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피앤비, 사망사고 안전 조치 엉망…늑장 신고로 사태 악화

강현정 기자 / 기사승인 : 2020-06-12 13:5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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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 매뉴얼 지켰다” 거짓 진술로 밝혀져
고용노동청, 금호피앤비 법인·공장장 기소의견 송치

 


 

 

[일요주간 = 강현정 기자] 지난 2월 초 여수국가산단 내 금호피앤비화학에서 발생한 협력업체 직원 사망 사고가 업체 측의 안전 조치 미흡 등 관리부실이 불러온 인재로 드러났다.

 

사측은 사고 직후 숨진 노동자가 안전장비를 착용하고 작업을 했다고 밝혔지만 이는 거짓임이 밝혀졌다. 또 2시간이 지나서 신고해 사태를 악화 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지방고용노동청 여수지청은 안전 관리 규정을 지키지 않은 채 작업을 시켜 노동자를 숨지게 한 여수국가산단 내 금호피앤비화학 공장장 A씨와 법인, 하청업체 청해E&T 대표, 법인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12일 밝혔다. 안전 조치와 함께 사고 수습을 소홀히 한 혐의(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등)다.

 

여수경찰서와 고용노동부 여수지청 등에 따르면 지난 2월3일 오후 12시7분쯤 금호피앤비화학 하청업체 근로자 B씨(49)가 공장 탱크형 반응기 내부에 들어가 촉매 제거 작업을 하던 쓰러졌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B씨는 사고 발생 2시간 만에 구조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으나 숨졌다.

 

고용노동부 여수지청 조사 결과 이번 사고는 허술한 현장 안전 관리에서 비롯된 것으로 드러났다.

 

사고 당시 2인 1조로 작업하던 B씨는 금호피앤비화학 2공장 PP(폴리프로필렌) 공정에서 반응기 퍼지(청소)작업을 하다가 촉매 더미에 빠졌다. 사고가 발생한 시각은 오전 10시10분쯤으로, 금호 측은 곧바로 소방당국에 신고하지 않고 2시간이 지나도록 자체 구조작업을 벌이며 시간을 보냈다.

 

당시 B씨는 어깨와 허리에 착용하는 개인 안전장구인 ‘그네식 안전벨트’를 착용하고 작업을 해야 했지만 이를 지키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사고 직후 사측은 숨진 B씨가 안전 장구를 모두 착용했고 안전 매뉴얼을 제대로 지켰다고 밝혔다. 그러나 고용노동청의 조사 결과로는 거짓진술임이 드러났다.

 

작업 수칙도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 원칙적으로는 밀폐된 공간이 아닌 밖에서 해당 작업을 해야 한다. 부득이하게 내부로 들어가는 경우는 외부와 통신할 수 있는 장치가 갖춰져 있고, 유해가스로부터 작업자를 보호할 수 있는 양압 장치, 즉 신선한 공기가 공급되는 에어백 착용 등의 안전대책이 충족될 때 작업이 이뤄져야 하는데 이 또한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늑장 신고로 사태를 키웠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사고 직후 바로 소방당국에 신고해야 함에도 1시간 57분이 지나서야 구조를 요청했다. 119구급대가 현장에 도착했을 때 이미 B씨의 호흡과 맥박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여수지청은 금호피앤비화학 여수공장에 대해 특별감독을 통해 총 20여 건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행위를 적발했다.

 

별도로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여수경찰도 조사를 마무리하고 6월 중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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