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염건령 ‘초고령화 시대의 진검승부’

한국시민교육연합 사무총장 / 기사승인 : 2019-11-20 11:3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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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각한 인구구조 변화 ‘무대책’ 오래전부터 ‘경고음’
베이비부머 1세대 미래 준비에 무방비 상태에 노출
‘복지문제 생산인구 급감’ 실사구시 사활건 ‘총력전’
▲ 한국시민교육연합 사무총장
● 고난과 시련의 극복 ‘위대한 민족’

우리나라는 그동안 변화무쌍(變化無雙)한 국제정세의 요동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면서 다른 나라들이 부러워할 정도의 큰 발전을 이룩하였다. 19세기 말엽부터 세계열강의 한반도에 대한 탐욕에 계속 국권을 침탈당했고, 급기에 이들 간의 경쟁과 결정을 통해서 일본의 대륙진출 발판인 식민지로 전락하였다. 일본제국의 막대한 수탈과 함께 민족성 자체까지 말살될 위기에 처했었고, 이를 스스로 이겨내면서 민족적 정체성을 조용히 지켜냈다.

일본이 패망하면서 외부요인에 의해 갑자기 독립을 하게 되고, 독립한 순간에도 미국과 소련의 새로운 냉전체제(Cold War)에 의해 대한민국과 북한으로 분리되는 아픔을 경험하였다. 분단 상황은 바로 극단적 민족 간 전쟁으로 이어져 4년여를 서로 죽이며 싸워야 했다. 한국전쟁이 끝난 이후에는 아무런 산업기반이나 생산기반이 없는 전 세계 최빈국(最貧國)으로 전락해야 했고, 이는 1960년대까지 이어졌다.

월남전이 시작되면서 많은 우리 젊은이들이 다른 나라의 전쟁에 참전하였으며, 그들의 피의 대가로 본격적인 외화벌이가 시작되었다. 젊은 광부와 간호사 수만 명이 독일로 일을 가면서 역시 외화를 버는 사업이 본격화 되었다. 노동인력의 수출사업은 중동특수부터 가속화되면서 많은 돈을 역시 벌 수 있었고, 이를 발판으로 점차 국내 산업을 발전시키면서 지금의 선진국이 되는 기초가 되었다.

● 초유의 인구변화 심각성 ‘수수방관’

그동안 우리는 발전하는 나라만을 보았고, 여러 위기를 지혜롭게 국민의 힘을 모아 극복하는 저력을 보여주었다. 한국전쟁 이외의 국가적 위기도 사실 전쟁의 형태는 아니었을 뿐이지 국난 수준의 큰 문제들이었지만 우리는 이를 극복하고 이겨냈다.

하지만 이제는 지혜를 모은다 하더라도 좀처럼 극복하기 힘든 문제가 나타나기 시작해서 이에 대한 모든 사회구성원들의 심각한 우려가 증폭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바로 인구구조의 급격한 변화이다.

‘인구절벽’, ‘인구위기’, ‘대한민국의 고령화’ 등으로 불리는 심각한 인구구조의 변화는 이미 20여 년 전부터 경고음이 울렸다. 하지만 국가와 중앙정부는 이 문제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다.

5년 단임제의 대통령들은 자기 임기 내에 큰 국책사업 하나를 완성하고자 노력만 했을 뿐이지 인구변화의 심각성에 대한 장기적 대책은 전혀 내놓지 못한 채로 퇴임하고 말았다. 각 정치세력은 인구변화의 심각성에 대해서 말만 했고, 근본적으로 어떠한 이유에서 고령화가 진행되며, 젊은 세대의 급격한 인구감소가 발생하고 있는지를 분석하지 않았다.

국민도 마찬가지였다. 소위 ‘58년 개띠’로 불리는 약 92만 명이 태어난 1958년생부터 96만 명 정도가 태어난 1963년생까지, 베이비부머(Baby Boomer) 1세대로 불리는 계층은 자신들의 미래에 대한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자기 세대가 고령화로 접어드는 단계에서 발생할 문제점에 대해서 국가에 정확한 목소리를 내지 않았다. 사실 현재의 삶이 치열하기 때문에 그러한 이야기를 시작할 엄두도 내지 못했다.

문제는 이 뿐만이 아니었다. 베이비부머 1세대를 부양해야 할 책임을 안고 있는 베이비부머 3세대인 1990년생부터 1996년생까지의 청년들은 대학등록금 부담과 취업난, 자신의 수입에 비해서 턱없이 높은 집값과 생활비 문제 등으로 인해서 앞으로 어떠한 상황이 벌어질 지에 대해서 전혀 예상을 하지 못하고 살아왔다.

더욱이 자신의 문제가 기성세대인 베이비부머 1세대와 그 이전 세대의 판단착오로 인해 발생하고 있다는 점만을 인식한 채 살아왔다.

