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 ‘폭발사고’…신동빈 회장 발목 잡는 대형 ‘악재’

강현정 기자 / 기사승인 : 2020-03-19 12:4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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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근로감독 중간 과정서 140여건 위반 나와
신 회장 ‘청사진’에 제동…실적타격 불가피

▲ 지난 4일 오전 충남 서산시 대산읍 롯데케미칼 대산공장에서 발생한 폭발사고로 소방 펌프차가 폭발 현장에 물을 뿌리는 모습 (사진=뉴시스)

 

[일요주간 = 강현정 기자] 롯데케미칼 대산공장 폭발사고 이후 특별근로감독이 진행된 가운데 중간 브리핑에서 140여건의 위반사항이 집계된 것으로 드러났다. 대산공장 폭발사고는 중대 산업재해로 지난 10일부터 대전고용노동청 등 주관으로 근로감독관 21명이 투입, 산업안전보건법 준수 여부 등을 조사 중이다.

 

롯데케미칼 대산공장 특별근로감독에 참여한 명예산업안전감독관(이하 명예감독관)은 지난 17일 중간브리핑을 열어 지금까지의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명예감독관은 브리핑에서 “노동부 측에서는 브리핑 당시까지 집계된 위반사항을 140여건으로, 과태료는 2억 3000만원 정도로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부 설비 등의 안전검사 이후 검사를 받았다는 표식을 붙여야 하는데 상당 부분 지켜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며 “난간과 계단 등에서 추락 위험이 있는 경우도 있었다. 구체적인 사항은 최종 발표에서 밝혀질 것으로 보이며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일부 명예감독관들은 브리핑에서 지난해 추진된 대산공장의 대정비(T/A)에 대해서도 집중적으로 살펴야 한다는 의견 등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동자를 비롯해 지역 시민·환경단체 등에선 롯데케미칼 측이 2015년 33일간 진행했던 대정비를 지난해 28일로 줄이면서 제대로 된 정비가 이뤄지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의혹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감독은 계획상 20일까지로 예정돼 있으며 사고가 발생한 공정에 대해선 아직도 감독이 진행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고 현장의 파손으로 인한 안전성 문제로 국과수와 경찰, 소방 등의 현장 합동감식조차 두 차례 걸쳐 무산되면서 첫 발도 떼지 못한 실정이다.

 

말뿐인 대책, 싸늘한 여론…안전관리 ‘최악’

앞서 지난 4일 새벽 충남 서산시 대산읍 롯데케미칼 대산공장에서 대형 폭발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당시, 폭발음이 울리며 공중으로 수십 미터 높이 불기둥이 치솟을 만큼 폭발 규모가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인근 건물의 창문이 부서지기도 했다.

 

폭발은 에틸렌과 프로필렌 등 화학제품 원료를 만드는 나프타 분해 센터에서 압축 공정 중 발생했다.

 

이날 지진이 일어난 듯한 큰 진동과 파편으로 인근 상가와 주택 건물 일부가 무너져 내리거나 창문이 깨지는 등 시설물들이 훼손됐다. 소방당국이 완전히 불을 끈 시간은 6시간여 만인 오전 9시 쯤이다.

 

이번 사고로 주민과 근로자 50여명이 다쳐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사망자는 없는 것으로 소방당국은 파악했다.

 

롯데케미칼은 같은 날 오후 공식 사과문을 내고 사고 수습에 나섰다. 임병연 롯데케미칼 대표는 서산시청 중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폭발 사고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이날 임 대표는 “국가적으로 엄중한 상황에서 국민 여러분께 걱정을 끼쳐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회사는 최고경영진으로 사고대책반을 구성하고 사고수습과 피해 보상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여론은 싸늘했다. 사고가 발생하면 언제나 ‘말뿐’이라는 것이다. 

  

▲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 (사진=뉴시스)

 

‘현장경영’ 강조했던 신동빈 회장 ‘암초’…실적타격, 악화된 여론

롯데케미칼의 사고는 꾸준하다. 지난 2017년 7월에는 여수공장 폴리프로필렌(PP) 저장시설에서 폭발했다. 같은 해 10월에는 울산공장 고순도 이소프탈산(PIA) 설비 전기실에서 화재가 발생해 근로자 10명이 다쳤다.

 

2018년 1월에는 대산 BTX공장에서 1급 발암물질 벤젠이 누출됐다. 같은 해 4월에는 대산 BTX공장에서 또 다시 화재사고가 발생해 지역 주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10월에는 울산 롯데케미칼 공장 냉각탑에서 불이 났다. 롯데케미칼은 사고가 터질 때마다 ‘재발방지’를 약속했지만 사과문만 발표해 왔다.

 

돌아선 여론도 문제지만 이번 사고로 현장경영을 강조했던 신동빈 롯데 회장의 고민도 커지고 있는 형국이다. 업계에서는 막대한 실적타격을 예상하고 있다.

 

최근 국제 업황은 좋지 않다. 미중 무역갈등과 유가 하락, 일본과의 관계 악화, 코로나19로 인한 수요 급감 등 실적에 악재가 될 만한 요소가 적지 않다.

 

더구나 지난 5일 신 회장이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M&A를 통한 석유화학 분야의 사업 확장 계획을 밝혔던 만큼, 롯데케미칼의 부진이 신 회장의 ‘청사진’에 제동을 거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롯데그룹 상장사 전체 매출에서 쇼핑과 화학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70%가 넘는다. 때문에 업계 안팎에서는 실적타격과 악화된 여론 등을 신 회장이 어떻게 풀어갈 지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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