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보스턴다이내믹스, 한국·미국·중국 잇는 로봇 거점 구축"… 파운드리부터 부품 공급망 확보

이수근 기자 / 기사승인 : 2026-08-10 09:2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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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증권, 10일 'Boston Dynamics 로봇, 어디까지 와있나?' 기업분석 리포트 발간
"새만금 제조, 미국 BD 핵심 설계, 중국 부품 공급망 결합… 고품질 데이터 빠르고 정확하게 수집·가공"
단순 하드웨어 수출 넘어 실증 학습장 활용… 공정 최적화 및 제조 AI 고도화로 선발-후발 격차 확대 전망
▲ 현대차는 지난 7월 5일(현지 시간) 미국 뉴저지에 위치한 뉴욕 뉴저지 스타디움에서 열린 16강전 하프타임에서 아틀라스가 심판에게 경기구를 전달하는 퍼포먼스를 성공적으로 시연했다. (사진=newsis)

 

보스턴다이내믹스(Boston Dynamics·BD)의 휴머노이드 로봇 'Atlas' 경쟁력이 개별 로봇의 성능을 넘어 실제 제조현장에 얼마나 빠르게 배치하고 안정적으로 양산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제조 기반과 로봇훈련학습센터가 Atlas의 실증 데이터 확보와 Physical AI 고도화를 뒷받침할 수 있는 만큼, 향후 투자 판단에서도 로봇 성능뿐 아니라 생산수율·공급망·배치 인프라·데이터 확보 능력을 함께 살펴야 한다는 진단이다.

DB증권 남주신 애널리스트는 10일 발간한 '[자동차/부품] Boston Dynamics 로봇, 어디까지 와있나?' 보고서에서 현대차그룹과 BD의 로봇 사업을 양산과 데이터 확보, 제조 AI 관점에서 분석했다.

◇ "Physical AI 경쟁, Atlas 성능 넘어 Fleet·데이터 확보가 관건"


현대차는 지난 6일 한국·미국·중국에 로봇훈련학습센터를 설립해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에 적합한 고품질 실증 데이터를 빠르게 수집·가공하고 AI 모델 고도화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내 새만금에서는 로봇 제조를 추진하고 향후 파운드리로 확장하며, 미국에서는 BD와 핵심 설계 기술을 개발하고 중국에서는 부품 공급망 확보를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Atlas와 관련해서는 최근 머리 부분 모듈화 개발과 원자력 시설 해체 등 특수시장 공략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Atlas는 현재 RMAC(Robotics Metaplant Application Center)의 데이터 운용 조직 2교대 체제를 수립했으며, 2028년까지 미국 조지아 공장에 투입되고 2030년까지 부품 조립 공정에 활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남 애널리스트는 Physical AI가 인터넷상의 데이터만으로 완성되기 어렵다는 점에 주목했다. 로봇이 실제 환경에서 물체와 접촉하고 실패한 뒤 다시 시도하는 과정에서 생성되는 Real-world Data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향후 경쟁에서는 AI 모델 자체의 성능뿐 아니라 실제 현장에 배치되는 로봇의 규모와 데이터를 반복적으로 확보하는 능력이 중요해질 것으로 분석했다.

BD의 경쟁력 역시 Atlas의 기계적 성능에만 있지 않다는 평가다.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제조 기반과 RMAC를 활용해 경쟁사보다 빠르게 초기 Deployment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 주요 경쟁우위로 제시됐다. 기존 휴머노이드 경쟁이 보행과 가반하중, 손의 자유도, 작업속도 등 개별 로봇 성능을 중심으로 이뤄졌다면 Atlas가 제조현장에 진입한 이후에는 배치된 Fleet의 규모와 데이터 생성 능력이 새로운 경쟁 기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초기 Atlas Fleet을 단순한 판매 제품보다 데이터 생산설비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초기 수백 대에서 발생하는 성공·실패·접촉·힘·관절상태 등의 데이터가 다음 AI 모델의 성능 개선뿐 아니라 차세대 하드웨어 설계에도 반영될 수 있어서다. 초기 공급이 시작되면 시장은 '판매대수×ASP+기타 액세서리'를 통해 매출 규모를 산출할 가능성이 높지만, 남 애널리스트는 초기 Fleet이 만들어내는 핵심 경제적 가치가 매출보다 Data Flywheel 구축에 있다고 판단했다.

현대차의 BD 투자 역시 지분가치나 향후 IPO 가능성에만 초점을 맞추기보다 제조 AI와 데이터 사업 측면에서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현대차 공장에 Atlas가 배치되면 작업 과정에서 생성되는 데이터가 로봇 성능 개선뿐 아니라 공정 최적화, 작업 자동화, Digital Twin, 제조 AI 고도화 등에 활용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현대차가 BD의 로봇을 구매하는 고객인 동시에 Physical AI를 함께 학습시키고 데이터 가치를 확대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의미다.

