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ITC, “SK이노베이션 증거인멸 있었다”…조기패소 판결문 공개

강현정 기자 / 기사승인 : 2020-03-23 10:5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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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C “LG화학의 입증 방해하기 위해 고의로 인멸”
LG화학, SK이노베이션 기술탈취 소송…최종결정 10월 5일 예정

 

[일요주간 = 강현정 기자] 미국에서 진행중인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과 관련한 SK이노베이션의 조기패소 판결문이 공개됐다. SK이노베이션의 증거인멸 행위가 있었다는 것이 판결문의 골자다.

 

23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SK이노베이션의 조기패소 판결문을 최근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ITC는 이와 관련, 지난달 14일 LG전자의 입장을 받아들여 SK이노베이션에 조기패소 판결을 내린 상태다.

 

ITC는 판결문을 통해 “SK이노베이션의 문서 훼손 등 증거인멸 행위는 영업비밀 탈취를 숨기기 위한 범행 의도를 가지고 행해진 것이 명백하다”며 “증거인멸과 포렌식 명령 위반 등 법정 모독으로 인해 소송에 상당한 어려움이 있어 오직 ‘조기 패소 판결’만이 적합한 법적제재”라고 밝혔다.

 

양사 배터리 소송전은 지난해 4월 LG화학이 인력 빼가기를 통한 영업비밀 침해 혐의로 SK이노베이션을 미국 ITC와 델라웨어주 연방법원에 제소하면서 시작됐다.

 

ITC는 판결문에서 SK이노베이션의 증거인멸 행위(spoliation of evidence) 및 ITC의 포렌식 명령 위반에 따른 법정모독 행위를 고려할 때 LG화학의 SK이노베이션에 대한 조기패소 판결 신청은 정당하다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이 LG화학으로부터 내용증명 경고공문을 수령한 지난해 4월9일에도 영업비밀침해와 관련된 미국에서의 소송을 합리적으로 예측할 수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SK이노베이션의 증거보존의무는 적어도 2019년 4월 9일부터 존재한다는 것이 ITC 판단이다.

 

판결문은 이와 관련, 2019년 4월9일 이후 증거보존의무가 있는 상황에서 SK이노베이션이 LG화학과 관련된 문서 상당량을 고의적으로 삭제하거나 삭제의 대상으로 삼았음이 논란의 여지가 없을 만큼 명백히 밝혀졌다고 지적했다.

 

SK이노베이션의 포렌식명령 위반 관련해서는 SK이노베이션이 고용한 포렌식 전문가가 ITC 행정판사의 포렌식 명령과는 다르게 조사범위를 ‘SK00066125’ 한 개의 엑셀시트로 제한시켰는데 이는 부당한 법정모독행위에 해당한다고 봤다.

 

포렌식 조사범위를 제한하는 것이 합리적이었다면 SK이노베이션은 이런 이슈를 판사에게 제기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SK이노베이션은 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포렌식 조사범위 제한에 대한 어떤 합리적인 해명도 하지 못한 것으로 ITC는 판단했다. SK이노베이션이 포렌식 명령을 고의적으로 위반했다는 것이 ITC 판단이다.

 

결국 이러한 이유를 들어 조기 패소 예비 결정을 내린 ITC는 올해 10월 5일, 위원회를 열고 최종 결정을 진행할 예정이다.

 

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수십 년간 영업비밀 침해 소송에서 예비 결정의 내용이 최종 결정에서 바뀐 적은 전무했다. 특허 침해 소송에서도 예비결정이 그대로 유지돼 최종 결정이 내려진 비율이 약 90%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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