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 칼럼] 여성 갱년기, 수용하고 받아들이는 연습 필요

김선국 박사 / 기사승인 : 2019-02-01 12:3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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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년기 장애(내과)
▲ 김선국 한의학 박사.
[일요주간=김선국 박사] 삶은 끝없이 흐르고, 온 우주에 변치 않고 남아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귀여운 소녀는 어여쁜 처녀가 되고, 성숙한 여인이 되어서, 중년의 원숙한 여인이 되고, 볼품없는 할머니가 되어 간다. 영원할 것 같았던 첫 사랑의 그 뜨거운 감정도 식어가서 기억조차 가물가물해 진다. 영원히 변치 않는 것이 있다면 아마도 신의 사랑이라는 추상적인 단어뿐 쉼 없이 모든 것은 변한다. 그래서 모든 것이 무상(無常)하다는 불교의 가르침이 스스로를 뒤돌아보게 한다. 

 

여자에게 있어서 생식 기능이 다하여서 여성으로서의 기능이 변하는 갱년기라는 단어는 여성스러움의 종말이며, 여자의 생식 기능의 정지를 의미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아무리 아름다운 여성도 이제는 매력을 상실해서 젊은 여자들의 풋풋하고 활기찬 아름다움에 비할 바가 못 된다.

여자는 400개 정도의 난자를 배출하면 더 이상 난소에서 난자를 생산하지 못한다. 40대 말에서 50대 초에 이를 때, 난자를 생산하지 못하나, 뇌에서는 그 난자를 생산하지 못하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FSH라는 난포자극호르몬을 분비하여 난자를 생산해 내라고 재촉한다. 

 

공부 못하는 학생에게 아무리 공부하라고 재촉한들 공부가 되지 않듯이, 이미 정지한 생식 기능을 다시 발휘해 보라고 한 들 어쩔 수 없는 것이다. 그런데, 계속 해서 FSH를 몇 십 배 더 분비해서 재촉하게 되면 몸에서는 열이 나고, 식은땀이 흘러서, 한 겨울에도 이불을 못 덮기도 한다. 많은 경우에 병원에서는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을 투여하여서 이런 증상들을 완화하도록 하지만, 유방암을 비롯한 여러 가지 부작용을 일으키기에 여성 호르몬의 투여는 될 수 있으면 피하는 것이, 신이 우리에게 준 운명이다.

몸이 변하면, 마음 또한 변한다. 사춘기를 질풍노도(疾風怒濤)의 시기라고 흔히들 말한다. 사춘기는 인간이 여성과 남성으로 태어나는 시기기에, 인생에서 최초의 커다란 격벽이 시작되는 시기이다. 그래서 수많은 남자와 여자 문제들이 발생하고, 인생의 고뇌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시기이다. 그러나 우리의 삶은 이 시기를 지난다고 다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심리학에서는 오히려 중년의 시기를 더욱 커다란 문제를 처리해야하는 시기로 본다. 

 

35세 정도부터 70대 까지가 바로 우리 삶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시기로 본다. 이때에 삶의 의미와 가치를 발견하지 못하면, 삶은 황폐해 진다. 이 시기의 중간에 여성은 갱년기라는 신체적 변화를 겪게 되니, 더욱 커다란 삶의 근본적 문제와 부딪치는 것이다. 

 

아이들을 거의 다 키워냈고, 남편의 사랑을 이미 식었으며, 몸은 여성으로서의 생식기능을 다했으니, 자연적으로 몸과 마음 모두에서 근본적 변화와 맞닥뜨리는 것이다. 이때에 여성을 자신의 삶을 수용하고 받아들이는 연습이 필요하다. 영원한 것이 없다는 기본적인 가르침을 받아들이면, 이 삶은 더욱 빛이 난다. 세상의 모든 문제들이 영원하지 않은 것에 집착함으로써 갈등을 낳고, 부질없는 욕심에 타인에게 피해를 주고, 자신의 가치관을 고집하기 때문인 것이다.

한의학에서는 갱년기 여성에게는 간의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여서, 온 몸에 순환이 잘 이루어지도록 하는 소요산(逍遙散) 계통의 약물을 처방한다. 소요산이라는 이름이 장자의 소요유(逍遙遊)에서 나온 말이다. 소요유란 그 어디에서 걸리지 않고 자유스럽게 노닌다는 의미이다. 이 약을 처방하면 인체의 막힌 부분들이 잘 흐르게 되고, 보통 1~2개월이면 갱년기 장애가 사라지는 것을 본다. 그 무엇에도 걸리지 않는 삶을 산다면, 굳이 약 조차 필요 없을 것이다. 집착하지 않고 물 흐르듯 산다면, 온 우주는 신의 사랑이 가득한 에덴동산이고, 여기가 바로 천국이다. 

 

모든 살아 있는 것들에 대한 무조건적인 사랑과 우리 공동체에 대한 아가페적인 사랑으로 돌아가면, 인류의 오랜 갈등은 끝이 나고, 여기 지상이 아름답고 살기 좋은 곳으로 변하리라. 최근 가난한 자들의 성자인 프란체스코 교황의 한국 방문이 약자들의 아픔을 포용하는 기회가 되면 좋겠다. 그럴 때 종교적 위선의 가르침이 아닌, 진정한 신의 사랑 안에서 우리는 모두 하나가 될 것이다. 중년의 삶은 스스로를 돌아보라는 신의 계시이다. 스스로를 돌아보면, 우리 모두의 삶은 너무나 아름다운 축복의 삶일 것이고, 가난도 어려움도 갈등도 우리 존재의 기쁨을 앗아가지는 못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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