 


 

◇ 촉각·데이터·Sim-to-Real 넘어 배치 인프라까지 경쟁 확대


Atlas의 양산을 둘러싼 과제로는 생산공정의 반복성과 수율이 제시됐다. 현재는 숙련된 엔지니어가 로봇 한 대씩 조정해 완성할 수 있지만 수백 대 이상으로 생산량을 늘리려면 부품 공차와 조립 순서, 토크 및 정렬 조건 등의 표준화가 필요하다. 남 애널리스트는 2026~2027년 Atlas 관련 뉴스에서 단순 CAPA보다 Production Yield, 로봇당 조립시간, Rework 비율, 생산 자동화 수준을 실제 양산 가능성을 판단하는 핵심 지표로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감속기도 주요 과제로 꼽혔다. BD는 감속기가 로봇의 성능과 내구성, 원가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로 보고 있으며, 효율·중량·크기·Backlash·피로수명·Duty Cycle·공차·제조성·원가 등을 동시에 최적화하는 작업을 진행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유성기어와 베벨기어뿐 아니라 변형파동기어와 사이클로이드 방식까지 검토하고 있어 관절 위치와 요구 성능에 따라 여러 감속기 구조를 조합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휴머노이드용 감속기는 기존 산업용 로봇보다 작은 크기와 낮은 중량을 요구하면서도 충격 하중과 고토크, 빠른 움직임을 견뎌야 한다. 따라서 투자자들이 확인해야 할 핵심은 감속기 자체의 성능보다는 Atlas의 실제 Duty Cycle을 충족하면서 양산 수율과 원가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지 여부라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손의 촉각 기술도 상용화 과정에서 중요한 과제로 제시됐다. 물체를 안정적으로 잡고 조립하기 위해서는 Vision 정보만으로 부족하고 접촉 과정에서 발생하는 힘과 미끄러짐 등의 정보를 함께 이해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Atlas는 접촉·힘·진동·온도 변화 등의 촉각 데이터를 고대역폭으로 처리해 조작 성능을 높이는 방향으로 개발되고 있으며, 제조공정에서는 삽입·조립·체결 등 접촉 기반의 정교한 작업이 요구된다. 보고서는 최근 Google DeepMind가 공개한 Gemini Robotics 2 역시 정교한 로봇 손 조작 능력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향후 BD와의 기술적 협업 확대 여부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글로벌 공급망 확보도 양산의 변수다. 초기에는 소수의 전문 공급업체를 기반으로 낮은 생산량에 대응할 수 있지만 생산량이 늘어나면 부품 가격과 공급 안정성이 전체 로봇의 원가와 생산속도를 좌우할 수 있다. 이에 따라 BD가 공급업체 확대뿐 아니라 부품 구조 자체를 제조성과 공급망 관점에서 재설계하는 것으로 파악했다. 향후 Atlas 생산량은 BD 내부 조립 CAPA뿐 아니라 액추에이터와 감속기, 센서 등 핵심 부품 공급업체의 증설 속도에 의해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현대모비스는 이 같은 공급망 변화와 관련해 주목할 기업으로 거론됐다. 현대모비스는 현대차그룹 휴머노이드 부품 공급망의 핵심으로서 Atlas에 탑재되는 31개 바디 액추에이터를 수주했으며 11월부터 시제품 납품을 시작할 예정이다. 남 애널리스트는 Atlas가 양산 단계로 이동할수록 부품의 절대적인 성능보다 동일한 사양을 얼마나 저렴하고 많은 물량으로 안정적인 품질을 유지하며 공급할 수 있는지가 중요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고품질 데이터의 생산과 수율도 Physical AI 경쟁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로 제시됐다. 로봇 학습에는 일반적인 영상 데이터뿐 아니라 성공·실패 여부, 접촉과 힘, 공간상태, 관절상태 등이 시간축에 맞춰 정렬된 Multimodal Data가 필요하다. 보고서는 현재 이러한 고품질 학습 데이터 생성 과정의 수율을 50~60% 수준으로 파악했다. 현대차그룹이 한국·미국·중국에 로봇훈련학습센터를 구축하는 것도 데이터의 양 자체를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필요한 작업 데이터를 반복적이고 표준화된 방식으로 생산하는 Data Factory를 구축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했다.

마지막으로 Simulation과 실제 Fleet을 결합하는 Sim-to-Real이 Atlas의 장기 경쟁력을 결정할 요소로 꼽혔다. 양손 조작과 유연물체 Handling, 조립 공차, 접촉력, 마찰, 물체 변형 및 충돌 이후 Recovery 등 접촉이 많은 작업에서는 Simulation과 실제 환경 사이의 격차가 크게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Simulation에서 다양한 작업을 학습한 뒤 실제 Atlas Fleet에 적용하고, 현장에서 발생한 Failure Case를 다시 Simulation과 학습 환경으로 가져오는 Closed-loop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배치 인프라 역시 새로운 시장으로 제시됐다. 공장에 Atlas 100대를 투입하는 경우 로봇 구매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Robot Provisioning, Factory Network, MES/WMS 연동, Task Allocation, Fleet Management, OTA, Data Collection, Cybersecurity, 장애 대응, Digital Twin 등 기존 제조 IT 시스템과 로봇을 연결하는 통합 영역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로봇 Fleet 확대는 제조현장의 SI/ITO 수요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으며, 현대차그룹의 제조 IT 시스템과 공장 운영 환경에 대한 이해도를 보유한 현대로템이 Physical AI의 Field Integration과 Test Infrastructure 확대 과정에서 수혜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남 애널리스트는 판단했다.

 

 

일요주간 / 이수근 기자 lee85019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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