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반건설의 자사주 매입에 검증 칼 빼든 서울신문..."富 편법 대물림·공익재단 사유화" 의혹에 호반 "답변 거부"

채혜린 기자 / 기사승인 : 2019-07-22 11:4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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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의 자사 3대 주주 비판 나선 배경은
호반건설 관계자, 각종 의혹에 '노 코멘트'

[일요주간=채혜린 기자] 서울신문이 최근 포스코(19.4%)가 보유하고 있던 자사주를 매입해 3대 주주에 오른 호반건설그룹(회장 김상열)에 대해 검증의 칼을 빼든 가운데 호반건설그룹의 경영 승계 및 태성문화재단 운영 전반에 관해 각종 의혹을 집중보도해 주목된다.

 

서울신문은 지난 19일 ‘서울신문 115주년, 독립언론의 길을 꿋꿋이 걷겠다’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호반건설의 기습적 인수합병 시도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서울신문은 “자본력을 내세운 인수합병은 해당 언론이 공공재로서 저널리즘의 가치를 제대로 구현할지 의문스럽게 한다”며 “혹여나 개발 사업에 뛰어드는 사기업의 이익을 옹호하는 등 방패막이로 악용되는 것이 아닐까 우려한다”고 지적했다.

서울신문은 이어 “실제로 광역자치단체로부터 인허가권을 따내기 위해 공공재인 지역방송을 통해 단체장을 수십 차례 공격한 사례도 없지 않다”면서 “언론사 사주의 이익을 옹호하려고 기자들을 로비스트로 활용하고 전파와 지면을 사적으로 유용한 사례는 부지기수”라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 서울신문은 22일 '호반 ‘최고층 건물’ 무리수 계열 언론으로 광주 때리기'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호반건설그룹이 광주 서구 광천사거리 일대에 건설 중인 48층짜리 주상복합건물의 경우 당초 광주시가 교통혼잡 유발 건물의 건축허가가 사실상 불가능했고 그로 인해 광주시도 심의를 보류했지만 호반건설그룹은 건축시행사이자 그룹 소유 언론인 광주방송(KBC)을 통해 광주시 건축 행정을 집중적으로 비판 보도해 사실상 강압적으로 허가를 취득했다”는 의혹이 제기했다.

해당 보도에 따르면 시행사 광주방송이 주상복합건물 ‘광주 호반써밋플레이스’를 짓겠다며 광주시에 건축허가를 신청한 것은 2015년 7월로 당시 본격적인 건축 심의에 들어가기 전부터 교통혼잡, 주변 아파트와 주택 주민들의 조망권·일조권 침해 등의 이유를 들어 광주시 건축위원회가 심의를 유보했다. 

 

심의 유보 이후 광주방송은 같은 해 9~10월 광주시정에 대한 비판보도를 메인뉴스(KBC 8시뉴스) 시간에 10여일동안 10건이나 쏟아냈다는 게 서울신문의 지적이다. 

 

광주방송은 김상열(58) 호반건설그룹 회장이 공동대표를 맡고 있으며 태성문화재단, 호반건설, 호반프라퍼티(옛 호반베르디움) 등 계열사가 39.59%의 지분을 소유하는 구조다.

 

앞서 호반건설은 지난달 25일 포스코가 갖고 있던 서울신문 지분 전량을 인수했다. 당시 서울신문은 사원들은 물론 경영진까지 회사의 3대 주주가 바뀐 사실을 포스코가 일방 통보해올 때까지 전혀 모르고 있었다면서 노조 성명서를 통해 강하게 반발한 바 있다.

 

▲ 서울신문 온라인판 캡처.

 

이후 서울신문은 지난 15, 16일자 기사에서 “‘내부거래’아들 회사, 단 10년 만에 매출 94배 키워 그룹 장악’”, ‘호반건설, 8조 그룹지배권 ‘꼼수 승계’”, “호반건설, 문어발식 M&A ‘富의 편법 대물림’”, “작년 건설업 투자 고작 10억...차남 회사 주식은 2283억어치 샀다” 총 4개 기사로 2000년대 초반부터 계열사가 총동원돼 김상열 회장의 첫째 아들인 김대헌(32) 부사장의 회사를 키워온 흔적을 보도했다. 

