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칠성, 하청 노동자 70명 계약종료…파업 다음날 ‘해고’

강현정 기자 / 기사승인 : 2020-02-27 12:4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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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 “롯데칠성, 최저임금 인상률 절반도 못 미치는 금액으로 도급계약 체결”
교섭 결렬, 하루 파업하자 다음날 신영LS에 계약종료 통보
원청 롯데칠성 책임론 대두, 전형적 불공정 거래…‘상생’기업 강조 의문
롯데칠성, “신영 측에 재계약 의사 전달했다”

▲ 롯데칠성음료 이영구 대표 (사진=홈페이지 갈무리)

[일요주간 = 강현정 기자] 롯데칠성음료(대표 이영구)가 하청업체 소속 지게차 기사들이 파업하자 해당 업체에 계약해지를 통보했다. 이로 인해 노동자 70여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특히 이중 1명은 사측에 면담을 요구하며 대전공장 굴뚝에서 고공농성을 시작했다. 

 

27일 공공연대노조와 롯데칠성 등에 따르면 하청업체 신영LS 소속 지게차 기사들이 업체와의 교섭 결렬로 지난 24일 하루 파업하자 다음날 신영LS에 계약종료를 통보했다.

 

70여명의 지게차 기사들은 일자리를 잃게 됐다. 강문구 노조 신영LS분회장은 25일 오전 롯데칠성음료 대전공장 안 20미터 높이 저장탱크에 올라 고공농성을 시작했다.

 

롯데칠성음료는 전국에 6개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 중 신영LS 지게차 기사들은 오포·광주·대전공장 세 곳에서 일했다. 신영LS 지게차 기사들은 롯데칠성음료 공장에서 생산된 음료를 화물차까지 실어 나르는 일을 했다. 분회는 신영LS와 지난해 10월부터 2019년 임금협상을 시작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노조는 롯데칠성음료의 하청업체 계약종료 통보가 결국 파업을 무력화 시키기 위한 행위라며 비판하고 나섰다.

 

이들은 “롯데칠성음료와 신영LS가 10년 넘게 계약을 맺어 왔는데 갑자기 계약을 종료한 것은 노동자 파업 때문이라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며 “원래 계약종료 전 재계약을 했어야 하는데, 노사갈등이 커질 것을 우려하며 미루다 파업이 실제화되자 바로 계약종료를 통보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계약금액 인상, 당연한 조치”…롯데칠성 반영 안 해

앞서 롯데칠성과 신영LS는 지난 2018년 최저임금 인상률의 절반 수준으로 용역 계약을 체결한다. 여기서부터 갈등은 시작된다. 신영LS는 최저임금 인상을 이유로 지게차 노동자들의 정기 상여금을 300%씩 삭감했다. 이에 노동자들은 그 해 9월 민주노총 공공연대노조에 가입해 사측과 교섭을 진행했다.

 

그러나 1년이 넘는 교섭 기간 동안 삭감된 상여금은 회복되지 않았고 노동자들은 결국 지난 24일 성과급 차별을 없애고 노동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롯데칠성 대전공장에서 하루 파업을 벌였다. 그러자 이내 롯데칠성은 신영LS와 계약을 해지했고 신영LS 소속 오포·대전·광주에 일하는 70여 명의 지게차 노동자들은 일자리를 잃게 됐다.

 

노조는 원청인 롯데칠성의 책임이 크다는 입장이다. “롯데칠성은 최저임금 인상률의 절반도 못 미치는 금액으로 신영LS와 도급계약을 체결했다”며 “이는 불공정거래의 전형이고, 공공기관이나 하도급법상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계약금액 인상은 당연한 조치임에도 롯데칠성은 단가를 낮추기 위해 (하도급 계약금액에) 인상분을 반영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정규직 직원들이 연말 성과급으로 기본급의 130%(최저 226만 원 이상) 받을 때, 신영LS 직원들은 11년간 20만 원만 지급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하청업체 내부 갈등이라며 선을 그었다. “사측은 지속적으로 신영 측에 재계약 의사를 전달했다”며 “그러나 신영 측에서 직원들이 무리한 요구를 해 계약해지 요청을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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