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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아현국사 화재의 민낯..."무분별한 노동 외주화∙통신회사가 부동산 장사"
KT 아현국사 화재의 민낯..."무분별한 노동 외주화∙통신회사가 부동산 장사"
  • 하수은 기자
  • 승인 2019.01.04 17: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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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새노조, C등급 신고 의도적 누락...통신 이중화 등 시설 투자없이 무인 국사로 방치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가 지난해 11월28일 KT 광화문 지사 앞에서 KT 아현국사 지화재 관련 통신공공성 확대 및 추가피해 보상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가 지난해 11월28일 KT 광화문 지사 앞에서 KT 아현국사 지화재 관련 통신공공성 확대 및 추가피해 보상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일요주간=하수은 기자] 지난해 11월 발생한 KT 아현국사 화재 사고가 수익성만 집중한 KT경영이 초래한 인재(人災) 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KT새노조는 지난 3일 ‘이슈리포트’를 통해 KT 아현화재 통신 중단사태 이후 드러난 기술 외주화, 미숙한 고객 대응 등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특히 KT경영에서의 통신공공성 회복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KT 아현국사 화재로 서대문구, 마포구, 은평구, 용산구, 중구, 영등포구(여의도동), 고양시 덕양구 등 서울의 1/4가량 해당하는 지역의 통신이 길게는 몇 주 동안 마비되면서 시민과 자영업자 등이 피해를 입었고, 청와대, 국방부 등 국가 중요통신망도 마비되는 사상초유의 통신대란이 발생했다.

이슈리포트에 따르면 당시 화재로 인해 통신 백업 체계(우회경로)가 없이 속수무책으로 통신이 중단되고, 복구에도 수 주일의 시간이 걸려 KT의 시스템에 문제가 있음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아현화재로 인한 통신 중단 사태가 보여준 KT 시스템의 구조적 문제의 경우 민영화 과정과 민영화 이후 단기 수익 추구 등 경영적 관점에서 진단해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국가통신시설(C등급)로 분류돼야 할 아현국사가 D등급으로 운영돼 온 과정과 책임을 짚고, KT경영에 있어서의 통신공공성과 시민의 기본권 보장을 위한 대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KT 민영화와 탈통신 경영

이슈리포트는 또 “KT가 공기업에서 민영화로 전환된 건 2002년으로, 민영화 이후 KT는 통신공공성보다는 수익성 추구 위주로 경영을 시작했지만 국내 통신시장이 포화되고, 특히 KT의 주요 수익원인 유선전화 가입자가 지속해서 감소세로 들어서면서 KT의 통신사업 매출은 정체됐다”며 “수익극대화를 위해 KT 경영진은 비용절감에 나섰고, 통신업을 기술집약적 분야와 노동집약적 분야로 구분해 기술집약적 분야는 집중화를 통한 비용절감을, 노동집약적 분야는 외주화를 통한 비용절감을 추진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 결과 통신장비와 설비의 대대적인 집중화가 진전됐지만, 이에 따른 이중화 등의 안전대책은 소홀히 취급됐다”며 “노동집약적 분야, 즉 장비로 대체할 수 없는 분야는 고강도 외주화를 통해 비용절감을 추진했다. 한편으로는 기존 기술 인력을 중심으로 대규모 구조조정이 단행됐다”면서 수익구조에 집착한 경영이 아현국사 화재 참사의 빌미를 제공했음을 지적했다.

매출 확대를 경영방향으로 잡고, 수익이 되는 분야에 집중하겠다는 KT의 탈통신 프로세스는 이석채 회장(2009년 ~ 2013년 KT 대표이사 역임) 때부터 본격화 됐다. 2012년 KT 경영계획을 보면 부동산과 동케이블 등 자산매각으로 재원을 확보하겠다는 내용이 잘 드러난다.

KT는 자회사 KT에스테이트를 설립, 부동산사업을 시작한다. 기존 통신국사에 있던 장비와 시설을 통폐합하고, 유휴 상면과 부지를 매각, 임대, 오피스텔, 호텔 등으로 재개발해서 분양했다. 그 결과 KT에스테이트의 매출은 연간 5000억원이 넘어서면서 KT계열사 중 최고의 수익을 내는 회사로 성장했다.