서울신문에 따르면 김대헌 부사장의 이름이 호반건설그룹 공개 문서에 처음 등장한 것은 2008년이다. 당시 김 부사장은 21세로 당시 분양대행업을 하던 비오토(現 ㈜호반의 전신)의 최대주주였다. 재계 순위 44위의 대기업인 호반건설그룹은 지난 10여년 간 그룹 계열사 일감을 연간 최대 99%까지 몰아주는 방식으로 김 부사장 소유의 회사를 키운 뒤 합병을 통해 아들에게 그룹 지배권을 승계했다.

이 매체는 또 호반건설그룹은 2016년까지 대기업집단에 속하지 않아 공정거래법상 일감 몰아주기(사익 편취) 규제 대상에서도 제외됐었다며 규제 이슈에서 자유로운 중견기업이 10여년 간 치밀하게 준비해 승계한 것으로 ㈜호반과 호반건설과의 합병에서 호반이 호반건설보다 인건비도 절반이고 연구개발 활동비도 거의 없어 미래가치 평가에 의문점이 많은데도 합병비율 산정 시 매출액이라는 사이즈만 중요하게 고려된 거 같다는 관련 전문가들의 의견을 덧붙였다.

실제 지난 2008년 당시 김 부사장이 이끌던 회사 자본금은 5억원에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특수관계인 계열사들과 내부거래 비중이 2007년 45.2%에서 2010년에는 99.4%까지 크게 뛰어 오르며 2017년에는 ㈜호반의 당기순이익이 호반건설보다 3배 이상 많아졌다. ㈜호반은 2018년 초 호반건설과의 합병을 발표했고 매출액이 더 많다는 것을 근거로 합병비율은 1대5.89로 산정 받아 김 부사장이 호반건설의 1대 주주로 등극했다.

서울신문에 따르면 호반건설은 상당량의 내부거래 비중에 대해서 “당시 시공·시행 등 건설사업 전후 과정의 리스크를 방지하기 위함”이라는 입장과 함께 비율 산정에 대해서는 “회계법인에서 진행한 것이라 우리가 알 수 없다”고 해명했다.

서울신문은 꼼수 승계 의혹에 이어 2004년 출범한 미술문화지원 관련 공익법인인 태성문화재단의 본말 전도 행태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태성문화재단은 김상열 회장 등이 출연했으며 이 재단의 이사장은 김 회장의 부인 우현희(53)씨다. 

 

▲ 서울신문 온라인판 캡처.

보도에 따르면 호반건설그룹 계열사들은 이 태성문화재단에 지난해까지 4년간 총 400억원을 기부출연했는데 정작 태성문화재단은 창립 9년만인 2013년 ‘남도작가 12인 특별전’을 열기까지 별도의 전시회 등을 열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태성문화재단이 설립할 때 표방했던 ‘미술문화 발전과 지원사업(목적사업)’ 지출 비율이 국내 전체 공익법인 중 최하위에 속하고 실제 그 비율이 2015년에는 0.25%(1263만원), 2016년에는 0.07%(810만원), 2017년 0.11%(1117만원)이었다가 지난해인 2018년에는 4.5%(7억3980만원)였다. 이 재단의 지난해 말 기준 자산은 총 918억원에 이른다는 게 서울신문의 지적이다.


이 같은 비판에 대해 호반건설그룹은 재단 운영은 합법적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재단을 사유화할 의도가 없다는 입장을 서울신문에 밝혔다.


호반건설그룹에는 태성문화재단 이외에도 남도문화재단이 있다. 같은 목적의 사업을 진행하는 공익법인을 둘로 나눠 설립, 운영되고 있는 배경에도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서울신문은 “남도문화재단의 경우 구조 자체가 태성문화재단의 ‘아바타’라고 지적하면서 자녀들에 대한 승계가 마무리된 이후 계열분리까지 염두에 두고 공익법인을 운영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함께 제기했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지난 19일 <일요주간>과의 전화통화에서 서울신문이 제기한 각종 의혹 보도에 대해 “답변을 거부하겠다”면서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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