정용진 총괄부회장의 보수만큼은 높게 책정돼 논란이 되고 있다.

 

정 부회장뿐 아니라 이명희 회장 등 오너일가가 고액의 보수를 챙긴 것으로 확인되면서 책임경영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경영난을 겪고 있는 이마트는 최근 조직 변화에 나섰다. 오프라인 유통 사업군인 이마트와 이마트에르리데이, 이마트24의 인프라 통합을 위한 통합추진사무국을 신설했다.

 

또, 지난 9월에는 조선호텔앤리조트 한채양 대표를 신임대표로 앉혔다. 한채양 대표 선임 후 정 부회장은 신세계그룹 경영전략 회의에서 “철저하게 성과 중심의 인사·보상 체계를 갖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정 부회장 자신은 이마트 미등기임원 자리를 보전했으며 보수도 오히려 더 챙겨갔다. ‘철저하게 성과 중심의 인사.보상 체계’에서 본인은 예외인 셈이다.

 

정 부회장은 이마트에서 지난 상반기 보수로 17억 8000만 원을 가져갔다. 급여 9억 9100만 원과 상여금 7억 8900만 원이다. 지난 상반기 보수는 전년 17억 3900만 원에서 2.3% 증가한 액수다.

 

오너일가 이마트에서 고액 보수 챙겨

이마트 실적을 보면 올 상반기 영업손실 393억 5105만 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 221억 원 영업이익에서 적자 전환했다. 올 상반기 순손실은 1005억 원을 기록해 전년 7427억 원 순이익에서 적자로 돌아섰다.

 

회사는 적자 전환했지만 책임져야 할 정 부회장의 보수는 늘었다. 특히 정 부회장은 등기임원이 아닌 미등기임원으로 보수 등 권리만 챙기고 경영 악화에 대한 책임은 지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대목이다.

 

정 부회장뿐 아니라 다른 오너일가도 이마트에서 미등기임원으로 고액의 보수를 챙기고 있다. 이마트가 발표한 지난 상반기 5억 원 이상 고액 보수자 명단을 보면 정 부회장의 아버지 정재은 명예회장과 어머니 이명희 회장도 보수로 각각 14억 7500만 원씩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적하락과 주가부진을 겪으면서도 그룹 전체를 총괄한다는 이유로 높은 보수를 챙겨가고 책임을 져야 하는 순간에는 ‘미등기’임원이 되는 것이다.

 

특히 이마트 주가는 지난 2018년 3월 32만1000원을 기록한 이래 지속적으로 하락해 최근에는 7만원 중반에 거래되고 있다. 6년여만에 주가가 ‘반의 반토막’이 되면서 주주들의 원성이 높아지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철저히 내수와 부동산 투자를 바탕으로 성장해왔다. 오너일가가 경영권을 독점하고 있다. 이 같은 전통적인 지배구조가 그룹의 성장을 가로 막고 있다는 지적이다.

 

경영실적과 주가부진의 원인이 오너일가의 ‘가족경영’ 방식과 ‘혁신 없는 경영’에서 비롯된 것 아니냐는 시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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