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월간 10차 교섭에도 진전 없어"… 쟁의행위 찬반투표 94% 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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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화점면세점판매서비스노조 조합원들이 4일 오전 세종시 중앙노동위원회 조정과 앞에서 집단교섭 조정접수 기자회견을 열고 일방통행식 매장철수 중단과 고용안정, 인사이동 문제 협의를 촉구하고 있다. (사진=newsis) |
백화점면세점판매서비스노동조합(이하 노조)백화점면세점판매서비스노동조합이 로레알코리아, 록시땅코리아, 샤넬코리아, 엘코잉크, 클라랑스코리아, 하이코스, 한국시세이도 등 외국계 화장품 브랜드 7개 사와 진행한 올해 집단교섭이 결렬됐다. 노조는 사 측이 일방적인 매장 철수와 원거리 인사발령을 지속하고 있다며 고용안정 대책 마련과 안전보건 협의체 구성 등을 요구했고,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했다.
노조는 지난 4일 오전 세종시 중앙노동위원회 조정과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7개 회사는 일방통행식 매장 철수를 중단하고 고용안정과 인사이동 문제를 노동조합과 제대로 협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노조에 따르면 양측은 지난 2월 26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약 5개월 동안 총 10차례 집단교섭을 진행했다.
◇ "매장 철수·인사이동 기준 마련 요구했지만 합의 불발… 5개월 동안 매장 27곳 폐점"
노조는 이번 집단교섭에서 ▲매장 또는 브랜드 축소·철수 시 이동 가능한 매장 기준을 노동조합과 합의해 마련할 것 ▲노동조합·백화점·면세점·브랜드사가 함께 참여하는 통합 안전보건관리 협의체를 구성·운영할 것 ▲공정한 이익 재분배를 위한 자료제공 의무를 강화할 것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노조는 이 같은 요구가 산업 전환 과정에서 판매서비스 노동자의 고용안정과 노동환경 개선을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회사 측은 교섭 과정에서 경영권과 인사권을 이유로 기존 입장을 반복했고, 노조가 제시한 수정안도 받아들이지 않아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노조는 지난 7월 23일 제10차 교섭에서 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했다.
이어 “유통산업이 온라인 중심으로 재편되는 과정에서 판매노동자의 일자리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로레알코리아 직원 수는 1100명에서 671명으로 감소했고, 클라랑스코리아의 매장은 66개에서 28개로 축소됐다”며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약 5개월 동안 총 27개 매장이 문을 닫았으며, 이 과정에서 노동자들은 매장 폐점 이유나 이후 배치 계획 등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제공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노조는 “일부 노동자들이 통근이 어려운 지역으로 발령받으면서 사실상 퇴직을 강요받는 상황도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구에서 부산으로, 부산에서 인천으로 발령하는 사례 등을 예로 들며 "원거리 인사발령은 '알아서 회사를 떠나라'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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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화점면세점판매서비스노조 조합원들이 4일 오전 세종시 중앙노동위원회 조정과 앞에서 집단교섭 조정접수 기자회견을 열고 일방통행식 매장철수 중단과 고용안정, 인사이동 문제 협의를 촉구하고 있다. (사진=newsis) |
◇ "안전보건 협의체 구성도 거부"… 김소연 위원장 "합의냐 투쟁이냐는 회사에 달려"
노조는 고객 응대와 감정노동에 상시 노출되는 판매서비스 노동자의 노동환경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브랜드사와 백화점·면세점이 함께 참여하는 통합 안전보건관리 협의체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7개 회사는 해당 협의체 구성·운영에 대해 확답하지 않았으며, 노동환경 개선보다 유통업체와의 관계를 우선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이날 발표한 기자회견문에서 "노동자는 쓰다 버리는 소모품이 아니다"라며 "사측은 일방적인 매장 철수와 부당한 원거리 인사발령을 즉각 중단하고 노동조합과 협의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아울러 수정 요구안을 수용하고 중앙노동위원회가 공정하고 신속하게 조정 절차를 진행할 것도 촉구했다.
김소연 백화점면세점판매서비스노동조합 위원장은 취지발언에서 "노동조합은 현장을 지키고 노동권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기준을 요구해 왔지만 어느 하나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교섭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매장 철수는 계속됐고, 노동자들은 어디로 배치될지조차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일방적인 인사배치를 받아왔다"며 "오늘 조정회의에서도 같은 태도가 반복된다면 노사 갈등은 더 깊어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또 "조합원 쟁의행위 찬반투표가 94% 찬성으로 가결됐다"며 "이번 조정 절차가 합의로 이어질지 투쟁으로 번질지는 회사의 책임 있는 태도 변화에 달려 있다"고 주장했다.
◇ 로레알코리아지부 "원거리 발령은 사실상 정리해고... 브랜드 철수 때마다 노동자가 가장 먼저 희생"
하인주 로레알코리아지부장은 현장발언에서 회사가 예고 없이 매장을 철수하고 장거리 인사발령을 반복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 지부장은 "울산에서 마산, 전주에서 광주, 부산에서 대구 등 편도 2시간 30분 이상 이동해야 하는 발령도 이뤄지고 있다"며 "노동자들은 이를 자발적 퇴사를 유도하기 위한 사실상의 정리해고로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또 "2017년 로레알코리아에는 280개 카운터와 1042명의 현장 직원이 있었지만 현재는 187개 카운터와 660명의 직원만 남았다"며 "회사는 해고 사유 확대와 징계 기준 강화, 최소 인력 기준 완화 등을 요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노동자들은 과도한 요구를 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논의하고 해결책을 찾자는 최소한의 요구를 하고 있다"며 "일방적인 인사권 남용을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영숙 로레알면세지부장은 현재 백화점과 면세점 업계에서 브랜드 철수와 매장 축소가 반복되면서 노동자들의 고용불안이 심화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 지부장은 "HDC면세점에서도 두 개 브랜드가 오는 9월 말 철수를 앞두고 있지만 노동자들은 앞으로 어디에서 일하게 될지조차 충분한 설명을 듣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브랜드 계약이 종료되면 가장 먼저 희생되는 것은 현장 판매노동자"라며 "노동자의 고용이 기업 간 계약관계에 따라 흔들리는 현실은 백화점·면세점 산업 전반의 구조적인 문제"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노조는 브랜드 철수나 매장 축소 시 노동자의 고용을 지킬 최소한의 원칙과 제도를 만들자는 상식적인 요구를 했지만 사용자는 끝내 책임을 외면했다"며 "중앙노동위원회 조정을 계기로 사용자들이 노동자의 삶을 지키기 위한 책임 있는 결단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일요주간 / 임태경 기자 allonbeb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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