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 최재원-지동섭 흔들리는 투톱 체제…직원 과로사에 배터리 화재 논란

강현정 기자 / 기사승인 : 2022-11-09 12:5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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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센터 화재 원인으로 SK온 배터리 ‘지목’
글로벌 사업 박차, 빛 좋은 개살구…후발주자 한계 뚜렷

 

▲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왼쪽)과 지동섭 SK온 대표

 

 

[일요주간 = 강현정 기자]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자회사 SK온이 수익성 개선을 위해 사업 속도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나 이러한 행보에 발목을 잡는 악재들이 연이어 터져 논란이 되고 있다.

 

특히 SK온은 최재원 수석부회장과 지동섭 사장이 함께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데 이 둘의 무리한 사업 확장이 오히려 독이 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실제로 SK온 직원들은 과로를 호소하고 있고 신입사원이 뇌졸중으로 사망하는 일이 뒤늦게 알려졌다. 일부 동료들은 과로사를 주장하며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고인이 사망하기 일주일 전에도 소속팀 팀장과 단둘이 보름 동안 해외 출장 업무를 수행했고, 일주일 후 돌연 사망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최근 카카오 데이터센터 화재의 원인으로도 SK온의 배터리가 지목되고 있어 때 아닌 고초를 겪고 있다.

 

공격적 투톱 체제 ‘흔들’…직원들 과로 호소

9일 업계에 따르면 SK온은 배터리 시장에서 후발주자로 분류되고 있으나 해외 시장 협력 강화 등 배터리산업 육성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해 말 오너일가인 최 수석부회장이 손자회사인 SK온에서 CEO를 맡으면서 글로벌 확장을 위해 배터리 생산 거점을 마련하고 주요 기업들과 협상에도 직접 나서는 등 열의를 보이기도 했다.

 

지 대표는 자금조달과 인재 확보 등 실질적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투톱 체제가 완성되어 가는 듯 보이고 있다.

 

SK온은 글로벌 배터리 생산거점을 확보하면서 총 생산능력을 연말 기준으로 2022년 77GWh에서 2025년 220GWh, 2030년 500GWh로 높여갈 계획을 세워뒀다.

 

또 현재 건설을 진행 중인 프로젝트는 미국 2공장, 형가리 3공장, 인천 공장, 미국 블루오벌SK투자가 있다.

 

지난 7월 포드와 배터리생산 합작법인(JV) ‘블루오벌SK’를 미국에서 설립했다. 지난해 가을 양사는 향후 각각 5조1000억원씩 모두 10조2000억원을 투자해 블루오벌 SK를 설립하고 배터리공장을 테네시주에 1개 켄터키주에 2개 건설하기로 했다.

 

이 같은 공격적 사업 확장이 문제였을까. 직원들의 경우 해외 출장 등이 잦아지면서 과로에 시달리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4일 블라인드에는 신입직원이 “과로로 쓰러져 실려나갔다”는 글이 게재됐다. 글쓴이는 “고인이 사망한 지 하루 뒤, 같은 팀 다른 구성원이 과로로 쓰러져 실려 나갔다”며 사태의 심각성을 알리기도 했다.

 

후발주자 ‘한계’…데이터센터 화재 원인 배터리 ‘지목’

한편 지난달 발생한 카카오 데이터센터 화재 건의 유력한 원인이 SK온이 제조한 UPS용 배터리가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생산력을 높이는 데에만 주력하다 배터리 자체의 문제에는 소홀했다는 지적이다.

 

이번 사건과 관련 경찰과 소방당국은 SK온이 제조한 UPS배터리 화재가 원인이 됐다는 입장이다.

 

UPS는 무정전 전원장치로 전원이 정전됐을 때 부하전력의 연속성 확보를 위해 사용하는 장치이다. 비상 발전기 가동 전까지 사용되는 경우가 많은데, SK C&C 등 IDC에서 서버가 끊기는 일을 방지하기 위해 UPS를 사용한다. 이번 카카오 먹통 피해의 경우 UPS 내 배터리에서 화재가 발생하면서 서버에 전원 공급이 이뤄지지 않은 게 원인으로 지목됐다.

 

이와 관련 SK온은 “발화지점이 배터리가 있는 선반이었던 것은 맞지만 아직 구체적 원인을 파악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SK온은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등 국내 주요 전지업체와 달리 그동안 필드사고가 한번도 없었다. SK온은 안전성을 강점으로 홍보해 왔다. 하지만 이 마저도 입지가 불안정한 상황에 놓이고 말았다.

 

배터리업계 후발주자로 경쟁에 뒤쳐질 가능성은 곳곳에 내재돼 있다. 3분기 실적을 보면 국내외 배터리 업계 점유율 상위 10개사 중 적자를 기록했다고 공시한 곳은 SK온 뿐이다. 국내 경쟁사인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는 물론 중국 CATL·궈시안·신왕다·EVE 모두 흑자를 거뒀다.

 

생산능력 확장을 위한 재무적 투자자 확보도 부담요인으로 제기되면서 SK온의 흑자전환은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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