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생명, 고객 보험서류 원본 실수로 폐기…사실 알고도 은폐

강현정 기자 / 기사승인 : 2020-06-03 11:2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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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부터 2018년까지 작성된 보험서류 폐기…위법 논란
고객에게도 금감원에도 해당 사실 알리지 않아…도덕성 치명타
사측, “스캔본 있어 고객 피해 없을 것”

 


 

 

[일요주간 = 강현정 기자] DB생명에서 5년 동안의 보험 서류 원본이 파기 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상법은 중요서류를 10년 동안, 상법 시행령은 고객의 서명이 담긴 서류는 원본으로 보존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사측도 뒤늦게 해당 사실을 인지했으나 고객들에게 알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고객 ‘신뢰’를 깨버렸다는 점에서 도덕성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

 

3일 JTBC보도에 따르면 경기도 화성에 위치한 DB생명 인재개발원 창고에 보관 중이던 보험서류 54만 건이 실수로 폐기된 것으로 밝혀졌다. 보험금 관련 소송에서 원본이 필요한 경우가 있지만 사측은 고객이나 금감원에 알리지 않고 1년째 해당 사건을 은폐하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사측은 해당 서류가 사라졌다는 사실을 지난 5월에 인지하고 내부 문건을 작성하기도 했다. 준법감시팀 자체 조사 결과 사라진 원본은 2014년부터 2018년까지 작성된 것으로 청약서, 알릴 의무사항, 상품설명서 등 16종 54만 2천여 건으로 고객 숫자는 총 37만 8천여 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상법은 중요서류를 10년 동안 보존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특히 폐기 된 보험청약서 등에는 고객의 서명이 들어가 있다. 때문에 보험사가 계약 내용을 충분히 설명했는지 등으로 다툴 경우 고객이 자필서명한 문서가 맞는지 필적 감정이 필요하다.

 

업계 전문가들은 “과거 질병 여부에 대해 설계사들이 임의로 작성하는 경우들이 있었다. 다툼이 생길 경우 소송에서 원본은 결정적 증거가 된다”는 입장이다.

 

또, “통상 보험 상품의 중요한 내용을 설명하고 설명했다는 근거를 남겨 두라고 한다. 이는 소비자 보호를 위해 법에서 보관하라고 한 것이다. 하지만 부주의해서 폐기했다는 것은 결국 소비자 보호 의무를 위반 했다고 보는 게 맞다”고 밝혔다.

 

아울러 해당 사실을 고객들에게 알려야 한다는 지적이다. “보험사 사이트에서 원본이 폐기된 고객들 확인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원본이 폐기된 고객에게는 스캔본이 본인 것이 맞는지에 대한 재동의 절차가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DB생명은 “개인정보강화가 중요시 되고 있다. 때문에 지난 4월 보존연한이 지난 자료를 폐기하는 과정에서 실수로 폐기해서는 안 되는 일부 자료가 포함 됐다. 그러나 스캔본이 있어 고객에게는 피해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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