이에 대해 이슈리포트는 “이렇듯 스스로 통신회사로서의 기본을 포기하고 수익극대화에만 집착한 경영의 결과, 안전대책없는 장비, 설비 집중화, 무분별한 노동외주화가 발생한 것이 바로 아현국사 화재와 그에 이은 통신대란이었다”고 꼬집었다.

아현화재 통신중단사태 원인과 과정

KT새노조에 따르면 KT 아현국사 통신구에서 발생한 화재 당시 통신구 내에는 전화선 약 16만8천 회선, 광케이블 약 220조(전선세트)가 집중돼 있었고, 이로 인해 초고속인터넷, 무선전화, 유선전화, IDC에 입주한 서버까지 피해를 입었다.

아울러 1개 국사의 화재로 7개의 자치구의 통신서비스가 영향을 받았는데, 그 이유로는 “과거 다른 국사에 있던 통신 장비와 시설을 아현국사로 통합했고, 그에 따른 이중화나 화재 관리 등의 대책이 부실했기 때문이다”고 지적했다.

KT는 아현국사에 통신시설을 집중화 한 후 무인국사로 운영했고, 기존 국사는 자회사 KT에스테이트에서 부동산사업을 시작했다는 것이다.

문제는 KT가 아현국사로 통신시설을 집중화하면서 당국에 신고를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3개 이상 시,군,구에 영향을 미치는 통신국사는 C등급으로 분류해서 정부의 관리감독을 받아야 하는데, KT는 이를 누락했다는 것. 이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노웅래 의원은 방송통신발전기본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아현국사는 2015년 11월부터 C등급으로 분류돼야 할 국가통신시설임에도 D등급으로 축소 분류해서 운영해왔다는 것이다.

이번 화재를 통해 KT가 통신재난관리계획 수립 및 제출, 이행 등의 의무 위반 사실이 드러난 셈이다.

KT새노조에 따르면 KT는 2015년에 이미 아현국사가 C등급에 해당하게 되었음에도, 수 년 동안 당국에 신고하고 있지 않다가, 화재 발생 이후 내년에 신고하려고 했다는 등 부실한 해명을 내 놓았다.

KT새노조는 “KT가 집중해 온 비용절감 경영 선상에서 C등급으로 신고 시 발생하는 추가 투자 비용 등을 회피하려 했다는 해석이 나올 수 밖에 없다”고 지적하고 “등급변경 신고를 떠나서 아현국사에 시설을 집중했으면, 그에 따른 리스크 관리가 있어야 했음에도 KT는 이를 무시했다”고 문제점을 제기했다.

이어 “통신관로를 이중화 하거나, 화재 감시를 강화하는 등의 마땅한 시설 투자나 관리 체계를 구축하지 않고, 무인국사로 운영하며, 외주업체 소속인 경비에게 1차 대응책임을 맡겼다”며 “통신구 관리 또한 소홀해 통신구 점검일지도 보관하지 않고 있었다. 문제가 되자 KT는 서류간소화 작업 때문에 일지를 없앴다는 황당한 해명을 해서 논란을 자초했다”고 밝혔다.

화재 대응 절차 부실하게 운영

KT 소방내부문건 상 화재 당시 아현국사 통신구에는 화재경보기가 있었고, 지난해 11월24일 오전 11시19초에 이 경보기가 울린 것으로 밝혀졌다. KT가 119에 신고한 시점은 11시 12 분 38초로, 이보다 12분 먼저 화재 경보가 울렸음에도 그동안 아무 대응을 못해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지적이 나왔다.

