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리수거 일상화, 외출시 장바구니도 꼭지참
엘리베이터서 만난 이웃에게 ‘싱글벙글 인사’
![]() |
▲ 수필가 이숙진 |
[일요주간 = 수필가 이숙진] 1948년 11월생 쥐띠해 72세의 이숙진 수필가입니다. 신축년 소띠에 저의 ‘공적 사적’ 5가지 현실성 높은 5가지 꿈을 소개하여 본다.
● 기후환경을 위한 비움과 버림
지난해는 코로나 19로 수영과 요가를 온새미(그대로-편집자 주)로 하던 일상이 무너졌다. 각종 문학단체 행사와 친목 모임도 불발되었다. 그중에서도 툭하면 즉석 만남을 하던 격의 없는 친구를 못 만나는 것이 가장 큰 아쉬움이었다.
작년 연초에 다짐했던 소망 세 가지는 막내 장가보내기, 멋진 소설 한 편 그려내기, 하루 만 보 걷기였다. 그중 만 보 걷기만 실천되고 두 가지는 헛소리가 되었다.
하긴 아들 장가보내기 애초에 내 힘으로 어쩌지 못하는 것이었으니 헛꿈을 꾼 것이고, 소설 쓰기는 ‘소설 쓰시네!’ 하는 뉴스를 처음 두드림부터 땅거미 져 하늘가에 펄럭일 때까지 지켜보다가 한해를 다 보내고 말았다. 결국 내 의지대로 할 수 있는 건 하루 만 보 걷기였으니, 반타작도 못 한 꼴이 되었다.
올해는 헛된 꿈은 꾸지 않겠다. 지난 한 해 거리 두기로 인하여 집에 갇혀보니 지구촌의 기후환경을 걱정하게 된다. 달을 따라 바닷물이 움직이고, 해를 따라 꽃이 움직이는 이치를 왜 몰랐던가. 새해는 팬데믹 2년 차로 ‘코로나 사피엔스’ 시대의 시작이다. 기후환경과 바이러스에 대비하여 소소한 생활습관부터 고쳐나가야겠다.
![]() |
▲ 지구 환경보호에 개인적인 일은 최선 다할 것입니다. pixbay.com |
첫째, 집에 있는 시간이 많다 보니 보이지 않던 것이 보인다. 알뜰함을 가장한 욕심으로 쌓아둔 물건들과 “유행은 돌고 도는 거야!”라는 궤변을 늘어놓으며 부둥켜안고 살았던 옷들을 재활용센터로 보내야겠다.
머릿속 우물에 담아두었던 예쁘지 않은 무늬 나부랭이는 내 마음속 두레박으로 다 퍼내어 버리겠다. 비움과 버림으로 얻어지는 여백의 미학은 내 삶을 새맑게 다듬어 줄 것이다.
둘째, 휴대폰 메일과 카카오톡에 꽉 찬 동영상과 사진은 ‘대화 내용 모두 삭제’를 클릭하여 서버 용량을 줄여야겠다. 이건 스마트 폰 시대의 사회적 권장 사항이다.
셋째, 분리수거 문제는 늘 숙제 거리다. 일단 페트병도 상표를 다 떼어내고 속을 깨끗이 씻은 다음 납작하게 구겨서 내 놓아야 하고, 택배 상자도 태그 철저히 떼고 잘 접어서 배출해야 한다. 특히 태그는 개인 정보 차원에서도 꼭 실천해야 할 과제다.
외출 시 장바구니 지참하기도 꼭 지키겠다. 귀갓길에 장바구니 없이 마트에 들리면, 20L 종량제 봉투를 주니 불필요하다. 5L용도 채우기 오래 걸리는데, 20L는 쓸 수가 없다. 일인 가정이 갈수록 늘어나니, 정부는 5L용 제작을 많이 할 일이다.
넷째, 외출할 땐 꼭 텀블러(보온 머그잔-편집자 주)를 지참하고 다니겠다. 일회용 컵 사용을 줄이는 것도 환경 보호에 이바지하는 길이다. 외식하러 가면 내 수저를 한 벌 지참해야겠다는 다짐도 한다. 디저트와 찌개류는 꼭 개인별 접시를 사용하겠다.
다섯째,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이웃에게 인사 잘하기다. 늘 상글(눈과 입을 귀엽게 움직이며 소리 없이 정답게–편집자 주)거리며 인사 잘하는 이웃을 만나면 나도 반갑게 답례는 하는데, 내가 먼저 주도적으로 인사 못 하는 얼쯤(망설이며 머뭇거리는-편집자 주)함이 있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거울만 보거나 돌아서서 벽을 보지 말고, 무조건 인사하고 말을 건네겠다.
전에 LA에 살 때는 아래층 부부가 엘리베이터에 타면, 우리 부부가 ‘Good morning!’ 하면 항상 ‘Excuse us!’ 하면서 만면에 웃음을 날리던 멋스러운 부부가 있어서 하루가 즐거웠다. 그 아파트에는 한국인이 우리뿐이어서 국격(國格)을 건 자존심 때문에 꼭꼭 인사를 잘했는데, 늘 가까이 사는 이웃에게 인사를 소홀히 한다는 게 말이 안 된다.
올해의 나의 소망은 모두 내 의지대로 할 수 있는 일이다. 포스트잇에 버림과 비움을 적어서 동선 길목에 걸어두고 실천할 일이다.
[저작권자ⓒ 일요주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