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손기정 평전’ “상호 존중! 스포츠 外交…한일관계 매듭풀자”

소정현 기자 / 기사승인 : 2020-09-28 14:0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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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주간 = 소정현] “스포츠는 세계의 공통언어이며, 국경을 넘어 사람들의 마음을 이어준다. 스포츠는 국제연대를 심화하고, 평화로운 세계를 만든다.”

암울했던 일제 치하에서 조선인의 민족의식을 일깨워준 손기정의 일생과 스포츠 철학을 담은 한글판 ‘손기정 평전’이 한 정년퇴직 공무원에 의해 8월 9일 번역‧출간되었다.(도서출판 귀거래사, 김연빈‧김솔찬 역) 8월 9일은 손기정 선수가 1936년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에서 우승한 날이며, 황영조 선수가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우승한 날이기도 하다.

원본 “평전 손기정-스포츠는 국경을 넘어 마음을 이어준다.”는 작년 4월 일본의 스포츠 사상가 ‘데라시마 젠이치’(寺島善一) 메이지대학 명예교수에 의해 도쿄 사회평론사(社會評論社)에서 첫 발간되었다.

손기정은 일제 강점기의 조선에서 태어나 수많은 마라톤대회에서 우승하고 세계기록을 수립한 정상의 스포츠인으로 1936년 베를린 올림픽에 일본 대표로 출전하여 금메달을 획득했다. 시상식에서 일본 국가 ‘기미가요’가 연주되자 고개를 숙이고 월계수 화분으로 가슴의 일장기를 가렸다. 광복 후 한국 육상 발전에 힘을 쏟아 서윤복과 함기용의 보스턴 마라톤 우승을 이끌었으며, 세계 스포츠계 유명 인사들과 교류하며 깊은 연대와 우정을 쌓았다.

손기정은 그 긴 인생 속에서 배양된 사회에서의 스포츠의 가치란 무엇인가를 줄곧 생각해 왔다. 궁극적으로 그것은 ‘스포츠인 상호의 존경, 신뢰, 우정’에 있다고 확신했다. 승리지상주의가 만연한 스포츠 세계에서 스스로 올림픽 우승이라는 정점을 찍은 손기정은 ‘스포츠의 의의는 그 경기에서 정점에 서는 것이 아니라 우정‧신뢰, 상호 존중에 있다’고 말한다.

▲ 왼쪽부터 저자 데라시마 젠이치, 역자 김연빈‧김솔찬(父子번역)


■ 출간 서둘렀나! 원저자 ‘데라시마 젠이치’(寺島善一)

데라시마 교수는 “내가 원래 이 책을 쓰려고 했던 계기는, 너무나 심한 아베 정권의 처사 때문이다. 한일 간 장구한 역사와 전통을 무너뜨리는 아베정권의 행동에 참을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고 하면서 “코로나위기가 지나가고 왕래가 자유로워지면 한국인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과 일본이 공동 개최한 2002년 한일 월드컵이 양국 간 교류를 현격하게 비약‧발전시킨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손기정 선생이 항상 말한 것처럼 “스포츠는 국경을 넘어 마음을 이어준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그 후 일본에서는 ‘한류 붐’이 일어나고 한국 드라마나 K-POP 등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그리고 양국 간 상호 방문자는 연간 1,000만 명을 넘게 되었다.

특히 2018년 평창올림픽에서 이상화 선수와 고다이라 나오(小平奈緒) 선수가 보여준 우애 넘친 행동은 ‘손기정’ 선생이 인생을 걸고 노력해 온 ‘스포츠를 통한 국제 상호이해와 우호연대’의 가능성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그러나 이러한 성과도 최근 양국의 정치적 문제로 붕괴되어 역사상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이런 상황을 우려한 나는 ‘評伝 孫基禎’의 집필을 서둘렀다. 학술연구나 영상 기록물 등으로 입증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에는 ‘역사수정주의’ 풍조가 확산되어 과거의 역사적 사실을 부정하려는 움직임이 가속되고 있다.

차갑게 얼어붙은 한일 관계를 풀어줄 하나의 유력한 수단으로서, 손기정 선생이 주장해 온 ‘스포츠’가 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되어 이 책을 출판하게 되었다. 손기정 선생은 ‘한(恨)’의 감정을 ‘지양’하고 양국의 스포츠 교류 촉진에 힘썼다.

우리 일본인들은 식민 지배 아래서 겪은 한국인들의 참혹한 고통에 관심을 갖고, 손기정 선생이 앞을 향해, 한일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자 했던 그 경지에 같이 서고 싶은 것이다.
-2020년 7월, 데라시마 젠이치(寺島善一)-

◭ 역자 출간의 변 ‘도서출판 귀거래사 김연빈 대표’

한글판 ‘손기정 평전’을 직접 번역해서 발행한 도서출판 귀거래사 김연빈 대표는 41년간 해양수산부에서 봉직한 후 2019년 6월 정년퇴직, 1인출판사 ‘도서출판 귀거래사’를 설립하여 ‘퇴직공직자의 저술활동을 응원하는 사회공헌 1인 창조 문화기업’을 추구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특히 주일한국대사관 해양수산관‧국토교통관 등 일본에서 6년간 체재한 경험을 통해 일본 사회 전반에 걸쳐 폭넓은 지식을 갖고 있는 역자는 ‘손기정 평전’을 번역하기 위해 손기정, 베를린 올림픽과 관련한 각종 국내외 참고문헌을 섭렵했다. 한글판 ‘손기정 평전’이 앞으로 연구자나 학생, 언론 종사자 등이 손기정을 연구하고 다루는 데 핵심자료로 활용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여 번역‧출간하게 되었다.

도서출판 귀거래사의 설립 이념을 실천하는 첫 작품인 ‘손기정 평전’은 손기정 선생이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고 베를린 올림픽에서 우승하는 과정과 일장기 말소사건으로 인해 겪은 고난, ‘스포츠’와 ‘평화’를 위해 일생을 헌신해 온 손기정 선생의 스포츠 철학을 선생의 모교 일본 메이지(明治)대학 명예교수이자 선생의 스포츠 철학을 오랫동안 공유해 온 스포츠 사상가인 저자가 함께 경험하고 직접 다뤘던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치우침 없이 진솔하게 서술하고 있다.

또한 손기정의 활약상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주변 인물들을 총정리한 ‘손기정 인물사전’을 부록 형태로 새로 정리해서 추가로 게재했다. 독자들은 이를 통해서 바람직한 올림픽 선수, 스포츠인의 길은 무엇인가를 유추할 수 있을 것이다.

‘손기정 평전’은 손기정의 ‘스포츠와 평화 사상’을 통해 ‘올림픽 헌장’에 구현된 ‘올림픽 이념의 기본원칙’을 다시 한 번 새롭게 다지는 계기가 될 것이다. 덧붙여 손기정과 함께 활약했지만 단지 동메달이라는 이유로 국민들의 뇌리에서 잊혀지고 있는 남승룡 선수에 대한 합당한 예우 문제도 다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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