[아현 화재 발생 시간 및 대응]
시간 통합 전 대응주체
오전11:00 KT 1층 경비실에 화재경보 발생 KT외주업체
오전11:01 KT본사 통신장애신호 감지 KT정규직
오전11:06 KT텔레캅 화재감지기 작동 KT텔레캅
오전11:12 KT경비 119에 화재신고 KT외주업체


KT새노조는 “화재 경보 발생 후 12분이나 지연된 대응도 문제이지만, 화재경보 발생 시 1차 대응자가 KT가 외주로 운영하는 경비원이라는 사실도 짚고 넘어가야한다”며 “화재 당시 아현 국사에는 경비 1명과 협력업체 직원 1명 뿐이었고, KT정규직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것은 안전의 외주화 문제로, KT는 화재 대응에 대한 설계를 신속한 대응과 책임의 관점에서 다시 해야 할 것이다”고 개선책을 제시했다..

화재 당시 KT는 시설물 도면을 분실한데다가, KT 관계자가 구조를 잘못 안내해서 엉뚱한 곳에 소화액을 뿌렸다는 황당한 사실도 밝혀졌다. 아현국사가 D등급으로 분류돼 안전 점검을 자체적으로 수행할 결과, 소방당국에 도면이나 구조도를 제공하지 않았기 때문에 더욱 문제가 커진 꼴이 됐다.  

아현 화재의 진단과 대책

아현국사 사건은 화재와 통신대란을 별개의 사안으로 봐야한다는 게 KT새노조의 설명이다.

일개 통신국사 화재가 서울 1/4의 지역이 통신이 마비되는 통신대란으로 번진 것은 민영화 이후 수익 극대화만을 추구한 KT경영진이 무분별하게 비용절감을 위해 장비를 집중화 하고 전문 기술 인력을 외주화한 결과 발생한 것으로, 이는 충분히 예방되고 피해범위가 축소될 수 있었던 인재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이 모든 것을 종합해 볼 때 황창규 KT 회장을 비롯한 KT경영진이 통신재난을 초래한데 대한 책임을 져야한다는 게 KT새노조 측의 입장이다.

이들은 비용절감을 통한 영업이익 극대화와 단기성과 중심의 경영을 해왔고, 그 결과 자신들은 수 십 억원의 연봉을 챙겨왔다는 것이다.  

KT새노조는 “경영진은 또한 부실한 경영의 돌파구를 정치권 로비 등 정경유착에서 찾았으며, 이로 인해 수 많은 정치 비리 스캔들이 터져 나왔다. 대표적으로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당시 낙하산 인사 채용, 광고 몰아주기, 최순실 재단에 후원 등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에는 연초부터 상품권 깡으로 국회의원 99명에 불법후원한 사건이 드러나 경찰 수사 중에 있고, 김성태 의원 딸 취업비리 의혹, KT대관부서 임원의 청와대 수사관 골프 접대 의혹 등 정치권에 연관된 비위 의혹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아현 화재 사건의 부실 관리 책임과 정치 비리 등의 사건에 대한 책임을 KT 경영진에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아현 사태를 계기로 KT경영에 있어서 통신공공성 회복을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 아현 화재 사건으로 통신이 국민의 삶에 결부되는 필수적인 공공재이며, 이에 대한 적절한 사회적 규제 장치가 필요함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주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황창규 회장의 사퇴가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제기하며 “황 화장 혼자 사퇴하는 것으로 문책이 마무리되어서는 안 된다. 특히 아현국사로 장비 집중화 과정에서 시설등급 신고 누락 책임자를 밝혀 이들에 대한 엄정한 사법처리 및 KT 차원의 징계를 스스로 단행해야 한다”면서 KT 이사회가 적극 나설 것을 요구했다.

끝으로 KT 기업지배구조 내에 통신공공성을 담보하기 위한 장치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실질적인 내부 견제 가능한 이사회 구성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다.

경영진들의 수익 극대화 경영이 대책 없는 장비 집중화 무분별한 노동 외주화로 치닫는데도 아무런 내부 견제가 없었다는 것은 KT 이사회가 사실상 견제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음을 의미한다는 게 KT새노조의 설명이다.

이들은 “거대한 통신장비와 설비를 전국적으로 연결하는 복잡한 구조의 통신사업의 특성상 내부자가 아니면 제대로 된 견제 포인트를 이해하기 힘들다. 따라서 KT의 경우 노동이사제를 적극 도입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통신공공성 담보를 위한 KT 경영 개선 방안 마련에 국민연금이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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