▲ 노후생활의 안정성을 보장하면서도 생산인구의 증대의 묘수를 찾는 총체적 전략 수립이 매우 시급하다.

● 광역시조차 생산인구 급감 ‘재정압박’

베이비부머 2세대는 더 심각하다. 1970년생부터 1976년생 정도를 매년 100만 명에 육박하는 인구가 탄생한 2세대로 보는데, 이들은 이미 50대에 접어들었거나 40대 말의 가장 치열한 중년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특히 1970년생과 1971년생은 108만 명과 109만 명 정도가 태어났고, 이들은 우리나라의 허리로서 엄청난 사회적 역할과 세금부담을 묵묵히 담당하였다. 지금도 자녀교육과 가정 내에서 경제적 책임자로서의 업무에 매진하고 있으면서도 자신의 노후에 대한 준비는 잘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상의 여러 가지 문제는 실제 사회적 파장으로 다가온다. 이미 전국의 작은 군(郡) 단위 기초자치단체들은 소멸위기에 직면하였으며, 큰 시(市) 단위인 광역시들도 심각한 고령화와 저출생, 젊은 청년인구의 감소로 인해 세수감소와 복지로 인한 막대한 재정압박에 시달리고 있는 실정이다.

노인인구의 급격한 증가는 이미 예견 되었으나 노인복지를 선거의 표를 얻기 위한 정책공약의 핵심으로만 사용하여 지금의 복지위기를 초래하였으며, 이는 젊은 세대의 정치에 대한 허무주의와 무관심을 불러왔다.

더욱이 지역 균형발전에 대한 노력을 산업기반 구성이 아닌 도로나 철도, 관광단지 및 대학교의 무분별한 설립으로 간단하게 처리하고자 했던 과거 정부들의 판단 미스도 지금의 지방소멸에 한 몫 하였다는 점을 분명하게 비판해야 할 것이다.

필자가 최근 서남대학교가 폐교된 전라북도 남원시를 업무 차 방문하였을 때도, 종합대학 한 개의 폐교가 지역사회에 미치는 파장이 얼마나 큰 지를 몸으로 느낄 수 있었으며, 이는 정부정책의 실패가 가져온 문제라고 생각될 수밖에 없다.

현 단계에서 고령화로 접어드는 베이비부머 1세대에 대한 설득과 홍보가 우선적으로 필요할 것이다. 이들이 엄청난 사회적 비용부담을 해주었기 때문에 지금의 우리나라가 있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 고령화 시대에 새로운 국가구성과 설계를 위해 나서줄 것을 설득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이들 세대는 자신의 노후에 대한 설계나 준비가 전혀 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사회복지 안전망이 붕괴되면 순식간에 추락할 수밖에 취약성을 보인다. 따라서 노후생활의 안정성을 보장하면서도 사회적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묘수를 이제는 찾아야만 할 것이다.

● 프랑스 돌파력…젊은 세대에 전폭적 투자

젊은 세대에 대한 투자가 가장 중요한 시점이다. 프랑스는 인구절벽과 젊은 세대의 급격한 감소문제에 충격을 13-4년 전에 받았다. 당시 OECD 가입국가 중 합계출산율이 1명도 되지 않는 유일한 나라였기 때문이다.

이에 프랑스는 인구(정책)부를 따로 신설하여 젊은 층의 숫자를 늘리는 업무에 매진시켰으며, 이를 위해 막대한 국가예산을 쏟아 부었다. 프랑스 정부는 매년 60조 원의 예산을 인구증대와 여성의 일자리 문제 및 출산과 자녀양육을 위한 부분에 투입하였다.

국가적 위기상황이기 때문에 국방비에 육박하는 비용을 인구정책에 투입하였으며, 특히 결혼을 하지 않는 청년들을 위해 자녀출생조건부 무상임대주택이라는 파격적인 카드를 도입하였다.

아이의 출생을 임대료로 대신하도록 무상임대주택의 조건을 내세웠으며, 3인 이상의 다둥이 가정에 대해서는 영구무상임대주택을 지급하는 파격을 제시하였다. 어차피 노인인구는 사회가 안고 가야 하는 선배세대이기 때문에 이들을 위해 세금을 내주고 부양을 담당하는 젊은 세대를 많이 육성하는 것이 국가의 미래라고 프랑스 정부는 본 것이다.

2018년을 기준으로 OECD 가입국가 중 멕시코를 제외하고 프랑스가 합계출산율 1위를 한 사건에 대해서 우리는 이제 남의 일로 바라보아서는 안 될 것이다.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소위 젊은 세대에 대한 집중적 투자와 지원만이 현재의 인구구조 변화와 고령화 사회로의 진입을 이겨낼 수 있는 방법임을 알아야 하며, 이를 위해서 모든 국민들이 힘을 모아야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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